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1-11 09:21

새해새소망/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양종서 선임연구원

소통과 협력의 한 해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코로나 대유행이 시작된 이래 지난 2년간의 삶은 단절과 불안으로 더 힘들게 느껴진 듯합니다. 감염 위험이 있거나 감염된 사람들은 격리되었고, 감염되지 않은 이들도 이웃과 단절되고 사회적 교류도, 국가 간의 교류도 모두 단절되는 상황을 경험했습니다.

그리고 끝이 보이지 않는 불안감도 컸습니다. 이런 불안은 바이러스에 대한 공포보다도 우리가 속한 공동체 구성원조차도 서로 마주 보고 소통할 수 없었던 고립감이 더 큰 원인이 아니었을까 합니다. 변화와 위기 앞에서는 모두가 협력하여 이를 극복해야 함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를 실행하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코로나 사태 해소를 위해서는 지구상의 저개발국을 포함한 모든 나라에서 바이러스가 통제되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의견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기사에서는 아프리카의 가난한 나라들이 많은 백신을 폐기하고 있다는 내용이 전해졌습니다. 선진국들이 지원한 백신의 유효기간이 얼마 남지 않은 채 전달되어 물류와 통신수단이 부족한 가난한 나라들이 이를 기간 내 사람들에게 접종시킬 수 없다는 점이 문제라 합니다. 이 역시 세계적인 소통과 배려가 부족한 탓이라 생각됩니다.

비단 바이러스가 아니더라도 우리 사회의 단절과 소통 부재는 이미 오래된 이야기입니다. 이는 세대 간의 단절로도 나타나고 있고 진보와 보수로 분열된 우리 사회의 모습에서도 나타납니다.

젊은 세대는 “경제성장의 과실은 기성세대가 독식했고 우리에게는 희망 없는 미래만 남았다”고 불평하고 기성세대는 “더 노력해서 극복하라”고 다그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최근 대선 정국에서 야당 내의 불협화음도 세대 간 갈등으로 번지는 이해 못 할 씁쓸한 모습까지 나타나고 있습니다.

정치권은 국가적 위기 앞에서도 협력은 없습니다. 전염병 사태도 정쟁에 이용하고 있고, 국가와 국민의 이익도 상대 진영의 공으로 돌아갈까 봐 협력하지 않는 모습은 이제 익숙해지고 있습니다. 심지어 백신 접종을 꺼리게 할 정도로 공포를 조장하는 언론도 있습니다. 아마도 정치적 목적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처럼 우리 사회의 단절과 소통의 부재는 심각한 수준입니다.

이제 독자들의 관심분야인 해사산업으로 눈을 돌려보겠습니다. 우리 해운업과 조선업 등 해사업계는 단절이라는 표현까지는 과도하다 느껴지지만, 더 협력해야 할 필요는 분명히 있습니다. 금년도 해운업과 조선업은 코로나 위기 우려에도 불구하고 매우 좋은 성과를 보였습니다. 운임도 예상보다 크게 높았고 조선사들의 수주실적도 매우 좋았습니다.

그러나 희망만 남은 것은 아닙니다. 세계적인 해상 탄소중립의 요구 속에 해운업과 조선업계 모두 불안한 미래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세계적인 규제가 어떠한 방향으로 흐를 것인지, 경쟁자들은 어떤 전략을 준비하고 있는지, 우리는 어떻게 준비해야 할 것인지 모든 것이 불명확하여 불안합니다. 지난번 해상 탄소중립 보고서를 준비하다가 이러한 불확실성 속에서도 해운과 조선업계, 그리고 에너지 업계 간 소통이 매우 부족함을 발견했습니다. 소통이 없으니 당연히 협력도 없습니다. 불안한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서로 의견을 나누고 협력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함에도 그러합니다.

이제 다가오는 새해에는 더 많이 소통하고 서로 배려하고 그래서 굳건하게 협력하는 기운이 온 세상에 흐르기를 기원합니다. 세계 각국 정부 간의 협력으로 인류가 닥친 위기도 극복하고 지구가 닥친 기후 위기도 원만하게 길을 찾기를 바랍니다. 우리나라 대선에서도 어떤 후보가 승리하든 반대 진영과 더 소통하고 배려하는 정책으로 이제는 단절을 제거하고 화합하며 협력하는 시작이 될 수 있기를 간절히 희망합니다.

우리 해사산업계도 서로 적극적으로 의견을 나누고 협력하며 해상에서의 오염도 줄이면서 시장에서 경쟁력도 높이는 길을 찾게 되기를 기원합니다. 아울러 전염병 사태도 해소되어 마스크 벗고 또렷한 목소리로 서로 얘기할 수 있는 날이 새해에는 다시 시작되기를 간절히 빌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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