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2-28 14:08

송년특집 / [2021년 10대 뉴스] 06 부산신항 통합 1년 연장…항만당국·운영사 ‘동상이몽’



해양수산부와 부산항만공사(BPA)는 부산항 운영사 통합을 내년으로 연기했다. 부산 신항 1부두와 디얼라이언스 간 부두이용 협상이 지난 3월 하역 요율에 대한 입장 차이로 결렬되면서 올해 안에 1단계 신항 부두 통합 추진이 현실적으로 어려워졌다는 분석이다.

설상가상으로 PNC와 2M이 장기계약(7+3년)을 체결함에 따라 얼라이언스 유치가 어려워져 운영사 통합은 당분간 난항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2-4와 2-5단계 등 2개 부두는 내년과 내후년에 추가로 개장을 앞두고 있다. 다만 터미널 운영사와 대형선사가 이미 대부분 5년 이상의 장기 계약을 맺어 2-4단계 신규 부두의 물동량 확보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북항에의 물량 이전 역시 기존의 국적 선사와 운영사 간 계약이 묶여 있어 쉽지 않을 전망이다.

BPA 측은 운영사 통합은 세계적 추세라는 점을 고수하고 있다. 운영사 간 터미널 운영·지분 통합이 모두 어렵다면 운영 통합이라도 선이행해 대형 터미널에 얼라이언스 물량을 수용하는 체제를 만들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부두 통합을 민간 자율로 진행돼야 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진규호 BPA 항만물류정책실장은 “운영사 통합은 정부 기관이 나서서 강제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라며 “운영사들 간 큰 틀의 합의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수부와 BPA는 지난 2018년부터 구상해 온 부산 신항 터미널 운영사 통합 방안 카드를 꺼내 들었다. 부산 신항은 현재 5개 운영사가 21개 선석을 나눠 맡고 있으며, 남쪽과 서쪽 컨테이너 부두가 문을 열면 운영사는 총 7개로 늘어나게 된다. BPA는 올해부터 4단계에 걸쳐 7개 운영사를 4개로 줄이고, 한 운영사가 맡는 선석 규모를 6개에서 11개로 늘리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그 과정에서 통합의 시기와 방식을 둘러싸고 BPA와 선사·운영사 간 의견차를 쉽게 좁히지 못하면서 터미널 통합 사업이 큰 차질을 빚고 있다. 특히 국내 해운사와 국적운영사인 HJNC는 BPA가 올 상반기까지 목표로 했던 신항 북쪽 1부두와 남쪽 4부두, 그리고 두 부두 사이에 위치한 BPA 소유의 다목적부두(BNMT)를 통합하는 운영사 통합 1단계 방안에 대해 문제점을 제기해 왔다.

1단계 통합안이 예정대로 진행되면 해당 부두는 외국 운영사인 PSA가 통합 운영하게 된다. 다목적부두 이용 선사들은 부두 통합 이후 PSA가 이 부두를 더 나은 조건을 제시하는 대형 선사들에게 제공할 거라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우려가 현실이 된다면 다목적부두의 운영권 이전으로 국내 중소선사들의 선석 확보가 어려워지게 되며, 해당 부두를 중소형 국적선사들의 안정적인 선석 확보를 위한 피더전용부두로 육성하겠다는 BPA 목표에도 정면 배치된다.

이에 한국항만물류협회와 한국해운협회는 해수부에 운영사 통합 일정을 연기해달라는 건의서를 보내 강력히 항의한 바 있다. BPA 측은 논란을 두고 다목적부두에서 취급하고 있는 국적 아시아역내 선사 물량 연간 18만TEU는 통합 운영사가 처리할 수 있도록 합의했으며 국적선사도 이해한 사항이라고 해명했다.

단계적 통합으로 부산 신항의 유일한 국적 운영사인 HJNC가 시장 선점의 후순위로 밀려나게 돼 심각한 경영난에 빠질 수 있다는 점도 걱정스러운 대목이다. HJNC 측은 1단계 통합 이후 디얼라이언스의 물량이 PSA가 운영 중인 1부두로 이전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 결과 HJNC가 확보하고 있는 2M의 물량도 경제 논리에 따라 DP월드가 운영 중인 2부두로 옮겨 가게 돼 피해가 막대할 것으로 분석했다. 이는 향후 계획된 부산신항 2단계 통합과 2-4단계의 기본 얼라이언스 물량의 유치 기회마저 상실하게 되는 부정적인 효과를 불러 일으킬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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