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4-09 09:19

미세먼지, 우리가 만든 부메랑

기고/한국해양수산개발원 이성우 본부장


최근 우리나라가 기후에 생긴 ‘삼한사미(三寒四微)’는 과거 겨울날씨의 ‘삼한사온(三寒四溫)’에서 한반도를 뒤덮는 미세먼지를 빗대어 하나의 기후현상으로 이야기 하는 신조어다. 초기에는 일시적인 대기오염으로 받아들였으나 이제는 일상화가 되고 국민들의 심각하게 건강을 해치는 재앙 수준이 된 것이 사실이다. 국민들을 괴롭히는 미세먼지, 특히 초미세먼지는 자동차와 같은 운송수단, 발전소, 공장 그리고 중국에서 생성된 오염물질의 유입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물론 이 내용을 보다 깊이 들여다보면 그 원인은 수십, 수백 가지가 될 것이다. 한때 언론에서 고등어구이가 대기오염에 영향을 미친다고 보도를 했다가 관련 생업에 종사하는 분들에게 비난을 받은 적이 있다. 일반적으로 가정에서 음식 조리할 때 발생하는 연기 역시 대기오염에 영향을 미치는 것도 사실이다. 우리나라는 현재 어디에서 얼마의 오염이 유발되는지 정확히 모르는 상태에서 환경의 중요성에 대한 경각심만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생활수준이 높아진 우리나라 국민들은 기꺼이 환경개선을 위해 비용을 지출할 의향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우리의 성숙한 의식과 상관없이 지역 혹은 개인의 이익을 지키는 과정에서 물류분야의 연계성 문제로 우리의 건강과 경제적 손실이라는 부메랑을 맞는 경우가 생기고 있다.
 


지난주 미세먼지 3법이 발효됐다. 식물국회라는 비아냥거리는 소리를 듣는 국회도 ‘삼한사미’의 고통을 호소하는 국민들을 외면할 수 없었던 것 같다. 물론 그들 역시 이 환경이 고통스러웠을 것이다. 미세먼지 3법 중 가장 많은 비중을 두는 부분은 노후 경유 차량의 도심진입 방지와 친환경 차량으로 교체하는 것이다. 환경부 발표에 따르면 경유 차량은 수도권 미세먼지 배출원 1위이다. 경유 차량 중 운행 빈도가 가장 많고 생활 밀착형 차량인 1톤 트럭은 전국에 대략 230만대가 운행 중이다. 안타까운 사실은 1년간 16만대의 1톤 트럭이 판매되는데 99.9%가 경유 차량이고 최근 5년간 자동차 정기검사에서 불합격이 된 경유 차량이 97만 대라는 점이다. 중국 오염원, 발전소, 공장 등 거대 오염물질 배출원보다 가까이에 있는 소형 배출원이 오히려 우리 건강을 더 해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의구심이 드는 대목이다. 더 무서운 이야기는 안양대 연구팀이 발표한 최근 보고서에 초미세먼지가 증가할 경우 국민들의 심혈관질환, 호흡기질환, 폐암 증가율이 모두 10% 이상 상회한다고 분석했다. 우리가 애용하는 택배 서비스가 궁극적으로 나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고 본인한테 부메랑으로 돌아오는 것이다. 국회는 이번 법에서 과거 정부의 ‘클린디젤’ 정책을 공식적으로 폐기하고 경유차 감축을 추진하고 LPG 화물차에 대한 보조금 지급과 LPG 차량사용 제한 폐기 등으로 친환경 자동차 보조금 확대를 주요 골자로 하고 있다. 이미 우정사업본부는 우체국 택배차량 35%를 LPG 차량으로 전환하는 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 이처럼 미세먼지가 발생되는 오염원을 막는 정책은 중요하다. 그러나 물리적인 축소와 교체도 중요하지만 해당 배출원, 즉 차량들의 효율적인 운행과 관리체제 마련을 통한 친환경 생태계 구축도 병행돼야 실질적인 개선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이 대목에서 정부가 지속가능한 생활환경 조성과 효율적인 물류체계 구축 과정에서 국민들과 발생하는 마찰들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물류시장에서 물류수단 이용은 수단별 특성에 따라 나눴져 있다. 선박은 화물을 항구에서 항구까지, 기차는 역에서 역까지, 대형트럭은 항구, 역 등에서 도시내 물류거점까지 그리고 마지막 상가나 집 앞으로는 소형 트럭이 운송하는 구조이다. 선박은 주로 장거리, 기차는 중거리, 트럭은 단거리 그리고 트럭의 크기에 따라 그 이송범위가 달라진다. 그런데 대형트럭의 역할을 소형트럭이 한다면 어떤 일이 발생할까? 아마도 이동거리가 길어지고 그 운송횟수도 늘어나서 효율이 떨어질 것이다. 효율이 떨어진다는 것은 연료를 많이 소비한다는 뜻이고 매연을 많이 발생시켜서 미세먼지의 주범이 될 수밖에 없다. 한편, 물류시장은 소비자들의 니즈 변화로 큰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 물류와 유통에 대한 경계가 사라지고 다품종 소량 생산으로 인한 빈번한 라스트 마일(last mile) 물류서비스가 확산 중이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보고 있는 택배 트럭이 이 라스트 마일을 지탱하고 있는 중요한 조력자들이다. 그러나 그들은 타의로 인해 미세먼지 유발의 조력자가 되기도 하다. 우리나라에서 인구가 많이 살고 있는 대도시에서 이러한 현상이 더 심한 것이 현실이다. 과연 불합리한 트럭운송의 문제는 어디서 오는 것일까? 국가 물류정책의 오류일까, 물류기업의 운영 실패일까?

