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러항로는 항만 적체가 다시 심화되면서 수출 물동량이 감소세로 돌아섰다.
보스토치니항은 지난 7월 발생한 갠트리크레인(STS)의 고장이 아직 완전하게 복구되지 않은 가운데 최근 전산 교체 작업에 들어가면서 선사들이 항만 기항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보스토치니항에 기항하지 못한 선박들이 인근 항만으로 몰리면서 블라디보스토크항도 체선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9월 한러 수출항로 물동량은 20피트 컨테이너(TEU) 2만7600개를 실어날라 전월보다 14.8% 감소했다. 주 평균 6900TEU로, 블라디보스토크행과 보스토치니행 화물은 각각 3600TEU, 3300TEU로 집계됐다. 블라디보스토크로 향한 물동량은 전달과 변동없는 성적을 거뒀지만, 보스토치니항은 4500TEU을 기록했던 8월과 비교하면 26.7% 감소했다. 1만6120TEU를 기록했던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블라디보스토크행 물동량은 2배 넘게 늘었고, 보스토치니행은 42.2%의 성장을 일궜다.
한러항로를 서비스하고 있는 A선사는 “항만 적체로 인해 기항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8월 수출 쿼터제를 실시한 것이 9월부터 물동량 실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면서 “보스토치니항의 전산 교체 작업이 완료되고 하역이 정상화 된다고 하더라도 선적이월(롤오버)된 물량들을 처리하려면 꽤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B선사는 “전 세계 해운 시황의 활황으로 시베리아횡단철도(TSR)를 이용한 물동량 역시 늘어가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적체가 심화되면서 혼잡도는 가중되고 있다”고 밝혔다.
한러항로의 수출 컨테이너 운임 상승세는 10월에도 지속됐다. 10월 중순 기준으로 운임은 TEU당 약 4000달러로 전달의 3650달러보다 9.6% 올랐다. 지난 해 같은 기간의 430달러보다 9배 넘게 인상됐다. 프리미엄이 형성된 일부 화물에는 6000달러 이상 부과되고 있다.
한편 러시아 정부는 2024년까지 극동지역의 경제발전 지표를 러시아 평균 성장속도 이상으로 증대하고, 블라디보스토크 자유항 및 선도개발구역에 신규기업 200개 이상 설립하는 목표를 제시했다. 코트라에 따르면 해당 지역에 산업 인프라를 제공하고 5년간 법인세를 면제하는 등 유리한 세제혜택을 부여한다. 극동 지역의 이같은 활발한 움직임은 한러항로의 장기적인 성장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 한상권 기자 skhan@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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