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루한 장마가 끝나자 불볕더위가 지속되고 있다. 금년의 장마는 무려 54일간이나 지속된 역대 최장기간과 최대참사를 기록하여 실종자 42명, 이재민 수천명과 천문학적인 재산피해를 남겼다. 우리나라만이 아니라 미국, 유럽, 중국, 일본, 태국 등 전 세계가 역대급의 물난리를 겪고 있다.
특히 중국의 경우 제7호 태풍으로 인하여 3000년의 역사도시 충칭이 침수되는 피해를 입었다. 한편 북극 동토의 땅이 한때 38ºC까지 올라 지구 전체가 온난화로 인한 기상이변을 경험하고 있다. 이러한 기후변화와 지구 온난화 문제는 사실 인류가 자초해온 것으로서 산업화기간동안 쏟아낸 엄청난 이산화탄소 배출이 그 원인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이다. 인간의 한없는 편리성과 경제적 편익을 추구하기 위한 무한 질주가 기후와 지구 위기를 초래한 것이다.
그동안 인류는 이러한 기후변화와 온난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미국과 유럽이 중심이 되어 기후변화를 막기위한 막대한 노력을 경주하여 왔다. 유럽이 선도하고 있는 녹색경제, 글로벌 기후변화의 헌법이라고 할 수 있는 2015년의 파리기후변화 협정을 비롯하여 국제그린협약, 탄소평가시스템 등의 제도가 그것이다.
구체적 대책으로서 전기차로의 대체, 태양광 산업, 풍력, 조력 등의 신재생에너지를 개발하기 위한 노력과 플라스틱 사용억제, 석탄·석유연료의 사용 제한 등을 추진하여 왔다. 그러나 어느 것 하나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으며 목하 대홍수, 폭우, 범람, 기온 급감 등 지구적 차원의 대재앙은 지속되고 있고 하루가 다르게 인류의 생존은 더 큰 위협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만일 이러한 기상변화와 지구 대재앙이 순전히 이산화탄소의 발생과 기타 에너지 사용에 따른 대기오염 때문이라면 이들을 획기적으로 감축시킴으로써 지구온난화,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날도 멀지않은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그것은 바로 수소경제이다. 수소의 유용성에 대해서는 이미 세계 각국이 인지하고 있었으나 본격적으로 산업에 적용되기 시작한 것은 극히 최근의 일이다.
이미 독일, 일본, 미국 등 선진국들은 수소자동차, 수소시티, 수소충전소 등 실생활과 산업에 수소를 활용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호주의 갈탄을 이용한 액화수소를 생산, 기타큐슈시에 공급함으로서 기타큐슈시를 수소시티로 변화시키는 수소경제를 실현하고 있다. 독일의 경우도 수소자동차시대를 열기위하여 일본과 함께 수소충전소 보급이 세계 최고수준을 자랑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1월 문재인대통령이 수소차와 수소연로전지를 기반으로 하는 세계 최고수준의 수소경제 선도국가로 발전하겠다는 “수소경제”를 선언하였고 금년 7월에는 국무총리을 위원장으로 하는 “수소경제위원회“를 출범시키는 동시에 각 분야에서 수소경제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로드맵을 만들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나라는 수소경제로의 전환을 위한 인프라나 제도 등에서 선진국들보다 10년이나 늦었지만 다행스럽게도 수소경제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수소자동차와 연료전지에 대해서는 세계 최고수준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현대가 이미 1998년부터 수소자동차를 개발하기 위한 투자를 지속함으로써 2013년에 수소연료전지 자동차를 출시, 세계 1위의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으며 자동차 최강국인 독일로 수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연료전지의 생산량도 미국, 일본을 누르고 세계 최대생산량을 기록하고 있다.
수소야 말로 기후변화와 자원고갈문제, 지구온난화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궁극의 친환경에너지이다. 수소에너지는 무공해일 뿐 아니라 안전성이 확보된 에너지이다. 수소차는 전기차에 비하여 고속충전이 가능하고 장거리 운행시 공기를 정화시키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수소는 생산방법도 다양하다. 천연가스, 석유, 석탄 등을 개질하는 방법, 석유정제과정에서 얻어지는 부생수고, 바이오패스, 에탄올로부터 얻어내는 방법, 원거리 이동이 어려운 태양광발전, 풍력발전, 조력, 파력 등 신재생에너지로 물을 분해하여 이산화탄소 제로상태의 수소를 얻어내는 그린수소방법 등이 있다. 연료비도 경제적이고 비용절감과 글로벌 이산화탄소 배출을 획기적으로 격감시킬 수 있다.
