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7-03 09:22

[생활물류] 북극 항로와 4차 산업기술의 역할

[생활 속 재미있는 물류 이야기]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이성우 본부장

지구 온난화의 혜택이라는 역설적인 말로 등장한 북극항로는 북극의 미개발 부존자원과 아시아-유럽간 단거리 무역로를 무기로 새로운 시대의 게임체인저(game-changer)로 부상 중이다. 실제로 동북아와 북유럽을 연결하는 북동항로(NSR: Northern Shipping Route)는 기존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는 항로와 비교했을 때 부산-로테르담 구간을 기준, 거리는 7000km, 시간은 9일 정도 단축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한중일 삼국뿐만 아니라 아시아 주요국 그리고 유럽의 여러 나라들이 해당 항로를 이용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중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을 미국의 서부개척시대 골드러쉬(gold rush)에 빗대어 콜드러쉬(cold rush)라는 언급하면서 북극항로에 대한 관심을 조명하고 있는 중이다. 북극항로 중 북동항로는 대부분의 항로가 러시아 연안을 통과하고 있어 러시아를 중심으로 북유럽 연안국인 노르웨이, 덴마크, 아이슬란드 그리고 이 항로의 최고 혜택을 기대하는 한국, 중국, 일본이 콜드러쉬의 금맥을 찾고 있는 주인공들이다. 물론 북극항로의 다른 쪽인 북서항로(Northern West Passage)에 있는 미국과 캐나다 역시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으나 환경중심의 국가 정책, 해상항로의 거리 단축효과가 낮은 이유 등으로 현재 북극항로의 주관심 대상은 우리나라와 연결되는 북동항로가 주인공이 되고 있다.

북극항로(북동항로를 여기서는 북극항로라 지칭)는 수에즈 운하를 통해 우리나라 부산항에서 유럽의 로테르담항을 가는데 28일 정도 소요되고 유라시아를 관통하는 철도인 TSR(Trans-Siberia Railroad)을 이용할 경우 15일 정도 소요된다. 반면 북극항로를 이용할 경우 운송시간이 18~19일 정도 소요된다. 해상항로의 가장 큰 단점인 시간문제를 극복했다는 점에서 그 가치가 있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비용측면에서 해상운송은 육상운송과 비교했을 때 지역의 특성 등에 따라 큰 차이가 있으나 적게는 3, 4배 많게는 10배까지 절감할 수 있다. 특히 최근 발주되고 있는 2만 TEU(20ft짜리 컨테이너 1개를 TEU라 함)급 대형선박의 발주는 규모의 경제 실현과 함께 더욱 육상운송과의 가격 경쟁력에 우위를 점하고 있다. 즉 북극항로는 이런 관점에서 시간 소요의 약점을 극복하고 저비용이라는 강점을 부각시킬 수 있는 이유로 매력적인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세상에 모든 이치가 그렇듯이 달콤한 열매를 쉽게 얻을 수 없듯이 북극항로 역시 우리 인류의 많은 고민과 노력을 통해서만 이용이 가능하다. 북극항로는 <그림-2>에서 보듯이 1970년대 이후 북극지역의 빙하들이 빠르게 녹아내리면서 그 길을 허락하기 시작했다. 물론 19세기 후반 러시아 탐험가들이 이 항로를 개척해서 열기는 했으나 탐험가들만의 미지의 영역으로 남았으나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현재는 대략 5월에서 9월 사이에는 쇄빙선의 보호 없이도 이용 가능한 상황까지 된 것이다. 물론 이런 계절적인 이용은 해운기업측면에서는 경제성을 확보할 수 없다. 그래서 일시적인 자원 운송이나 국가차원의 시범운송 차원에서 북극항로 이용이 이루어지고 있다. 경제성을 확보하려면 대략 3월에서 11월, 즉 9월 이상 운항이 가능해야 말 그대로 콜드러쉬가 시작될 것이다. 그러나 북극항로의 이용은 단순히 빙하가 녹아내리기만 기다린다고 해서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환경적으로 매우 민감한 곳이고 극한지역으로 인류의 접근이나 생활이 곤란한 공간이므로 지금부터 대상지역을 파괴하지 않고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이용방법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인류가 본의 아니게 이용 가능하게 된 북극항로를 지속가능한 관점차원에서 활용하기 위해서는 이 항로가 가지고 있는 문제점, 장애물 등에 대한 깊은 이해와 지속가능한 해결책을 강구해야 한다. 북극항로가 가지고 있는 문제점은 매우 많다. 자연적인 측면에서는 랍터프(Laptev) 해협의 낮은 수심, 영하 40도 이하의 낮은 온도, 빙하가 녹아내림으로 발생하는 기후변화와 아이스 볼(ice ball) 제트해류, 원주민의 생활기반 파괴 등이 문제점으로 대두된다. 인위적인 관점에서는 통과선박을 지원하기 위한 쇄빙선 부족, 항로 통과와 선박 지원을 위한 중간기착 항만 부족, 인재발생시 구난이나 구호시설 및 인력 부족, 러시아 북극연안지역의 화물집적을 위한 기반 부족 그리고 해당 항로를 통과할 선박과 이를 운영할 훈련된 선원들의 부족 등 수많은 문제들이 남아 있다. 또한 단순한 북극항로 이용만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개발과 이용을 위해서는 북극이라는 환경민감지역을 통과하는 선박들의 대기오염, 수질오염 등에 대한 방지를 위해 사용 연료 제한, 선박사고 방재 등에 대한 엄격한 기준이 적용돼야 한다. 이렇듯이 북극항로는 많은 문제를 가지고 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현명한 인류의 고민이 필요하다.

