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까지 견고한 모습을 보여줬던 동남아항로 시황이 4월 들어 하락세를 타고 있다. 물동량 약세가 표면화되고 있고 운임도 내리막길을 걷는 모습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1분기 우리나라와 동남아 8개국을 오간 컨테이너 물동량은 100만5600TEU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98만500TEU에 견줘 2.6% 성장했다. 수출화물은 0.4% 감소한 51만4200TEU, 수입화물은 5.8% 성장한 49만1300TEU를 각각 기록했다. 1월 3% 하락한 31만4500TEU였던 동남아항로 물동량은 2월엔 10% 늘어난 32만9000TEU로 반등에 성공한 뒤 3월에 2% 늘어난 36만1900TEU를 기록, 둔화된 성장폭을 보여줬다.
국가별로는 말레이시아가 21% 성장한 13만8700TEU, 대만이 15% 늘어난 11만3100TEU, 필리핀은 10% 성장한 6만2700TEU를 각각 기록, 두 자릿수의 성장률을 보였다. 대만과 말레이시아는 수출입 모두 두 자릿수 성장하는 강세를 띠었지만 필리핀은 수입과 달리 수출에서 2%의 낮은 증가폭을 보였다. 물동량 1위인 베트남은 1% 성장한 29만4600TEU로 집계됐다.
수출은 5% 감소한 반면 수입에선 7%의 플러스성장을 거뒀다. 같은 기간 싱가포르와 인도네시아는 제자리걸음, 홍콩과 태국은 각각 15% 6%의 감소율을 보였다. 선사 측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의 영향으로 자동차 관련 화물이 감소하면서 베트남 등 일부 국가가 부진했다”면서도 “전 세계가 대혼란을 겪고 있는 상황에 비해 3월까지 동남아항로 물동량은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다만 4월부터는 물동량 약세가 두드러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4월은 전통적인 동남아시장 성수기다. 매년 이맘 때 물동량이 가장 늘어난다.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 여파로 이 같은 활황세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선사 관계자는 “4월 들어 약세를 띠는 화물이 늘어나고 있다”며 “동남아항로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석유화학제품의 수요 둔화가 표면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운임도 하락곡선을 그리고 있다. 상하이해운거래소에 따르면 17일 현재 상하이발 동남아항로 운임은 베트남 호찌민과 태국 램차방 188달러, 말레이시아 포트클랑 218달러,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265달러, 싱가포르 179달러로, 한 달 전에 비해 수십달러의 낙폭을 보였다. 특히 지난달 20~40달러 인상됐던 베트남과 말레이시아항로 운임은 한 달 새 60~70달러 떨어졌다. 인도네시아는 40달러, 싱가포르와 태국은 20달러대의 하락폭을 신고했다. 동남아항로 운임은 1월과 3월 홀수달엔 상승세, 2월과 4월 짝수달엔 하락세를 타는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선사 관계자는 “최근 유가 하락으로 주요 선사들이 저유황할증료(LSS) 부과를 폐지하면서 전체적인 운임 수준이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4월부터 디얼라이언스 회원사로 활동을 시작한 HMM(옛 현대상선)은 제휴선사 선복을 이용해 일본-동남아항로에 진출한다. 디얼라이언스의 아시아-미서안 노선인 PN2를 이용해 일본 도쿄 고베와 싱가포르 램차방 호찌민을 잇는 운송서비스를 시작한다. 첫 배는 5월19일 도쿄, 이틀 후 고베를 출항하는 <소피아익스프레스>(SOPHIA EXPRESS)다. 도쿄 기준 운항기간은 싱가포르 10일, 램차방 13일, 호찌민 16일이다. 호찌민 이용터미널은 까이멥이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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