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2-07 13:12

기획/ 세계 5위 선사 이탈에 HMM 속한 디얼라이언스 점유율 급락 우려

내년 시장 점유율 비동맹선사 MSC에도 뒤져
추가선사 영입 노력…글로벌 해운동맹 급속 재편 전망


세계 1~2위 선사의 운항동맹(얼라이언스) 해체와 덴마크와 독일을 대표하는 선사 간 연합에 내년 글로벌 컨테이너선시장 판도가 크게 뒤바뀔 전망이다. 

스위스 MSC와 덴마크 머스크가  각자 노선을 걷게 되고 세계 2위 머스크와 세계 5위 하파크로이트가 결성한 제미니코오퍼레이션(Gemini Cooperation)이 내년 2월 본격 가동에 들어가면 우리나라 HMM이 속한 디얼라이언스의 점유율 하락이 불가피해진다. 

반면, 오션얼라이언스는 북미와 유럽 등 주요 항로에서 선두 자리를 굳건히 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오션얼라이언스 최대 운항동맹 등극

전 세계 해운업계는 과거 2M·오션3·CKYHE· G6 등 4대 해운동맹에서 2017년 2M·오션얼라이언스·디얼라이언스 등 3대 동맹 체제로 바뀌었다. 하지만 내년 2M 해체와 제미니 출범으로 7년간 유지된 동맹 체제는 큰 변화를 맞게 됐다. 

프랑스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1월31일 현재 HMM을 비롯해 일본 오션네트워크익스프레스(ONE), 대만 양밍해운, 독일 하파크로이트 네 곳으로 구성된 전략적 해운제휴그룹인 디얼라이언스는 컨테이너선시장에서 18.4%의 점유율을 기록 중이다. 6.9%인 하파크로이트가 내년 2월 동맹에서 빠져나가면 디얼라이언스의 점유율은 11.5%로 곤두박질 친다. 

반면, 머스크와 하파크로이트의 제미니코오퍼레이션은 선복량 615만TEU, 21.3%의 점유율로, 오션얼라이언스(29.1%)에 이어 세계 2위 운항동맹 자리를 꿰차게 된다. 

합계 선복량이 1000만TEU에 달하는 프랑스 CMA CGM, 중국 코스코, 홍콩 OOCL, 대만 에버그린으로 구성된 오션얼라이언스는 최대 운항동맹으로 등극할 전망이다.

 


하파크로이트가 빠지는 디얼라이언스는 사상 최대 해운 호황기에 확보한 막대한 실탄을 선단 확장에 투자하며 단독운항에 나서는 MSC(19.7%)에도 뒤지게 된다. 

선복량 세계 1위 선사인 MSC는 향후 140만TEU 규모의 신조선을 인도받게 되면 700만TEU대 선단을 거느리게 돼 단독 운항이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해운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해양진흥공사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동맹 내 최대 선사인 하파크로이트의 이탈에 대응해 2025년 2월 이후 디얼라이언스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선 재편 및 보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디얼라이언스가 현재 해운동맹에 가입하지 않은 이스라엘 짐라인, 대만 완하이라인과 협업을 진행하거나 동맹 해체 후 오션얼라이언스 회원사들과 협력을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여기에 오션에 소속돼 있지만 양밍해운과 같은 대만계 선사인 에버그린도 잠재적 영입 대상이다. 

하파크로이트의 현재 선복량은 199만TEU로, 디얼라이언스 전체 선복량(529만TEU)의 38%를 차지한다. 독일 선사와 결별하게 되는 ONE, HMM, 양밍해운 등 3사의 선복량 합계는 약 330만TEU로, 세계 4위인 코스코의 310만TEU를 소폭 상회하는 수준이다. 

해양진흥공사는 “3사의 신조 발주잔량 총합도 90만TEU에 그쳐 향후 대대적인 선대 확장을 기대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2M과 디얼라이언스의 재편은 협력 기한이 2027년 만료되는 오션얼라이언스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해양진흥공사는 “CMA CGM은 팬데믹 기간 중 MSC와 유사하게 선대 확대 정책을 추진해 왔으며, 코스코·에버그린·양밍·ONE(케이라인)과 과거 CKYHE를 통해 동맹 관계를 유지해 본 경험이 있다”며 “현재 동맹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고 협력 기한이 남아있는 만큼, 이번 하파크로이트의 이탈이 디얼라이언스에 미치는 영향을 관찰한 후 추가적인 행보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홍해 사태에 따른 운임 급등, 환경규제 강화, 공급량 증가 등 시장 변수가 산재한 가운데 머스크와 하파크로이트의 이번 협약 발표에 향후 해운시장 불확실성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해양진흥공사는 “우리 선사들도 시장 변화 및 동맹구도 재편에 대응한 경쟁력 강화 방안이 마련돼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디얼라이언스 북미항로 점유율 27% 기록 전망

제미니의 출범과 2M의 해체에 오션얼라이언스는 아시아-북미와 유럽·지중해-아시아 등의 노선에서 두각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반면, 디얼라이언스는 하파크로이트와의 결별로 주요 시장에서 경쟁력 저하를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영국 해운조사기관인 MDS트랜스모덜에 따르면, 제미니는 내년 출범 후 유럽·지중해와 중동·인도를 연결하는 노선과 대서양 노선에서 각각 40%에 달하는 점유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반면, 디얼라이언스는 해당 노선에서 점유율이 2% 3%에 각각 그칠 것으로 관측됐다.

아시아-북미항로의 판도도 달라질 전망이다. 하파크로이트가 빠지게 되는 내년 2월 디얼라이언스의 아시아-북미항로 점유율은 27%로 나타났다. 반면, 오션얼라이언스와 제미니코오퍼레이션과 MSC는 각각 39% 18% 10%의 점유율을 나눠 가질 것으로 예상됐다. 

MDS는 “제미니는 대서양 및 인도·중동항로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특히 오션얼라이언스는 아시아-유럽·북미 등 주요 동서항로에서 지배적인 플레이어가 될 것”이라며 “하파크로이트의 갑작스러운 이탈로 아시아 선사들만 남게 되는 디얼라이언스는 예전에 비해 역량이 떨어지게 된다”고 말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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