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만 적체로 골머리를 앓았던 한러항로는 3월 들어 보스토치니항에서 상황이 개선되면서 숨통을 틔었다. 하지만 블라디보스토크항의 지연 현상은 여전해 골칫거리로 남아있다. 컨테이너 물동량이 계속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갠트리크레인(STS)의 고장으로 인해 항만의 반출입 작업이 차질을 빚으면서 선사들의 운항 정시성은 크게 떨어졌다.
2월 부산발 극동 러시아행 물동량은 20피트 컨테이너(TEU) 1만8400개를 실어날라 전월 대비 2.2% 증가했다. 주 평균 4600TEU로, 블라디보스토크행과 보스토치니행 화물은 각각 3000TEU, 1600TEU를 기록했다.
블라디보스토크항 물동량은 전달 대비 33% 늘어난 반면 보스토치니항은 지난 달보다 40% 빠져나간 것으로 집계됐다. 2월은 이번 달과는 다르게 보스토치니항의 체선 현상이 블라디보스토크항보다 훨씬 극심해 물동량 격차가 컸다.
한러항로를 서비스하고 A선사 관계자는 “적체가 절정에 달했던 2월에는 보스토치니항 정박까지 2주 정도 소요됐지만, 3월 들어 3~4일 정도로 줄어들었다”면서 “항만의 수용 능력은 여전히 포화 상태지만 조금씩 안정세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블라디보스토크항의 하역 대기기간은 평균 10일이다. 두 항만 기항이 모두 정상화되기까지 빠르면 4월에서 올해 상반기까지로 전망된다.
B선사 관계자는 “그동안 극동 러시아 항만을 기항하는 선복의 25%는 제대로 투입되지 못하는 등 서비스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면서 “선복이 빠듯한 가운데 선적이월(롤오버)된 물동량을 처리하고 스케줄이 정상적으로 운영되기까지 소요 예측 기간은 3개월로 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한러항로 수출운임은 다소 떨어졌다. 연초 선사들은 항만 적체 현상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항만혼잡료(Port Congestion Surcharge) 등을 부과하면서 운임은 2월에 최대 3천달러까지 치솟았다. 1월 초 1600달러 수준과 비교해 2배 가까이 인상됐다. 3월 중순 현재 안정세를 되찾으면서 2500~2700달러선을 형성하고 있다.
한편 러시아 정부는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해 극동 지역에 인프라 확충 등을 계획하고 있어 향후 프로젝트 관련 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지난해 소비 심리가 위축됐다가 올해 보복 소비가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는 러시아는 코로나로 인해 전자상거래 시장이 활성화되고 있으며 화장품 등 뷰티상품, 의류, 식료품, 스마트폰 등 품목들의 수요 강세가 지속될 거란 분석이다.
< 한상권 기자 skhan@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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