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들어 꾸준한 모습을 보이던 한러항로 물동량이 항만적체의 영향으로 곤두박질 쳤다.
10월 부산항에서 극동 러시아 항만으로 수송된 화물은 20피트 컨테이너(TEU) 8960개로 전월보다 36% 후퇴했다. 이 중 블라디보스토크로 향한 물동량은 4160TEU, 보스토치니행은 4800TEU로 집계돼 전월보다 각각 48%, 20% 하락했다. 11월에도 비슷한 수준이 지속됐다.
9월부터 발생하기 시작한 극동러시아 항만의 체선 상황이 악화되면서 물동량 감소가 가시화됐다. 9월 보스토치니항에서 대기 기간은 4~5일 정도였지만, 10월에는 10일에서 14일 정도로 크게 길어졌다.
상대적으로 항만 혼잡이 덜했던 블라디보스토크항마저도 선복이 몰리면서 11월 들어 접안까지 10일 이상 걸리고 있다. 이에 따라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위축됐다가 지난 7월 이후 물동량 회복세를 보였던 한러항로는 3개월 만에 상승 곡선이 꺾였다.
서방국가들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극동 러시아 항만은 건재했다. 코트라에 따르면, 올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 유럽과 인접한 발트해 유역 및 상트페테르부르크항의 컨네이너 물동량은 전년 동기 대비 약 30% 급감했지만, 극동 항만은 큰 차이 없이 선방했다.
고려해운은 지난 8일 우리나라와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를 연결하는 SPV2를 8개월 만에 재개했다. 이 서비스는 주1항차로 1048TEU급 <써니로터스>호 1척이 배선돼, 부산-모지-블라디보스토크-부산 순으로 기항한다. 해양수산부 해운항만물류정보시스템(PORT-MIS)에 공표된 11월 한러항로 운임은 TEU당 3700~4000달러 수준으로 집계돼 지난달보다 5~12% 하락했다.
< 한상권 기자 skhan@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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