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6-08 09:07

“안전은 절대 양보 안해요” 인천-제주 카페리 9월 취항

인터뷰/ 하이덱스스토리지 방현우 대표이사
선내 안전교육장·복원력 계산시스템 국내 최초 도입


일명 <세월>호 항로로 불리는 인천-제주항로 취항을 준비 중인 군산 하이덱스스토리지가 안전을 최우선으로 한 선박 운항 청사진을 내놨다.

이 회사 방현우 대표이사는 기자와 만나 “신조선을 건조하면서 가장 공을 기울인 부분이 운항 안전성과 안전 교육장으로 쓰게 될 강당시설”이라며 “승객들에게 의무적으로 선박 안전과 생활 안전 교육을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국내 연안여객선업계 최초로 실시간 선박 복원력 계산 시스템을 구축해 예상치 못한 화물들이 몰리거나 선적하는 순서가 계획과 다르더라도 복원력을 빠르고 정확하게 계산해 안전하게 운항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항공을 이용하는 제주도 관광객을 선박으로 끌어오고 육상물류와 연계한 경쟁력 있는 운임으로 화물을 유치해 신항로 활성화에 나서겠다고 마케팅 전략을 소개했다.

Q. 하이덱스스토리지는 어떤 회사인가?

1999년 항만물류와 당밀 수입·판매업체로 군산에서 창립했다. 액상인 당밀 공급을 세계적으로 3개 업체가 독점하고 있는데 동남아 등지에서 대부분 들여온다. 당밀을 수입하면서 이 화물을 하역하는 일도 함께 하고 있다.

하역업을 하다 보니 자연스레 해운업에 관심을 갖게 됐고 2007년부터 해운업 진출을 목표로 준비해왔다. 그 당시 해양경찰청 산하 안전 관련 대행기관 업무를 맡게 됐는데 수상레저안전법부터 해운법에 이르기까지 여객에선 안전관리 규정을 폭넓게 공부했다.

그러던 중 2014년에 <세월>호 사고가 일어났다. 당시 6살이던 우리 큰아이가 배를 타면 저렇게 되는 거냐고 말하는 걸 보고 같은 부모 입장에서 맘이 너무 아프더라.

그래서 인천-제주 간 여객선항로를 재개하면 반드시 우리 회사에서 맡고 싶다는 마음을 품게 됐다. 여객선항로를 꾸준히 연구하고 준비해서 2019년에 마침내 운항 사업자로 선정이 됐다. 

Q. 인천-제주항로에 새롭게 취항하는 선박을 현대미포조선에서 신조 중이다. 배를 지으면서 가장 신경을 쓴 부분은 뭔가?

선박은 길이 170m, 폭 26m, 2만7000t(총톤수) 규모의 신조 여객선이다. ‘현대’는 전 세계적으로 알아주는 조선소기 때문에 안전한 배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 해 줄 거라 믿는다. 특히 신경 쓴 건 공용구역 중 한가운데에 있는 강당 시설이다. 2014년 참사 때 선사의 잘못된 대응과 무지로 인해서 희생된 사람들이 너무 많았다.

외국은 어렸을 때부터 어떻게 하면 물을 안전하게 즐길 수 있는지 철저히 배우는데 우리나라에선 어른들께서 물가에 가지 말라고만 말씀하셨다. 바다에서 사고가 나면 대응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12시간 동안 배를 타고 가면서 2시간 정도는 승객들이 의무적으로 사고 대응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장소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해서 5층에 40명 정도 들어갈 수 있는 강당을 조성했다. 그곳을 영화관 같은 영업활동 공간으로 활용할 수도 있었겠지만 그보다는 인천-제주항로의 아픔, 트라우마를 극복할 수 있는 교육장소로 만들고 싶었다. 

수상안전교육 강사 자격이 있는 승무원을 채용해서 심폐소생술 같은 기본적인 것부터 비상시 탈출 훈련 같은 교육까지 단순히 비디오만 틀어주고 마는 게 아닌, 실제로 참여하고 소통하는 시간으로 구성해서 아이들의 관심을 유도하려고 한다.

선박이 휴항 중일 땐 인천 일선 학교 학생들을 초청해서 선박에 비치된 비상 탈출 시설 등을 직접 보고 체험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선사는 안전 시설을 완벽히 갖춰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고 고객은 비상 상황에서 어떻게 대응하는지 알면 희생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강당에서 배뿐 아니라 생활 속 안전 교육도 하려고 한다. 배를 타고 가면서 무료하게 시간을 보내기보다 하임리히법 같은 응급처치나 안전교육을 받으면 많은 도움이 될 거다. 일례로 음식을 하다 기름에 불이 났을 땐 물을 부으면 안 되는데 평소 교육받지 않으면 잘못된 대응을 할 수 있다.

