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1-06 15:13

인발협 “신정부 해양항만 정책, 특정지역에 쏠려있다”

인천지역 市·항만업계, 인천항 홀대론 제기

“새 정부의 해양항만 정책이 특정지역으로 지나치게 쏠리고 있습니다. 항만업단체, 시민단체가 힘을 합쳐 항만균형 특별발전법을 제정해야 합니다.”

인천시와 지역 시민단체, 항만업계가 새 정부의 인천항 ‘홀대론’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인천항발전협의회(인발협)는 지난 1일 지역 국회의원들과 항만업계 관계자들을 초청해 ‘인천항 현안사항 조찬간담회’를 가졌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는 박남춘 민경욱 등 10명의 여야 국회의원과 유정복 인천시장, 해수부 김양수 기획조정실장, 인천항만공사 남봉현 사장 등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이외에도 새얼문화재단 지용택 이사장, 인천항운노조 이해우 위원장, 인천지방해양수산청 임현철 청장, 선광 심충식 부회장, 영진공사 김승회 사장, 인천항도선사회 유세완 회장, 한국도선사회 나종팔 회장, 인천항발전협의회 이귀복 회장 등 총 130명이 참석했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인천항 발전은 대한민국 경쟁력을 위해 필요한 일이다. (정부의)투포트 정책에 의해 인천항이 상대적으로 위축되고 역차별 받는 점에서 많이 우려된다”며 “인천항 발전이 중요하다는 걸 당당하게 주장하고 문제를 풀어가는 지혜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민경욱 의원(인천 연수구을)은 “부산은 부산출신 장관으로부터 개발 예산 40%를 전폭 지원받고 있지만, 인천은 항만 인프라 예산이 전국 최저 수준이다. 인천항은 수도권을 대표하는 국제항으로 해양주권을 회복해야 한다”며 “특정 지역 쏠림 현상 등 지역 간 불균형을 해소하고 항만균형제정특별법 제정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간담회에서는 제1항로 증심, 배후단지 문제, 수도권 제2순환고속도로 등의 안건이 집중 논의됐다. 특히 항만 경쟁력 강화에 필수인 제1항로 증심이 최대 화두였다. 인천항 제1항로의 계획수심은 14m지만 실제 수심은 9~10m에 불과하다. 선박의 안전한 운항을 위해 갖춰야할 게 뱃길인데 수심이 부족해 항만경쟁력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이다.

팔미도에서 북항 입구까지 수심 미달인 곳은 54곳이다. 북항 일반부두는 17선석 중 8.2개가 선박 안전이나 운항 효율 문제로 계획수심을 확보해야 한다. 인발협은 부산신항의 토도섬 제거를 예로 들며 인천항이 홀대받고 있음을 시사했다. 정부는 부산신항 뱃길의 장애물로 지목되는 토도섬을 제거하기 위해 3400억원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재원을 투입했다.

인발협은 중앙정부가 재정을 투입해 계획수심을 확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수역관리권은 해수부가 2007년 항만공사에 이관했다. 문제는 수역관리권을 이전하기 전 중앙정부(해수부)가 계획수심도 확보하지 않고 IPA에 이관한 점이다. 이에 대해 해수부 김양수 기조실장은 “유지 준설 구역은 IPA가 하고 개발 준설 구역은 해수부에서 할 것”이라며 “북항 내항 중 이관되는 개발 준설 구역에 정부 지원을 투입하고, 유지 준설은 IPA에서 하도록 착수하겠다”고 말했다.

지지부진한 인천신항 배후단지 70만평 조성도 도마에 올랐다. 신항 항로 준설이 완료됐지만 매립토의 55%가 부족한 실정이다. 인발협 이귀복 회장은 “배후단지 일괄 공급에서 단계적 공급으로 전환하고, 배후단지 조성을 수익창출보다 물동량 창출을 목적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간의 매립작업에 대해선 크게 반대했다. 이 회장은 “민간업자가 매립을 맡게 되면 투자한 돈만큼 회수하게 되고, 임대료 상승으로 이어져 인천항의 경쟁력을 약화시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과 안산을 잇는 수도권 제2 외곽순환도로 12개 구간(259.6km)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인발협은 외곽순환도로가 인천항(신항 남항 내항 북항)의 항만물류를 내륙으로 연결하는 핵심구간인 만큼, 항만 배후도로망을 구축해 물류의 부가가치 제고 및 항만과 배후도시 상생의 기틀을 마련할 거란 기대감을 내비쳤다.

순환도로는 재정사업으로 지난 2015년 10월 예비타당성조사(AHP)를 시행했지만 타당성 부족으로 중단됐다. 포스코건설컨소시엄이 민간투자사업으로 제안하면서 지난해 8월 공공투자관리센터(PIMAC)에서 민간투자사업 제안서의 적격성을 재조사하고 있다.

인발협 이귀복 회장은 “사업 중요성에 대해 기재부가 공감하고 있고, 민간사업자의 제안내용에 합리적으로 타당성을 재검토하고 있다”며 “타당성 부족 시 AHP 등을 통한 사업추진 가능성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 류준현 기자 jhryu@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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