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2-20 10:02

“세계 1위 해운사 심장부서 유러피언드림 일궈요”

위클리이사람/ 머스크 가치전달팀 윤성출 매니저
머스크 본사 근무 유일한 한국인으로 핵심화주 관리


“한국인 특유의 근성과 정신력, 도전정신을 전 세계에 알리겠습니다.” 

윤성출 매니저는 세계 1위 컨테이너선사인 머스크의 덴마크 코펜하겐 본사에서 근무하는 유일한 한국인이다. 머스크에서만 어느덧 경력 10년차를 맞은 그의 인생에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한 건 지난해 8월이다. 한국머스크 근무 당시 머스크 본사로 출근하라는 합격 통보를 받은 것이다. 그가 오랫동안 꿈꿔왔던 목표가 현실이 되는 순간이었다. 합격률이 높지 않았던 터라 큰 성취감과 보람을 느꼈다고 전한 윤 매니저는 머나먼 이국땅에서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윤 매니저의 해외 진출이 단번에 이뤄진 건 아니다. 평소 그는 외국어와 프로젝트매니지먼트(사업관리), 리더십 등의 개인역량 강화에 큰 노력을 기울였다. 본사로 자리를 옮길 수 있었던 비결을 묻자 윤 매니저는 고객에게 큰 도움을 드려야 한다는 일념으로 시종일관 업무에 임했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열정과 노력을 알아본 한국머스크 임직원 역시 윤 매니저의 본사 발령에 힘을 보탠 든든한 후원자였다. 

“사실 저는 특출난 재능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다만 무엇보다 팀워크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고, 저를 믿고 일감(화물)을 주시는 고객들이 언제나 경쟁사보다 앞서나갈 수 있게 도움을 드려야 한다는 신념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자연스럽게 신뢰와 실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었습니다.” 

윤 매니저가 몸을 담고 있는 엔드투엔드 가치전달(End to End Value Proposition Delivery)팀은 머스크의 종합물류기업 도약의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다. 가치전달팀은 처음부터 끝까지 원스톱으로 모든 물류를 어떠한 핵심가치를 고객에게 제공할지 연구하고 결정하는 부서다. 

윤 매니저는 머스크의 글로벌 핵심고객(Key Client) 100여곳에 기업에 머스크의 가치를 전달하고 주요 고객을 선발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더불어 회사의 주요 프로젝트 중 하나인 ‘넥스트(Next)100 포트폴리오’를 맡아 잠재 고객을 관리하고 있다. 글로벌 핵심 화주가 윤 매니저가 속한 팀에 의해 관리가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윤 매니저는 본사 근무에 앞서 북유럽의 긴 겨울과 높은 물가, 한국인에게 친숙하지 않은 문화를 걱정했다. 하지만 아내와 딸과 덴마크로 이주한 이후 가족과 많은 시간을 보내며 별다른 어려움 없이 유럽의 일상에 녹아들고 있다. 

“저는 운이 좋게도 인복이 정말 많다고 생각합니다. 회사 안팎으로 저희 가족을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신 분들 덕분에 가끔 마주하는 어려움을 잘 헤쳐왔다고 생각됩니다. 아내와 딸 역시 이곳의 맑은 공기와 자유로운 환경을 즐기며 건강히 지내고 있습니다.”

 
▲윤성출 매니저가 프로그램 개발과 관련한 워크숍을 진행 중이다.


“한국기업 글로벌무대서 성과내도록 일조할 것”

본인의 아이디어로 만들어진 아이템이 전 세계 영업사원들에게 통용된다는 건 무척 보람있는 일이다. “제가 제안한 아이템이 전 세계 세일즈맨에게 적용된다는 건 의미있는 일이라고 생각됩니다. 물론 그 과정이 쉽진 않지만 어렵게 만들어낸 결과물이 현장에 전달되고 좋은 피드백을 받을 때 매우 큰 보람을 느낍니다.”

우리나라에서 근무할 때와 달라진 점을 묻자 본사를 바라보는 시선이 바뀌었다고 윤 매니저는 밝혔다. 본사 업무 역시 사람이 진행하는 것이라 내부 이해관계자(Stakeholder)들을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따라 다른 결과물을 내놓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본사에서의 근무는 저에게 또 다른 배움의 기회입니다. 좋은 일 궂은 일 가리지 않고 최대한 많은 걸 경험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향후 머스크는 종합물류기업 도약을 통해 세계 1위를 더욱 공고히 한다는 방침이다. 머스크는 올해 1월부로 물류자회사 담코가 맡고 있는 SCM(공급망관리)을 해상운송사업과 합치며 통합물류사업을 확장한 데 이어 3월 해운업계 최초로 SSIB(즉시 예약확인 서비스)를 도입했다. 

윤 매니저는 우리나라 기업들이 글로벌 무대에서 더욱 큰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머스크가 일조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머스크의 ‘위닝(Winning) DNA’가 이미 여러 지역에서 성과로 나타나고 있고 내년에도 해운물류시장에 더 좋은 소식을 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저의 노력으로 고객의 물류비를 절감할수록 회사의 수익과 저의 가치 또한 올라갑니다. 이 밖에도 환경보호와 관련된 머스크의 노력과 혁신적인 아이디어에도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길 부탁 드립니다.”

끝으로 윤 매니저는 한국인이 외국에서 경력을 쌓는 데 기여하겠다는 개인적인 바람을 드러내며 해운물류업계 진출을 희망하고 있는 꿈나무들을 향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많은 선진국에서는 인재의 공급이 기업들의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다만 그들이 생각하는 물류전문가 수준은 자격증만으로 증명할 수 있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전문가가 되기 위해 더 많은 학문적인 지식을 쌓고, 연봉과 관계없이 현장에서의 경험도 다양하게 해보길 추천해 드리고 싶습니다. 물론 배움이 있는 현장일 경우에만 연봉은 관계없다고 말씀드리고 싶네요.(웃음)”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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