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9-04 09:30

물류시장 경쟁력을 위한 기업의 고민과 행보

비용감소 vs 서비스향상
 


온라인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늘어난 국내외 택배 수요는 자연스럽게 글로벌 물류 시장의 성장으로 이어졌다. 이러한 물류 시장의 확대는 기업들에게 새로운 미개척 시장이라는 기회를 주는 동시에 새롭고 강한 경쟁자의 등장이라는 위협을 안겨주었다. 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글로벌 물류 시장 규모는 2019년 9조9000억 달러로 추정되고 2026년 16억4000달러로 2배 정도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므로 이러한 기회와 위협에 대비하는 것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기업들은 커지는 물류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운송비와 같은 비용을 절감하거나 빠른 배송과 같은 서비스 향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기업이 자사의 물류 서비스 목표를 설정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두가지 요소는 물류비용 절감과 고객 서비스 향상이다. 물류비용을 최대한 절감하고 고객 서비스는 최상의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다면 고민의 여지가 없겠지만 이 두가지 요소는 상충관계에 있다. 상충관계(Trade-Off)는 두 요소가 이율배반적인 관계로 작용하는 것으로 한 요소의 개선을 위해 다른 요소가 희생되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기업이 물류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전국의 물류센터 10개를 3개로 감소시켰을 때 보관비, 관리비, 수송비 등의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 하지만 반대로 물류센터에서 배송지까지의 거리가 멀어짐에 따라 배송일이 증가하고 그 결과 신속한 배송이 불가능해져 고객 서비스는 오히려 감소한다. 따라서 기업은 물류비용 절감과 고객 서비스 향상 중 어디에 가중치를 둘지 고민하고 선택해야만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는 것이다.

한국무역협회가 지난 4월 시작한 수출입 물류 현장 컨설팅 서비스의 상반기 성과를 살펴보면 기업들의 이러한 고민을 엿볼 수 있다. 글로벌 물류 시장에 수출을 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물류에 관한 고민을 조사한 결과 ‘운송비 절감’과 ‘물류 체계 효율화’가 절반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류 전반에 대한 통합 컨설팅을 제외한 167건의 세부 분야별 컨설팅 중에서 운송비 절감이 40건, 물류체계 효율화가 38건으로 전체의 46.7%를 차지했다. 국내에 한정된 물류기업들도 같은 고민을 하는 상황에서 기업들은 상충관계에 놓인 두 가지 요소 중 선택에 따라 각기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물류비용 감소를 위한 기업의 가장 흔한 행보 중 하나는 공동배송이다. CJ대한통운은 지난 5월부터 수제 맥주 공장과 손잡고 공동배송에 나섰다. CJ대한통운 소속의 트럭이 경기 이천시의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 수제 맥주 공장에서 맥주를 실은 뒤 자사의 콩나물, 두부 등 식품과 함께 배송하는 것으로 업계는 수제 맥주와의 공동배송으로 이한 비용 절감을 연간 600억 원 정도로 예상했다. 반면 현대글로비스는 물류센터에 로봇을 도입하는 방법으로 비용감소를 꾀하고 있다. 자동차 반조립 부품 물류기지에 포장 자동화 로봇의 개발과 구축을 완료했으며 연간 5600여 작업 시간의 단축과 재고 비용 절감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고객서비스 향상을 위한 움직임을 보이는 기업도 있다. 롯데마트는 최근 오후 8시까지 주문하면 물품을 당일 받을 수 있는 ‘야간배송 서비스’를 도입했다. 기존 16시에 마감하던 당일배송 서비스는 마감시간을 18시 30분으로 확대했을 뿐만 아니라 오후 8시까지 주문한 물건은 밤 12시 전에 받는 제도로 새벽배송보다 더 빨리 물건을 받아볼 수 있는 제도이다. 배송 서비스가 야간에 이루어지기 때문에 기업 측에는 기존 서비스보다 인건비가 상승한다는 부담이 있지만 고객 만족도를 높이고 다른 제품의 추가 소비를 기대한다는 점에서 고객서비스 향상을 택했다.

글로벌 물류 시장의 규모가 매년 7.3%씩 성장하는 상황에서 물류비용 절감과 고객서비스 향상이라는 다른 길을 택한 기업들의 목표는 결국 물류합리화라고 할 수 있다. 경쟁자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자사의 독점적인 경쟁우위를 가짐과 동시에 그들과 상생하며 물류합리화를 도모할 방안을 찾는다면 물류기업이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질 수 있으리라고 기대된다.

 

< 한세라 대학생기자 hsr3025@naver.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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