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과 미얀마는 정부가 제시한 신남방정책의 핵심축이며, 우리나라의 지속 성장을 앞당겨줄 기회의 땅으로 통한다. 잠재성장률 또한 높아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 기업들의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신흥강국으로 떠오르고 있는 2개국이 목표로 하는 공통점은 바로 항만·물류산업 활성화다.
베트남 국영기업이 우리나라를 타깃으로 투자유치 마케팅을 펼치고 있어 성과가 주목된다. 해양수산부는 신남방 주요국가인 베트남 미얀마의 투자유망사업 정보를 공유하고, 국제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기 위해 지난 19일 신라스테이 마포에서 ‘제15회 해외사업 투자설명회’를 개최했다.
비나라인은 베트남 북부 최대 규모 컨테이너 항만인 ‘락후옌 터미널’의 개발현황 및 한국-베트남 간 협력방향을 발표했다. 항만운영과 해운, 물류 등의 3가지 사업을 주력으로 펼치고 있는 비나라인은 1995년에 설립된 베트남 국영 선사로 11개의 자회사를 두고 있으며, 북부(하노이)·중부(다낭)·남부(사이공)의 주요 항만을 운영하고 있다.
육상운송와 창고 등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베트남 최대 기업이며, 과거엔 해운이 최대 핵심사업이었지만 최근 구조조정을 통해 대형선 유치에 초점을 두고 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레 꽝 주웅 비나라인 부사장은 베트남 북부 최대 항만으로 도약할 락후옌항의 투자 프로젝트를 소개하며 국내 기업인들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비나라인의 향후 전략은 지속적인 투자와 개발을 통해 물류 네트워크 연계성을 강화하는 것으로 압축된다. 항만과 배후단지, 창고와 야드 등의 연계성을 강화해 통합 물류네트워크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비나라인은 락후옌항 3~4번 선석을 건설할 예정이다. 선석 개발이 완료되면 락후옌항은 수심이 14m에 달해 대형 컨테이너선이 자유롭게 입출항할 수 있다.
더불어 호찌민 수준인 연간 500만TEU를 처리하며 베트남 북부 최대 항만으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레 꽝 주웅 비나라인 부사장은 “베트남은 현재 5억t 가량의 화물운송을 필요로 한다”며 “항만 시스템과 심해 항만, 그리고 컨테이너 개발 등에 초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비나라인은 투자 유치에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며 “한국 기업인들이 최대 파트너이자 투자가가 될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하이퐁에 위치한 산업단지(DEEP C Industrial Zones) 경제 특구의 투자를 희망하는 제안도 나왔다. 현재 하이퐁시는 법인 설립 후 최초 4년간 법인세를 전액 면제하고 9년간은 5%, 2년 간 10%, 이후 16년 차에 정상 법인세의 20%를 적용하고 있다.
또한 수출입 관세·부가세 혜택 등 파격적인 세제 혜택을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이 밖에 벨기에에서 파견된 8명의 물류전문가를 배치해 투자자들의 부가가치 창출 유치에도 각별한 공을 들이고 있다.
하이퐁의 대표적 공단인 딥씨(DEEP C)의 한스 커스텐 책임자는 “지속가능성을 보고 투자 진출하는 파트너들을 찾고 있다”며 “기업들의 편의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미얀마 물류 직접투자 신중해야”
우리 기업의 미얀마 진출은 철저한 사전 준비와 전략적인 투자가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뤄져야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 예정된 미얀마 총선과 서방 국가들의 경제 제재에 따른 대내외 정치 사회적 불안 요소와 전후방 연관 산업 인프라 부족 등으로 사업 불확실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CJ대한통운 이재희 미얀마법인장은 “물류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엔 불리한 여건”이라며 “항만 같은 기간산업을 제외하고는 단기적으로 직접투자는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얀마 물류시장의 강점으로 풍부한 자원과 개발 수요, 저렴한 인건비 등을 제시한 반면, 낮은 수준의 물류 인프라와 SOC(사회간접자본), 낙후된 법제도, 금융시스템 미비에 따른 외환통제, 시장경제체제 및 개발경험 부족 등을 약점 및 위협 요소로 꼽았다.
미얀마 국영기업의 물류 수행 비중이 상당히 높은 점도 기업들의 현지 진출을 막고 있는 요인 중 하나다. 내년 미얀마 계약물류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17.2% 높은 2092억원을 기록하며 20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선식품과 택배 역시 전년과 비교해 16% 14.2% 증가한 1328억원 2747억원의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법인장은 “전체 5.6조원의 시장이지만 일반 사기업 비중은 4%일 정도로 국영기업 물류수행 비중이 상당히 높다”며 “DB쉥커 퀴네앤드나겔 등이 진출했지만 특송이나 포워딩사업 위주이며 나머지 기업은 대부분 관망 추세”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미얀마 정부의 자금 조달이 이뤄지지 않아 외국기업에 의존하고 있어 전략적으로 잘 진출한다면 기회의 땅이다. 향후 3PL 택배 시장은 전망은 밝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그는 기업들의 진출 고려사항으로 현지 파트너 선정, 영업 전략, 운영 역량, 관리 시스템이 담보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밖에 국제종합물류기업인 케리로지스틱스가 미얀마 내륙컨테이너기지(ICD) 운영 및 법·제도, 투자 시 유의사항 등에 대해 발표했다. 아울러 띨라와 경제특구(SEZ) 개발계획과 투자유망사업에 대한 정보를 공유했다.
주제발표 이후에는 한국항공대학교 이헌수 교수가 좌장을 맡고 NOI컨설팅 박노언 대표, SKV로지 홍성원 대표, 블루오션 천희승 대표, KMI 김은수 센터장이 패널로 참석해 베트남 미얀마 물류 현황에 대한 토론을 진행했다.
김용태 해양수산부 항만물류기획과 과장은 KMI 김은수 센터장이 대독한 개회사에서 “우리 정부는 신남방 신북방 한반도 연계를 통한 평화 번영의 구상을 제시한 바 있다”며 “이번 투자설명회를 통해 우리나라와 아세안지역의 공동번영 및 경제발전이 실현될 수 있는 물류전략과 협력방안이 모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해외사업 투자설명회는 2011년부터 연 2~3차례 개최돼 왔다. 그동안 러시아 인도 필리핀 중국 등 22개국 현지 해운항만물류분야의 법 제도와 투자동향 및 전망 등 최신 시장정보를 공유하는 장으로 국내 물류기업의 해외진출을 위한 교두보 역할을 해왔다.
해양수산부는 이번 투자설명회에 앞서 지난 10월 미얀마 양곤에서 우리 한상 물류기업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한 ‘해외 한상 물류기업 사업설명회’를 개최한 바 있다.
당시 설명회에서는 양국이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부산-양곤 간 컨테이너 직항로 개설 가능성 등에 대해 심층적인 발표와 토론이 진행됐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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