승무원 중에 생활 안전 교육 자격증을 갖춘 사람을 채용할 계획이다. 장시간 운항하면서 2시간 정도라도 의무적으로 교육을 받게 한다면 몰라서 다치거나 대응하지 못해 희생당하는 일은 줄일 수 있지 않겠나.

선사와 정부에서는 사회적 참사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나 법령을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강화한 제도를 정작 고객들이 공감하지 못하면 무슨 소용이 있나. 가능하면 고객이 공감할 수 있는 안전시스템을 구축해 나가겠다.

Q. 선박 취항 시기와 운항 일정을 어떻게 잡고 있나?

현재 계획은 9월20일 취항이다. 하지만 일정이 앞당겨질 가능성도 있다. 선박을 9월15일에 인도받을 예정이었는데 (인도 시기가) 8월 말로 당겨질 거 같다. 조선소와 협의해서 안전과 관련한 모든 운항점검이 끝나면 조기 인도받아서 가능한 빠르게 시험운항을 마치고 9월15일 이전에 취항을 시킬 예정이다. 

선박은 월수금에 인천항, 화목토에 제주에서 출항한다. 저녁 8시에 출발해서 이튿날 오전 8시반에 목적지에 도착한다. 다만 토요일 제주 출항 일정을 일요일로 변경하려고 한다. 일요일에 출항해서 월요일 아침에 인천에 도착하는 식이다. 그러면 주말에 제주도에 온 여객들에게 여행 시간을 더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제주 항만에서 선석 문제만 해결되면 이 부분을 적극 추진하려고 한다.

 


Q. 아픔이 있었던 항로에 재취항하는 만큼 안전에 특히 관심이 높다. 안전운항 계획을 듣고 싶다.

회사 자체 안전시스템을 강화하고자 엄완식 부사장(한국해양대 27기)을 어렵게 영입했다. 대형선사에서 선장을 하고 해난심판관을 지낸 뒤 노르웨이선급(DNV)에서 20년간 근무한 선박 안전 전문가다.

엄 부사장을 모신 이유는 하나다. 안전에 대해선 절대로 양보 안 한다는 의지다. 가장 중요한 안전을 직원들이 정확하게 지침대로 이행하게 하고자 2017년부터 설득을 해서 영입했다.

엄 부사장은 현재 기존 연안여객선 안전시스템을 뛰어넘는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사전 계획에 맞춰서 화물과 자동차를 정해진 구역에 선적하는 외항선박과 달리 연안여객선은 오는 순서대로 싣다 보니 정확한 GM(복원성 지표) 값을 계산하기 어렵다.

우리는 차량이나 화물을 싣는 대로 실시간으로 GM 값을 정확히 계산하는 시스템을 조선소 해운조합 등과 공동으로 개발 중이다. 이 시스템이 성공적으로 구축되면 연안여객선 전체에 적용될 거라 기대한다.

안전은 타협 대상이 될 수 없다. 그렇게 해야만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고, 돌아선 여객 수요를 다시 끌어올 수 있다. 앞서 말씀드렸듯 법이나 규제는 이미 강화돼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고객들은 안전도를 공감하지 못한다.

교육을 통해 고객과 직원에게 대응 능력을 몸에 익히게 하고 선박 운항 시스템에선 복원력 오차를 최소화하는 작업을 하려고 한다. 또 육상 임원들이 돌아가면서 승선해 안전과 관련한 부분을 지속적으로 공유하고 점검하려고 한다.

업계에선 우리의 시도가 성공할지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안전은 시간과 비용을 많이 투자해야 하는 문제다. 참사로 인한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국내 연안여객선 시장의 한 단계 도약을 위해서라면 사회적 책임감을 갖고 어떤 노력이라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Q. 부두시설 문제는 없나?

얼마 전까지 우리 회사가 사용 예정인 옛 인천1국제여객터미널의 이전이 늦어져서 선석 확보가 안 됐었다. 현재는 한중 카페리선이 인천신국제여객터미널로 이전을 마친 터라 인천은 부두 이용에 어려움이 없을 것 같다.

다만 문제는 인천항 부두 야적장이 좁은 데다 기존 화물선사와 야적장 이용을 놓고 충돌할 수 있다는 점이다. 원래 여객부두였던 터라 기존 화물선은 여객선이 재취항하면 부두 사용과 운항을 중단하기로 돼 있었다.