정부는 국가물류기본계획을 5년 단위로 수립하고 매년 실행계획을 수립하면서 변화하는 환경에 수정작업을 한다. 우리나라 국가물류기본계획은 당연히 물류수단별 물류기능을 구분해 두고 수출입 선두에는 항만, 이를 연결하는 배후물류수단으로 철도와 도로가 역할을 하도록 돼 있다. 인구가 밀접한 대도시에는 지역별로 공동물류센터를 두고 대형트럭이 항만, 공항 등에서 온 화물을 하역, 집적, 보관을 하게 된다. 마지막 소형트럭이 지역공동물류센터에서 고객들에게 상품을 이송하는 것이 계획상 물류흐름이다. 그러나 도시내 공동물류센터나 공동물류단지는 지역주민들이 기피하는 주요 시설 중 하나이다. 2018년 대두가 됐던 하남 ‘신세계 물류센터 입주 반대’ 사례를 보면 물류센터 설립으로 교통체증이 유발되고 이는 결국 지역민들의 불편과 함께 부동산 가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이러한 사건의 빈번한 발생은 근접지역에 물류거점을 두지 못하고 원거리인 고속도로변이나 수도권 외곽지역에 물류센터가 설립되는 것이다. 외곽에 설립된 물류센터는 결국 앞의 <그림-1>처럼 수도권 전체가 미세먼지 오염에 시달리게 되는 주요 원인이 되는 것이다. 수도권 주변 물류센터에서 서울로 빈번하게 오고가는 노후 경유 차량으로 인해 수도권 전체가 대기오염 발생의 중심지가 된다는 것이다. 또한 공동물류센터의 부재는 부대시설인 화물차공동주차장 부족으로 연결돼 야간 도로변에 다수의 불법트럭 주차를 야기시키고 이는 환경오염뿐만 아니라 야간 교통사고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국립환경과학원 조사에 따르면 부산, 인천, 울산 등 주요 항만도시는 내륙도시보다 환경오염이 더 심각한데 접안 선박이 배출하는 미세먼지와 항만으로 오고가는 화물차량으로 인해 이중으로 대기오염에 시달리기 때문이다. 주요 항만도시의 초미세먼지 배출 중 항만관련 비중(비도로이동오염원)은 부산 77%, 인천 33%, 울산 36%로 전국 평균 18%보다 월등히 높다는 것이다. 한편, 항만도시 역시 항만배후 도시민들의 민원 등으로 인해 도시내 충분하고 체계적인 물류센터 건설이나 체계 구축을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모든 현상에는 해결방안이 있고 단일 주체가 나서서 단번에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다수가 다양한 노력을 통해서 해결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현재 우리나라가 직면하고 있는 미세먼지 기인의 대기환경 오염은 누구의 탓이라는 비난보다 생활주변 오염 배출원이 어떻게 발생되는지 그 실타래를 잘 확인하고 환경오염 자체를 관리할 수 있는 생태계 조성이 필요한 것이다. 우선 오염 배출원 규제, 교체, 축소 등 관련 법안 정비가 필요하다. 최근 진행된 미세먼지 관련된 법안들이 이러한 움직임의 첫걸음이라 할 수 있다. 둘째는 배출원 관리를 위한 합리적인 계획 마련이다. 특히 주요 오염 배출원이 되는 물류 수단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물류시장에 우선 적용돼야 할 것이다. 물류 수단의 특성에 맞게 원거리, 중거리, 근거리에 맞는 물류수단 사용과 이들이 효과적으로 연계될 수 있는 항만, 역, 거점물류센터, 지역물류센터 등 물류 거점 간 체계적 계획과 실행이 필요하다. 셋째는 최신 물류 및 건축기술 등을 활용해 지역주민들과 공존할 수 있는 창의적이 실용적인 공동물류센터 마련이 필요하다. 일본의 경우 다수의 물류복합시설을 마련해 지역주민에게 편의를 제공하면서 한번으로는 오염물질과 교통체증을 최소화하는 형태의 복합물류센터를 건설해 각광을 받고 있다.

