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9-13 15:21

‘보호무역 vs 전자상거래 활성화’ 항공화물 관망세

7월 세계 항공화물시장 2.1% 성장…2016년 5월래 최저치
중동지역 성장률 5.4%로 가장 높아, 아프리카는 나홀로 역신장세
여객시장, 성수기 힘입어 6.2% 성장…아태지역 항공사 高성장


전 세계 항공사가 취급한 7월 화물수송실적(FTK·화물톤킬로미터)이 2016년 5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로 집계됐다. 점진적 성장세를 보이던 계절성(seasonally adjusted) 물량이 주춤해지고 있다는 평가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7월 세계 항공화물수송실적 성장률은 2.1%에 그쳐, 5개년 평균치인 5.1%에 크게 못 미쳤다. 지난달에는 일본계 화물기 전문 운영사인 일본화물항공이 항공기 유지관리기록 조작으로 운항중단조치를 받으면서 성장률이 2.7%로 반 토막 났었다.

IATA는 “미국의 구매자관리지수(PMI)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아시아와 유럽의 제조업 경기 회복세는 여전히 부진해 항공수요의 성장세가 약세를 띠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동 5.4%↑…아프리카 역신장세 지속

지역별 성장률은 아프리카를 제외한 전 지역이 성장세를 이어갔다. 특히 점유율 13.7%를 차지하고 있는 중동지역이 5.4%의 성장률(국제+국내선)을 기록해 6개 지역 중 가장 활황세를 띠었다. IATA는 “근 2년 중 중동계 항공사들의 수출입 FTK 성장률이 가장 높았다”면서도 “계절성 물량이 회복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연간 성장률은 지난 5개년 평균치인 9.4%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뒤이어 중남미지역 성장률은 3.0%로 집계됐다. 중소지역으로 운송되는 물동량은 여전히 두 자릿수의 성장률을 거두고 있지만, 전체 수출입은 여전히 침체기에 있다는 분석이다.

유럽과 북미지역 성장률은 각각 2.6%를 기록했다. 유럽지역은 연 초 제조업계의 수출계획이 부진할 거란 전망이 나왔지만, 지난 몇 개월 동안 항공화물은 호황을 띠고 있다.

북미지역은 현지 항공사들이 실어 나르는 항공화물이 지난 몇 개월 동안 두 자릿수의 성장률을 보였지만 7월에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에 그쳤다. 특히 미국 경제 성장과 달러 강세가 지속되면서 수입물동량은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오고 있다. 미국 제조기업들의 공급망이 병목현상(bottleneck)을 보이는 점도 수요를 끌어올리는 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세계 항공시장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아시아태평양지역은 무역분쟁 여파로 인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에 머물렀다. 일본과 중국발 수출물동량이 약세를 띠면서 이 지역 항공사들의 항공화물 성장률도 하강하고 있다. 7월 수출입 FTK는 5개년 평균치인 4.3%보다 크게 못 미친 0.5%에 그쳤다.

아프리카는 6월에 이어 역신장세를 이어갔다. 이 지역 7월 성장률은 지난해 동월 대비 8.3% 역신장했다. 주요 교역지역인 중동 유럽 아시아의 수요약세가 실적부진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국내외 공급량(AFTK·유효화물톤킬로미터)은 전년 동월 대비 3.8% 증가했다. 공급 성장률은 지난 3월부터 수요를 앞지르고 있지만 성장률 격차가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다.

화물적재율(로드팩터)은 전년 동월 대비 0.7%포인트 감소한 42.7%로 집계됐다. 중남미지역의 화물적재율이 나 홀로 3.6%포인트 확대됐으며, 아시아태평양 유럽 중동 북미 아프리카는 뒷걸음질 쳤다.

1~7월 FTK 성장률은 4.3%로 집계됐다. 지역별로 중남미가 9%의 성장률로 가장 높았고, 북미가 4.8%, 중동이 4.5%, 아시아태평양이 4.0%, 유럽이 3.9%를 각각 기록했다. IATA는 최근의 성장률 침체에 올해 전망치를 4.0%로 낮춘 상황이다.

AFTK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8% 증가했으며, 화물적재율은 0.2%포인트 하락한 44.4%로 집계됐다.

IATA는 내년도 항공화물시장 전망에 대해 “세계적인 보호무역주의 바람으로 화물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지만, 전자상거래시장의 활성화로 항공물량이 늘어날 수도 있다”며 “세계 무역전쟁에 따른 리스크를 앞으로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성수기 진입한 여객시장…7월도 활황세

본격 성수기에 진입한 여객시장은 순조로운 모습을 이어오고 있다. 7월 전 세계 여객수송실적(RPK·유상여객킬로미터)은 전년 동월 대비 6.2% 증가했다. 지역별로 아시아태평양은 지난해 동월 대비 9.4%의 증가세를 보여 가장 높은 성장률을 거뒀고, 중남미가 5.3%, 북미가 5%로 뒤를 이었다.

공급(ASK·유효좌석킬로미터)은 5.5%의 증가율을 기록했으며, 탑승률은 0.6%포인트 상승한 85.2%로 집계됐다.

상반기 수송실적은 6.9%의 성장률을 거뒀으며, 공급은 6.1% 늘어났다. 탑승률은 0.7%포인트 상승한 81.9%를 기록했다.
 

< 류준현 기자 jhryu@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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