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9-28 09:39

덕양유엘씨, 대만·베 포워더와 손잡고 해외물류시장 활로 개척

피플인사이드 / 덕양유엘씨 양재도 대표이사
연내 유수 해외기업들과 합작사 설립
어려운 물류환경에도 이커머스·창고업으로 매출액 두자릿수 성장


올해로 창립 30돌을 맞은 국내 토종 포워더(국제물류주선업체) 덕양유엘씨가 새로운 도약을 위한 대항해에 나선다. 연내 대만 베트남 유수의 포워더와 합작사(JV)를 설립해 장기적으로 미주시장 진출을 타진하는 등 해외물류사업 강화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계획이다.

올해 이커머스(전자상거래)와 창고업을 중심으로 회사의 외형을 확대해 나가고 있는 덕양유엘씨 양재도 대표이사는 향후 신시장 개척으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해 한 단계 앞선 도약을 이뤄내겠다고 밝혔다.

Q. 창립 30주년을 맞아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린다.

덕양유엘씨는 30년 전에 덕양해운이라는 벌크선사로 출범했다. 창립자인 오중세 회장이 2006년까지 이끌어 오던 회사를 제가 2007년부터 바통을 이어받아 포워딩사업을 이어오고 있다.

30년이면 강산이 3번이나 변한다. 아직까지 회사가 건재하게 운영되고 있다는 사실이 자랑스럽고 감개가 무량하다. 특히 대기업이 아닌 중소기업으로서 30년 물류 외길을 걸어왔다는데 큰 자부심을 느낀다.

Q. 덕양유엘씨의 서비스 경쟁력은 무엇인가?

인도 미얀마 인도네시아 중국 등에 해외법인을 설립한 덕양유엘씨는 해상·항공포워딩과 육상운송업, 창고업을 영위하고 있다. 전 세계 100여 개국의 파트너들과 긴밀한 연계를 통해 화주들에게 안정적인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저희가 지금까지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비결이라면 고객맞춤형 서비스를 최우선 가치로 삼아왔던 게 아닌가 생각한다. 고객맞춤형 서비스에 집중하다보니 자연스레 경쟁력도 생기게 되더라. 고객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과 그 니즈를 매치시켜주는 게 곧 고객맞춤형 서비스다.

저희는 고객의 화물을 목적지까지 적기에 안전히 인도하기 위해서라면 어디든지 달려간다는 각오로 업무에 임하고 있다. 그것을 위해 중소기업임에도 직원들이 해외출장을 가는데 제한을 두지 않고 있는 게 한 예라 할 수 있다.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전 직원이 출장기회를 갖는 것이다. 해외에 나가서 현장에서 부딪히다보면 자연스레 노하우도 쌓이고 서비스의 질로 연결되기 마련이다.

또한 모든 직원들에게 업무적이던 업무적이지 않던 간에 본인들이 받고 싶은 사내외 교육을 무한정 시킴으로써 능력을 배양시키고 있다. 직원들의 만족은 고객 서비스 질 향상으로 이어진다. 이런 게 덕양이 가지고 있는 경쟁력이라고 생각된다.

Q. 회사를 이끌어오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무엇인가?

워낙 많은 일이 있었지만 그 중에서 특히 세 가지가 기억에 남는다. 지난 2014년 인도로 향하던 벌크선이 태풍을 만나 거의 침몰할 뻔 했던 사고가 났다. 그 당시에 선적했던 거의 모든 화물은 침수됐고 일부 화물이 바다에 빠지는 일이 발생했다. 이 사고로 바다에 손실된 화물들을 다시 생산해 긴급히 날랐다. 침수된 화물들을 부두에서 보수하고 재검사받는 시간들을 보낼 때 “아~ 이제 회사 문을 닫아야 하나보다”하는 두려움과 절망감에 빠졌던 시간이 있었다. 그러나 화주의 적극적인 도움을 통해 일정 시간이 흐른 후에 모든 일이 정상화 됐다.

두 번째로는 여러가지로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다 겪은 후에 2016년 7월 인천 경인항에 1만745㎡(약 3200평) 규모의 자가 창고를 보유하게 된 일이다. 다행히 올해부터 이익을 내주고 있고 앞으로 덕양의 효자로 성장할 수 있는 신사업이라고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덕양에서 근무했던 수많은 직원들이 기억에 남는다. 중소기업이지만 함께 뒹굴고 땀 흘렸던 소중한 분들이었다. 지금은 더 좋은 직장에서 더 큰 역량을 발휘하고 있을 텐데 이 지면을 빌어 다시 한 번 감사를 전하고 싶다.

Q. 덕양유엘씨의 최근 경영실적을 평가한다면?

2007년부터 2015년까지 포워딩 분야에서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어오다 2016년부터 대형건설사들의 해외공사 수주 급감으로 프로젝트 화물이 크게 줄어듦으로써 성장세가 한풀 꺾였었다.  프로젝트 화물에 대한 사업포트폴리오 비중이 컸던 업체들은 피해가 컸을 것이다.