넷째는 철도역, 항만, 고가도로 등 주요 물류거점 주변에 있는 잉여용지나 맹지 등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도시주변 혹은 내부에 산재해 있는 미이용 용지를 효과적으로 사용할 경우 도시의 슬럼화 방지, 교통부담 최소 및 지역민들의 재산권 상승에도 기여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나 지자체 차원에서 건축법, 도시계획법의 적절한 개정이나 지원도 병행돼야 할 것이다.

다섯째는 물류센터, 철도역, 화물차공동주차장, 항만, 공항 등에 에너지 순환률 100%의 친환경 에너지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항만 공간에서 소비되는 에너지 전체를 바다와 연안이라는 공간을 활용해 해상풍력, 태양광, 조력 등을 통해 생산해 자급자족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화석연료를 통해 에너지 공급이 없고 자급자족이 가능하게 돼 환경오염 발생을 최소화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정부는 국가물류기본계획, 지역물류기본계획을 보다 정교하고 실질적이며 개방적인 형태로 수립해 국민들이 받아들이고 같이 할 수 있는 방향으로 실행해 가야 한다. 국민들은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물류가 국가적으로 어떻게 움직이고 나한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이해하고 보다 나와 가족들이 건강하고 편안한 생활을 위해 필요한 의무라 생각하고 공공물류계획에 대한 협조가 필요하다.

‘난 모르는 일’, ‘나만 잘 살면되지’ 라고 시작한 작은 일들이 큰 환경재앙의 부메랑으로 온 것과 달리, 이건 내일, 모두가 같이 살기 위해 해야 하는 일이라는 인식 전환이 깨끗한 환경이라는 선물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점을 서로가 공유해야 할 것이다. 아마도 이쯤 되면 우리가 중국의 대기환경 오염이나 배출원 관리 문제를 비난할 필요 없이 그들이 우리의 성공사례를 배우기 위해 방문하는 일이 생길 것이다.


 

< 물류와 경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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