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해운사 하파크로이트가 황산화물(SOx) 규제에 따른 비용 인상분을 메우기 위해 새로운 유류할증료(BAF) 도입 카드를 꺼내들었다.
하파크로이트는 2020년 1월 시행되는 SOx 규제를 겨냥해 내년 1월부터 새로운 유류할증료 MFR(Marine Fuel Recovery)을 적용한다고 11일 밝혔다.
IMO(국제해사기구)는 2020년 1월부터 선박 연료유의 유황 함유율을 3.5%에서 0.5%로 낮추는 규제를 도입한다. 새로운 규제에 따라 선사들의 비용은 대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머스크라인과 MSC는 내년 1월부터 새로운 유류할증료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했으며, CMA CGM도 규제에 따른 반기별 신규 유류할증료를 내놓는 등 글로벌 선사들은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파크로이트까지 대응책을 내놓으면서 일본 오션네트워크익스프레스(ONE) 및 중국 코스코 등의 선사들의 행보가 주목되고 있다.
하파크로이트는 새로운 규제 도입으로 공정한 경쟁과 환경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평가하면서도, 대폭적인 비용 증가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 해운사는 대응책으로 내년 1월부터 투명성이 높은 MFR을 단계적으로 도입, 기존 연료유 관련한 할증료를 순차적으로 대체하겠다는 계획이다.
MFR 할증료는 연료유 가격에, 수송 단위 20피트 컨테이너(TEU)당 연료유 소비량을 곱한 액수를 기준으로 한다. 연류유의 종류, 정박 시간, 항로별 특정 요인 등의 변수를 곱해 산출하는 방식이다. 하파크로이트는 TEU당 MFR 샘플 수치를 제시했다. LSFO(저유황중유)의 t당 가격이 650달러일 경우, 아시아-유럽항로에서 254달러, 북미 동안항로에서 321달러, 서안항로에서 171달러다.
새로운 규제에 대해서는 스크러버(황산화물저감장치) 탑재 등 여러 대응책이 있지만, 규제가 발효되기까지 기간이 짧다는 점을 고려하면 유황 함유량이 적은 규제 적합유 사용이 현실적이라는 게 선사들의 견해다.
하파크로이트 최고경영자(CEO) 롤프 하벤 얀센은 “더욱 엄격한 규제를 통해 환경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에 대한 추가비용이 발생하는 것은 분명하다”며 “2020년까지 준수해야할 대책에 대한 현실적인 대안이 없다”며 도입 배경을 밝혔다.
하파크로이트는 현재 유황 함유율이 높은 HSFO(고유황연료유)와 유황 함유율이 0.5% 이하이면서 규제에 적합한 LSFO의 가격 차이가 2020년 t당 250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2020년 해운업계 전체 추가비용은 연간 600억달러, 자사에서는 10억달러 이상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하파크로이트는 규제 적합유 이외의 대응에 대해서도 검증을 추진할 예정이다. 컨테이너선 1척을 LNG(액화천연가스) 연료 추진선박으로 보수하고, 2척의 선박에 스크러버를 탑재해 내년께 시범운항을 실시할 계획이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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