우리나라가 수소경제에 성공하면 수소에너지를 통하여 우리는 글로벌 에너지의 헌법을 다시 쓸 수 있다. 우리나라는 이 수소경제를 통하여 세계 정상국가로 우뚝 서야 한다. 기업의 신성장 동력으로서 세계 최고의 기술을 바탕으로 수소밸류체인과 글로벌 공급사슬을 새롭게 구축함으로써 국부를 창출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수소경제에 대한 어젠다와 세계적 표준기술을 지속적으로 개발함으로써 그동안 유럽국가들이 선점하던 기후변화와 지구온난화에 대한 이니시어티브를 탈환해야 한다.
에너지 패러다임의 변화를 선도하면서 에너지 패권에서 밀리지 않아야 한다. 유럽국가들에게서 배운 바대로 에너지 선진국으로서 에너지 자립을 해결하고 새로운 클린에너지시대를 선도하기위한 지속적인 기술표준을 선점할 수 있어야 한다. 이미 제정된 “수소경제 육성 및 수소안전관리법(일명 수소법)”을 바탕으로 민간기업의 기술개발, 부품 국산화 등을 통한 수소의 생산, 저장, 운송, 충전 등 수소밸류체인을 형성하여야 한다. 또한 의욕적인 지자체들의 수소산업 발전계획이 차질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국가적 차원의 지원이 이루어져야 한다.
무엇보다도 수소선박을 활용한 해양수소 강대국을 만들기 위한 기본계획이 수립되어야 한다. 오늘날 수소를 가장 잘 활용하고 있는 수송수단은 자동차이다.
그러나 글로벌 사회가 수소에너지 경제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수소연료전지를 활용하는 수소연료전지 선박이 모든 선박을 대체하는 시기가 미구에 닥쳐오게 된다. 수소연로전지선박은 근본적으로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에 가장 적합한 선박이다.
수소는 질산화물질, 황산화물질, 이산화탄소 등의 오염물질을 전혀 배출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수소자동차와 같이 수소연료전지를 활용한 선박건조에서 세계적인 선두에 서야 한다. 아쉽게도 우리나라 수소연료전지 선박개발은 현장실증을 마치고 상용화단계에 들어선 선진국에 비하여 매우 뒤쳐져 있다. 미국의 경우 이미 2015년도에 수소선박을 개발하기 시작하여 고속페리, 여객선을 개발하여 운행하고 있다. 독일도 2008년 Zemship(제로 에미션 쉽)을 개발, 운항하고 있는 상황이다. 많은 나라들이 대형 컨테이너선박을 수소연료전지 선박으로 건조할 계획이다. 조선대국인 우리나라가 수소선박에 대한 개발을 등한히 해왔다는 것은 매우 아이러니 하다. 무엇보다도 일본의 수소선박시장의 독점을 막아야 한다. 이제부터라도 한국선급협회를 중심으로 세계최고수준의 수소연료전지 기술과 조선기술을 결합한 선박건조기술을 개발할 수 있도록 현대, 두산 등의 연료전지기업, 조선소 및 조선기자재 업체들이 협업체제를 구축하여야 한다.
끝으로 글로벌 물류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해양 수소강대국에 대한 기본전략이 시급하다. 항만중심의 해양수소 에너지 밸류체인을 형성하여야 한다. 액화수소 벙커링 터미널의 개발은 물론 액화수소 벙커링 선박의 건조, 수소연료전지선박, 액체수소 운반선, 선박수소저장기술, 항만배후지 수소저장 인프라시설 등을 동시에 추진함으로써 글로벌 수소밸류체인과 글로벌 공급사슬의 선도적인 지위를 선점하여야 한다. Shell, BP와 같은 세계적인 에너지 기업들이 수소에너지 밸류체인 선점경쟁을 치열하게 전개하고 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않된다.
해양수소 강대국전략은 에너지와 자원 빈곤에 시달려 왔던 우리나라에게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경쟁력 확보와 일자리 창출에 획기적인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특히 글로벌 물류강국을 지향하는 우리나라가 수소연료전지 선박과 해양수소 밸류체인, 해양수소산업을 장악하는 경우 선진국에 대한 비대칭적 경쟁력을 확보함으로써 글로벌물류시장에서의 국부창출과 부가가치 창출에 막대한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 물류와 경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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