우리도 프로젝트 화물 비중이 적지 않지만 거래처를 꾸준히 유지 확보하며 창고와 이커머스 사업을 확대해 나간 덕에 매출을 두 자릿수 이상 끌어올렸다. 외부환경이 좋았더라면 1000억원 돌파가 가능했을 것이다. 경인항에서 운영 중인 자가 창고와 덕평에서 임차 중인 창고는 이커머스 사업 확대를 통해 시너지를 내고 있다.

경인항은 일반 잡화, 덕평은 의류전문 특화 창고로 거듭나고 있다. 여기에 덕양의 자회사인 티앤고우에서 운영 중인 4곳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 채널에서 주문량이 늘면서 창고 운영이 빛을 발하고 있다. 향후 1곳의 자가 창고를 추가로 확보해 수도권 물류거점 역량을 더욱 강화하고자 한다.

현재 이커머스사업 확대로 창고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에 대비하고 있다. 올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약 15% 증가한 700억원대를 달성할 거라 본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매출액이 늘어났다는 점에 자부심을 느낀다. 내실을 기하다 보면 기회가 자연스레 찾아온다는 각오로 당분간은 내실경영에 집중할 계획이다.

Q. 해외물류거점 확보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향후 해외진출 계획은?

국내 물류환경을 보라. 7대 대기업 물류자회사가 국내 수출입 컨테이너 화물의 83%를 처리하고 있지 않나. 저희는 이런 환경을 탓할 겨를이 없다. 그래서 중소기업이지만 해외로 노크한 것이고 이게 적절했다고 생각한다. 현재 덕양의 해외물류 네트워크망인 인도 미얀마 중국 상하이는 나름대로 자리를 잡았다.

올해 하반기에는 베트남 물류시장에 진출한다. 임금인상으로 중국에 있던 제조생산기지가 동남아시아로 옮겨가고 있는 추세에 발맞춰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저희가 설립한 동남아 해외법인에서 미국으로 수출되는 물량을 처리하는 것이다.

회사의 목표달성을 위해 해외 유수 물류기업들과의 합작을 모색하고 있다. 대만 물류시장에서 선두자리를 다투고 있는 CIF(China International Freight)와 베트남 최고의 물류기업인 VNT(Vinatrans)가 덕양과의 JV 설립을 앞두고 있으며, 연내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JV 참여기업들과의 협력을 통해 중국 대만 베트남 인도 미얀마 인도네시아 태국 홍콩 등 8개 나라의 물류네트워크를 구축해 미국 진출을 이뤄내겠다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해외에서는 회사의 외형보다는 능력을 우선시 해주기 때문에 국내보다는 더 기회가 많다고 생각한다.

Q. 지난 30년 동안 국제물류업계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최근 시장 환경은?

솔직히 지난 30년 동안 어렵지 않았던 시절이 있었나. 좋으면 좋은 대로 나쁘면 나쁜 대로 위기가 있었다. 일례로 회사에서 내년엔 시장환경이 좋으니 대강해보자고 했던 기억은 없었다. 좋을 땐 확장해야 한다고 독려하고 나쁠 땐 죽지 않으려면 뛰자고 독려했던 기억만 난다. 제가 직장을 다닐 때나 사업을 하던 때나 늘 긴장하며 살았으니까.

올해 경제 지표를 보면 성장한다고 하지만 저희 업계와는 거리가 멀다는 느낌을 받는다. 미국의 보호무역 영향, 선사들의 재편 과정, 대기업물류 자회사들과의 무한 경쟁 속에서 중소물류기업으로 살아간다는 게 말처럼 정말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라는 각오로 우리만의 생존을 위한 방향을 모색하다 보면 특화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본다.

인공지능(AI)의 발전, 블록체인 등 세상이 화살처럼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잠깐 딴청피우면 따라가질 못하는 세상이 되어버렸다. 우리 물류업계도 마찬가지다.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세상의 변화에 따른 물류업계의 변화에 대응해야 할 환경이 닥쳤다고 본다. 컨테이너선사의 재편과정이 끝날 때 해운물류시장이 어떻게 변하게 될지 노심초사하는 심정으로 바라보고 있다. 내년이나 내후년에 선사들의 재편이 마무리된 후 물류비가 크게 오를까봐 걱정된다. 이러한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덕양은 내실경영에 더욱 집중할 것이다.

Q. 향후 회사를 어떻게 이끌어갈 지 궁금하다.

저는 사업을 시작할 때부터 지금까지 일관되게 생각하는 소신이 있다. 비록 대기업이 아니라서 도와줄 계열사는 없더라도 “우리 직원들끼리 똘똘 뭉쳐 화목하자, 우리 직원들이 화목해야 우리의 고객들이 행복해진다, 행복해진 고객은 우리의 노고를 무시하지 않고 우리를 꼭 다시 찾아주고 없던 일도 만들어 준다는 믿음이 있다”라는 것이다.

결국 일은 사람이 하는 것이다. 사람인 우리 직원을 행복하게 만들어 사회에서 행복바이러스를 전파하는 소금과 같은 역할을 하게 만들자는 소신을 갖고 있다. 그래서 회사의 규모나 매출에 신경쓰기 보다는 조그마한 것이라도 우리에게 주어진 사회적 소명이 무엇인가를 찾으며 사업도 이런 방향으로 전개해 볼 생각이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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