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 이후 항공업계의 수요 회복을 촉진하기 위해 ‘트래블 버블(Travel Bubble)’이 조속히 도입돼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지난달 24일 한국항공협회와 한국교통연구원이 공동 주최한 제11회 항공산업세미나에서 국토교통부 이호준 항공정책실 사무관은 “코로나19 장기화에 항공운항 규제가 단기적으로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트래블 버블 도입 필요성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트래블 버블은 방역 우수 지역 간 안전망(버블)을 형성해 여행을 허용하는 협약을 뜻한다. 이 사무관은 “이 협약이 체결되면 해외에서 온 입국자들에게 시행하는 2주 간 자가격리가 면제되는 등 입국 제한조치가 완화된다”고 말했다.
이 사무관은 “국제선 정기여객 실적 기준, 지난해 동계때 국제선 총 255개의 노선이 운항 중이었으나 현재 75% 감소한 64개 노선만 남아있다”며 “횟수로 따지면 주당 약 4700회 운항하다가 지금은 약 320회 운항 중”이라며 향후 항공산업은 계속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어 “방역 당국에서 평가하기에 상대국의 방역 수준이 어느정도 확보되면 제한적인 범위 내에서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는 트래블 버블을 마련해야 된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또 다른 발표자인 인천국제공항공사 김형신 공항산업기술연구원 원장은 “최근 여행 관광에 대한 수요가 굉장히 억눌려 있다”며 트래블 버블 시행을 통해 항공 수요를 회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설문조사에 따르면 트래블 버블을 시행하면 여행을 가겠다는 설문조사 참여자들의 의사가 시행 이전보다 무려 41%p(포인트) 증가했다”고 말했다.
한국항공대학교 허희영 교수도 “트래블 버블 도입 시 항공 수요에 대한 기대효과가 크다”며 김 원장의 의견에 맞장구쳤다. “이미 일부 국가들 사이에선 트래블 버블에 대한 논의가 원활히 진행 중”이라며 “트래블 버블을 통해 도착지 격리기간이 해제되면 여행에 대한 소비자들의 욕구 또한 늘어나면서 항공 산업 수요 회복에 도움을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허 교수는 항원신속진단키트를 이용한 트래블 버블 시행 사례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그는 “최근엔 미국 유나이티드항공사는 샌프란시스코-하와이 지역에 항공 트래블 버블이 적용됐고 독일 루프트한자항공은 지난 10월부터 퍼스트·비즈니스클래스 승객을 대상으로 항원검사 시행을 계획했다”며 “미국·영국 두 국가도 연내 트레블 버블 협상을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홍콩과 싱가포르의 경우 최근 트래블 버블에 관해 양 국가 간 서로 합의했으나 코로나19 장기화에 내년으로 시행이 연기됐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허 교수는 또한 “이미 영국에서는 트래블 버블 관련 TF(전담조직)를 구축해 운영 중”이라며 “우리나라도 정부와 유관 기관이 적극 참여해 트래블 버블의 컨트롤 타워를 구성해 단계적으로 항공산업의 미래를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홍광의 기자 keho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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