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국내 조선 빅3가 고부가가치 선종을 중심으로 수주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해 컨테이너선이 조선사들의 주력 선종이었다면, 올해는 원유 운반선, 가스 운반선, 해양플랜트 등이 조선사들의 곳간을 책임졌다. 중동 전쟁에 대응해 에너지 공급망이 다변화하면서 이들 선박의 발주가 크게 늘어났다.
조선 빅3, 연간 수주목표 달성 ‘순항’
각 사에 따르면 2026년 상반기 국내 조선 빅3의 수주액 총액은 전년 161억7000만달러(약 24조9000억원) 대비 77% 늘어난 286억1000만달러(약 44조1000억원)로 집계됐다. (
해사물류통계 ‘국내 대형조선사 수주목표 및 달성률’ 참고)
건조 단가가 높고 우리 조선사들의 주력 선종으로 자리매김한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과 더불어 초대형 유조선(VLCC), 액화천연가스(LPG) 운반선, 암모니아(VLAC) 운반선, 해양플랜트 등을 중심으로 글로벌 발주량이 전년에 비해 크게 늘어난 게 수주액 증가로 이어졌다.
영국 조선해운조사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올해 1~6월 글로벌 선박 발주량은 전년 2590만t(CGT·수정환산톤) 대비 66% 늘어난 4295만t이었다.
조선 빅3 중에서 수주 규모가 가장 큰 HD현대의 조선 중간 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은 6개월 동안 149억1000만달러 규모의 수주고를 올렸다. 이 회사는 전년 상반기 105억달러와 비교해 42% 증가한 실적을 내면서 올해 목표액인 233억1000만달러의 64%를 상반기에 달성했다. 가스선과 탱크선 비율이 절반을 웃돌았다.
총 수주 척수는 129척으로, LNG 운반선 16척, 컨테이너선 28척, LPG·암모니아·액화이산화탄소 운반선 38척, 원유 운반선 11척, 화학제품(PC) 운반선 33척, 자동차전용선(PCTC) 2척, 쇄빙선 1척 등이 수주 리스트에 올랐다.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상반기 LNG 운반선 5척, LNG 벙커링선 6척, LPG 운반선 8척, 에탄 운반선 2척, 컨테이너선 44척, 탱크선 11척 등 총 72척을 확보했다. 컨테이너선이 지난해 HD한국조선해양의 먹거리였다면, 올해는 에너지 운반선과 가스 운반선이 주력으로 부상했다.
특히 이 조선사는 5월 한 달에만 VLGC 3척과 컨테이너선 6척, LNG 운반선 4척, VLAC 6척 등 19척을 쓸어 담으며 수주 목표율을 더 끌어올렸다.
같은 기간 삼성중공업은 96억달러의 수주액을 신고했다. 전년 26억달러와 비교해 3.7배(270%) 폭증한 수치이자, 연간 목표액인 139억달러의 69% 수준이다. LNG 운반선 수주량이 크게 늘어난 데다 건조 단가가 높은 해양설비를 확보한 게 수주액 증가로 이어졌다고 이 조선소 측은 전했다. 이 조선사는 지난달 아프리카 지역 선사와 3조6536억원 규모의 대형 FLNG 건조 계약을 최종 체결한 바 있다.
삼성중공업은 올 들어 6개월간 LNG 운반선 14척, 에탄 운반선 2척, 가스 운반선 4척, 컨테이너선 2척, 원유 운반선 6척, 액화천연가스 생산설비(FLNG) 2기 등 총 30척을 수주 장부에 기입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엔 LNG 운반선 1척, 탱크선 9척, 에탄 운반선 2척, 원유 운반선 4척, 컨테이너선 2척 등 총 18척을 확보한 바 있다.
한화오션은 올 상반기 41억달러 규모의 일감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수주액 30억7000만달러 대비 34% 증가한 수치다. 컨테이너선 대신 VLCC와 VLAC, LNG 운반선 등을 중심으로 수주고를 메웠다.
이 조선사는 올 들어 VLCC 11척, LNG 운반선 6척, VLAC 3척, 해상풍력발전기설치선(WTIV) 1척 등 총 21척을 수주했다. 한화오션은 지난해엔 LNG 운반선 2척, VLCC 7척, 컨테이너선 6척 등 15척을 올렸다.
하반기 LNG운반선 발주 급증 전망
조선사들은 남은 하반기 가스 운반선과 컨테이너선, 유조선, 해양플랜트 등을 중심으로 발주가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글로벌 환경 규제에 노후선 교체 수요가 지속해서 발생할 거란 분석이다.
HD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대형 탱크선을 중심으로 신조 발주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가스선과 컨테이너선의 발주도 지속되고 있다”며 “하반기에는 미국 내 대형 LNG 프로젝트 입찰이 본격화하며 LNG 운반선 수요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고부가가치 선박 중심의 선별 수주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중공업은 최근 발표한 IR보고서에서 “수요가 지속적으로 확대되면서 올해 LNG 운반선은 80척 수준의 발주가 전망되며 컨테이너선과 유조선 역시 노후선 교체로 발주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올해 1~5월 LNG 운반선은 47척이 발주됐는데 남은 하반기 30척가량의 추가 발주가 이어질 거란 설명이다. 컨테이너선은 노후선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8000~1만3000TEU급을 중심으로 발주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이 밖에 유조선은 선령 15년 이상 노후선 비중이 45%로 교체 수요가 지속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점쳤다.
한화오션은 2024년부터 수주 목표치를 제시하지 않고 있지만 전망이 밝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조선사는 에너지 공급망이 다변화하고 친환경·대체 연료 전환 수요가 발생하면서 발주가 지속될 것으로 관측했다. LNG 운반선과 VLCC, 에탄 운반선(VLEC) 중심의 에너지 선종이 주류를 이루는 한편, 대형 컨테이너선 및 VLAC 발주는 둔화할 것으로 점쳤다.
다만, 컨테이너선은 다소 발주가 미진했던 아시아 선사 위주로 발주 수요가 잔존해 중소 컨테이너선을 중심으로 신조 주문이 이뤄질 것으로 봤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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