2024-02-27 11:11

국내 첫 여성 도선사 27일부터 부산항서 선박 지휘

구슬 도선사 부산항 배치

부산지방해양수산청은 27일 국내 첫 여성 도선사인 구슬(37·사진 오른쪽) 씨가 이날부터 부산항에 배치돼 활동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구 도선사는 2008년 한국해양대학교(60기)를 졸업한 뒤 팬오션에서 항해사로 근무하고 2018년부터 싱가포르의 BTS탱커스와 독일 베른하르트슐테십매니지먼트에서 선장으로 근무했다. 

한국인 최초로 여성 선장에 오른 그는 도선사 시험에도 한 번에 합격하며 국내 최초의 여성 도선사란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구 도선사는 지난해 7월 도선사협회 조용화 회장에게서 도선수습생 합격증을 받은 뒤 부산항에서 6개월간 도선 실무 수습을 받고 이달 실시한 도선사 시험에 당당히 합격했다. 

여성 도선사 탄생은 우리나라 해양교육기관에서 여성들에게 문호를 개방한 지 30여 년 만이며, 지난 1958년 10월 도선사 시험 제도가 생긴 이후 최초다.

우리나라 해기사 양성기관인 한국해양대학교와 목포해양대학교는 각각 1991년과 1993년부터 여성 신입생을 선발해 현재까지 3300명(기관 포함)을 배출했다. 국제도선사협회(IMPA)에 따르면 전체 53개 회원국의 여성 도선사는 지난해 기준 142명이다. 전체 도선사의 1.73% 수준으로, 항공업계에 비해 적은 편이다. 

도선사는 무역항에 입·출항하는 선박이 안전하게 항로를 운항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전문 인력으로 선박에 탑승해 키를 잡고 부두에 접안시키는 작업 등을 지휘한다. 우리나라엔 지난해 11월 말 기준 전국 항만에 242명이 근무 중이다. 

도선사가 되기 위한 자격 요건은 6000t 이상 선박 선장으로 3년 이상 근무한 경력이 있어야 하고 도선수습생 전형시험(필기, 면접)에 합격한 후 해당 도선구를 배정받아 6개월간 200회 이상 도선 실무 수습을 받고, 도선사 시험(실기, 면접)에 합격하면 도선사 면허를 정식으로 받아 해당 도선구에서 도선사로 활동하게 된다. 

이날 국내 항만에 26명의 신규 도선사가 배치됐고 51명의 도선사가 근무해 온 부산항에선 구 도선사를 포함해 6명이 활동을 시작했다. 구 도선사는 26명 중 유일한 여성이자 최연소 도선사다.

류재형 부산지방해양수산청장은 “국내 첫 여성 도선사의 탄생을 축하하며, 국내 첫 여성 도선사로서의 부담감이 크겠지만 부산항에 입·출항하는 선박이 안전하게 항해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달라”고 말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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