화물선사와 인천항만공사의 야적장 계약도 우리 여객선이 취항하는 올해 9월30일까지다. 여객 안전을 위해 대규모 투자로 대형 신조선박을 투입하는데 기존 화물선이 계속 운항한다는 논란이 있어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또 다른 문제는 제주항이 포화상태란 점이다. 선박 계류 부분도 문제가 있다. 제주특별자치도에선 용역을 통해 신항 이용이 가능할 때까지 비어있는 크루즈 선석을 임시로라도 사용할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신조선이 취항하는 데다 안전에 관한 완벽한 준비로 선박 운항상의 문제는 없다고 자신한다. 하지만 부두나 야적장 같은 시설 문제로 입출항 또는 화물 하역 과정에서 사고 위험이 아직까지 남아있는 건 사실이다. 이걸 해결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부두 사용 목적과 정해진 규정에 따라서 운영될 수 있게 해달라고 항만당국에 요청하고 있다. 

Q. 코로나사태로 여객선시장이 크게 위축된 실정이다. 적극적인 마케팅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  

위드코로나 시대가 오지 않았나. 감염병 예방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겠다. 화물차 기사들이 여객선을 이용할 때 가장 어려운 점이 잘 때도 마스크를 못 벗는 거라더라.

정원이 10명인 객실을 4명 정도만 이용하도록 운영하고 연안여객선업계 최초로 바이러스를 살균하는 공기청정기를 객실마다 설치하려고 한다. 여객분들이 주무실 때만큼은 마스크를 벗고 쉴 수 있도록 하고 싶다. 그 외의 방역은 국가 기준에 맞춰서 하겠다. 해양교통안전공단에서 시행하는 감염병 예방 인증도 받으려고 한다. 

현재 코로나사태로 해외를 나가지 못하다 보니 제주도로 많은 관광객들이 몰린다고 한다. ‘차박’ 같은 각종 동호회나 현재 국내 거주 중인 외국인을 유치하려고 한다.

원어민교사나 주한 미군 등 외국인 여객 수요는 무궁무진하다. 이들이 현재는 항공기를 많이 이용한다. 공식 취항 전에 대사관 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팸투어를 계획하고 있다. 이들을 통해 공식 홍보하면 내국인뿐만 아니라 국내 거주 외국인에게도 입소문이 많이 퍼질 거라 기대한다.

선박 야외갑판에서 다양한 이벤트를 해서 볼거리를 제공하겠다. 불꽃놀이나 인디밴드 공연, EDM(일렉트로닉댄스음악) 파티를 기획해서 여객들이 지루하지 않고 즐기면서 배를 타고 갈 수 있도록 만들겠다.

화물 영업도 굉장히 중요하다. 보통 화물차와 선박 운송을 따로 하지 않나. 하지만 우리 회사는 육상물류도 같이 하고 있다. 육상과 해운의 시너지를 활용한 정당한 원가 경쟁으로 화주와 직접 계약하는 영업 전략을 구상 중이다.

현재 육상물류를 연간 150만t 정도 취급하고 있다. 그렇다 보니 화물차운수사업 종사자들의 심리나 고충을 잘 알고 있다. 모든 고객분들이 우리 선박을 이용했을 때 좀 더 편안하고 고충이 없게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한다. 

Q. 업계 및 정부당국에 하실 말씀이 있다면?

우리는 연안여객선의 후발주자이자 후배기업으로 출발한다. 부당한 출혈경쟁은 하지 않겠다. 여객 수요는 충분하다. 항공으로만 몰리고 여객선 여행엔 친숙하지 않은 게 문제지. 공동체 의식을 갖고 연안여객선 시장을 함께 개척해 나갔으면 좋겠다.

연안여객선 발전이 해운업 발전에 일조하고 내국 관광 수요 창출에도 기여할 거라 본다. 업계는 정당한 시장체제를 잘 유지해주길 바란다. 지나친 경쟁보다 서로 협조하고 공동체 의식을 갖고 같이 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선배 업체 임원과도 얘기 나눴던 내용이다.

또 무너진 신뢰를 회복해야 우리가 살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한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여객선 시장 발전을 위한 안전과 편의 증진 목적으로 건의 드리는 내용은 적극 반영해 줬으면 좋겠다.

과거 참사에 대한 트라우마를 가능한 빨리 잊고 바다 여행의 안전함과 즐거움을 선사할 수 있도록 각고의 노력을 다하겠다. 예쁜 선명이 많지만 선박 이름을 굳이 딱딱해 보이는 ‘신뢰, 그 이상’이란 의미의 <비욘드트러스트>로 지은 이유는 안전에 대한 고객의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의지다.

가장 안전하고, 가장 편안하고, 가장 쾌적한 선박으로 고객들께 다가서겠다는 게 우리 회사의 목표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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