최근 북극항로 이용에 대한 러시아, 중국 등 세계 강대국들의 적극적인 진출과 관심이 표출되고 있다. 북극해 지역은 인류가 개발하지 않은 미채굴 자원의 20~30%가 있는 곳이다. 따라서 자원 확보가 필요하거나 해당 자원을 팔아야 하는 국가들의 입장에서는 해당 지역의 개발이 우선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자원 확보와 수출을 위해 북극해의 환경을 훼손시킬 경우 되돌릴 수 없는 재앙이 인류에게 찾아올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북극항로 이용은 보다 신중해야 하고 시간을 두고 접근을 해야 한다. 북극항로 이용에 적극적인 러시아, 중국, 한국, 노르웨이 등에 비해 미국, 캐나다, 덴마크, 일본 등은 상대적으로 소극적이며 환경친화적 관리를 우선시 하고 있는 경향이 있다. 물론 그 이면에는 정치적인 이유도 일부 있겠지만 큰 틀에서는 북극항로를 통한 북극해의 환경파괴에 대한 우려와 함께 신중한 접근을 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러한 의견이 반영이 돼 국제해사기구(IMO: International Maritime Organization)에서 Polar Code라는 북극항로 이용 지침을 마련했다. IMO는 북극항로 이용을 환경의 총량에서 고민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현재 지구온난화 주범인 Co₂의 전세계 발생량의 3.3%가 해운이 원인이고 2050년까지 20~60%까지 Co₂ 발생량을 줄이고자 노력 중에 있다. 북극항로 이용은 연료 소모와 Co₂ 발생을 40%나 줄일 수 있는 주요한 환경개선 요인이 되지만 환경민감지역인 북극항로에서 오염을 유발하거나 사고가 생기면 안 되는 것이다. 결국 이러한 환경적 개선 효과를 극대화하고 리스크 요인을 최소화하기 위해 IMO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한편 북극항로의 환경적 이용 그리고 경제적 이용을 동시에 추구하기 위한 새로운 아이디어가 있다. 북극항로와 4차 산업기술의 접목이다. 어떻게 보면 서로 연결이 되지 않을 것 같은 단어지만 조금만 더 생각하면 그 연계성에 대해 쉽게 이해가 가능할 것이다. 일반적으로 운송수단의 사고는 인재가 80%이상이라는 통계가 있다. 그래서 무인차량에 대한 개발이 진행 중이다. 사고를 줄여서 생명 보호와 경제적 손실을 줄여보자는 뜻이 담겨 있다. 선박 역시 예외가 아니다. 최근 우리나라 선박사고의 대부분이 선장 혹은 선원들의 일탈이나 부주의 등으로 일어났고 이로 인해 엄청난 대가를 지불하고 있다. 이러한 차원에서 북극항로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주요 국가들은 북극항로 이용에 무인선박을 투입하고자 기술 개발과 실용화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극한지역이라 선원들의 탑승자체가 힘들고 사고가 나면 절대로 안 되는 이 지역에 무인선박을 통한 운행은 어떤 측면에서 필수불가피한 사항일 수 있다. 또한 선박이 있으면 항만과 배후 물류시설이 있어야 한다. 이 역시 4차 산업기술을 통해 자동화, 무인화가 진행 중인데 북극해 연안의 항만은 더욱 스마트 항만이라 불리는 4차 산업기술이 접목된 항만이 필요하다. 자율운항선박, 무인하역장비와 트럭, AI에 의한 항만운영 및 관리, IoT를 통한 자체 화물인식, 보관 및 처리 등이 가능한 4차 산업기술을 결집시킨 공간이다. 인류가 거주하기 어려운 공간에 4차 산업기술을 통해 스마트 항만과 물류센터 등이 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4차 산업기술 적용에 가장 큰 장애물인 일자리 소멸에 따른 노조의 저항이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북극항로 상용화에 필요한 다양한 장비, 시설 그리고 시스템이 현재 우리가 개발했거나 개발 중에 있는 4차 산업기술로 대체가 가능하고 이것이 북극항로의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는 방법이 된다.


어릴 적 본 공상과학 영화에서 외계 행성에서 인류가 살기 위한 기지를 만드는데 로봇, 무인장비 그리고 IoT(사물인터넷) 기술 등이 적용된 걸 본 것 같다. 아마 우리가 지구를 떠나 다른 행성에서 기지를 만들기 전에 미지의 땅인 북극지역이 그러한 공간이 되지 않을까 한다. 환경을 보존하면서 경제성을 위한 개발이 동시에 진행되기 위해서는 인간들의 이기심을 제어할 수 있는 새로운 방안이 강구돼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북극해 그리고 북극항로는 인간들이 만들어 놓은 또 다른 기술인 4차 산업기술을 <그림-3>처럼 적극 활용해 환경보호를 전제로 한 지속가능한 이용을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우리나라 역시 이러한 흐름에 적극 참여해 북극항로를 통해 게임체인저의 주도 세력으로 성장해야 할 것이다.

< 물류와 경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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