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7-27 09:48

커버스토리/ 세중해운 한명수 대표이사

"글로벌 SCM기업으로 거듭나겠습니다"
 
한국을 넘어 세계로 뻗어나가는 중소기업이 있다. 세중해운 이야기다. 2004년 태국법인 설립을 시작으로 베트남 중국 일본 홍콩 유럽 등 세계 곳곳으로 네트워크를 확장해 나가고 있다. 글로벌 브랜드 육성 차원에서 2011년엔 ‘CXL브랜드’를 새롭게 론칭했다. 최근에는 어렵기로 소문난 ‘바이오물류’에 뛰어들어 대대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진짜 목표는 글로벌 SCM기업을 추구한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도전과 혁신을 이끌고 있는 세중해운 한명수 대표를 만났다.
 
세중해운은 어떤 회사인가요?
 
세중해운은 한국계 글로벌 물류기업을 육성하자는 취지에서 1999년 설립됐습니다. 저는 바잉 오피스(Buying Office)와 국제물류주선업체(포워딩)에서 일하면서 물류산업을 접했습니다. 당시 물류영업은 거의 접대문화가 주를 이뤘는데, 술을 잘 못하던 제겐 살아남기 힘든 환경이었죠.(웃음) 일을 하면서 해외출장을 다닐 때마다 국내외 물류환경이 많이 다르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해외 물류기업은 자존감과 전문성이 뛰어났거든요. 저는 윗분들에게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이 필요하다고 역설했지만, 잘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마음이 맞는 후배들 몇 명과 함께 2002년 세중해운을 인수하며, 재창업을 했습니다. 우리 손으로 글로벌 물류기업을 키워보자는 목표를 가졌죠. 
 
최근 바이오물류사업에 대대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3~4년 전에 홍콩에서 투자자들을 많이 만났는데, 바이오사업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더군요. 그래서 바이오사업은 물류를 어떻게 수행하는지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게 됐어요. 대부분이 외국계 물류기업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었고, 중소물류기업이 어떻게 바이오물류를 수행할 수 있을지 고민했죠. 한국의 바이오물류사업은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였거든요. 국내시장은 선진 물류국가에 비해 약 25년 정도 뒤쳐져 있습니다. 국내 바이오물류는 매년 20% 이상 성장하고 있지만, 토종 물류기업의 활약을 찾아보긴 어려웠습니다. 저희도 머뭇거리며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결론적으로 사명감을 갖고 바이오물류사업을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죠. 외국계 기업이 시장을 선점하고 있었고 기술력과 경험을 갖고 있는 상황이라, 쉽게 따라가긴 힘들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데이터를 통해 격차를 줄여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현재 충북 오송 바이오생명과학단지 내에 150억원의 투자비를 들여 바이오물류 R&D(연구개발)센터 설립을 준비하고 있어요. 저희 같은 중소기업에선 대대적인 투자이지만, 대기업이나 글로벌기업의 투자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죠.(웃음)
 


 
오송 바이오생명과학단지에 R&D센터를 구축함에 따른 시너지가 있습니까?
 
단지에는 약 100여개 바이오 관련 기업들이 입주할 예정입니다. 대부분이 중소기업입니다. 이분들도 바이오사업을 하면서 물류를 맡겨야 하는데, 외국계 물류기업들로부터 대우를 잘 받진 못하는 실정이죠. 저는 이분들과 함께 공동연구를 할 계획입니다. 바이오와 관련된 패키징, IoT(사물인터넷), 로봇, 인공지능 등 다양한 기업을 저희 센터에 무료로 입주할 것을 제안하고 있고, 실제로 많은 기업들이 제안을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등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갖는 물류기업이 늘고 있습니다. 세중해운은 이러한 변화에 어떻게 대응해 나가고 있습니까?
 
바이오물류는 4차 산업과 가장 관련성이 높은 분야로 ‘스마트 융합물류’ 개념으로 새롭게 태어날 겁니다. 일례로 고위험성병원균은 사람이 손을 접촉해선 안됩니다. 그래서 로봇이나 IoT의 결합을 고민하고 있고, 이런 전문분야는 저희 R&D센터에 입주하는 기업들과 협업을 통해 해결해 나가려고 합니다. 현재 무료 입주기업을 모집하고 있는데, 아무나 들어올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사명감을 갖고 함께 할 수 있는 기업들을 선정하고 있으며, 이 부분에서 좋은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벤처기업은 아이디어가 있어도 제대로 연구할 수 있는 연구소가 없거든요. 저희는 지속적으로 벤처기업을 지원하며 다양한 분야의 기업들과 서로 공동연구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M&A(인수합병) 계획은 없습니까? 
 
초창기에는 주로 협력관계로 선진국가의 기술을 습득하고 국내로 이전하는데 총력을 다할 생각입니다. 일본이나 벨기에 기업들과 협력을 맺고 있으며, 지속적으로 스터디하며 배워 나가는 단계입니다. 일본계 기업들이 많이 도와주려고 합니다. 어느 정도 사업이 안정화되면 M&A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해외법인 및 네트워크 현황이 궁금합니다. 
 
현재 태국, 중국 홍콩, 베트남, 유럽, 일본 등 6개국에 18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어요. 2004년 태국법인 설립을 시작으로 꾸준히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장해 나가고 있습니다. 2011년부터는 ‘CXL브랜드’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세중해운은 화교권 중심의 브랜드로 인지도가 높았지만, 글로벌 브랜드로 육성하기에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유럽에 출장을 갔는데, 세중을 세웅이라고 발음하더라고요.(웃음) ‘이 브랜드로 글로벌 진출이 쉽지 않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죠. CXL브랜드는 글로벌 토탈로지스틱스, 토탈SCM(공급사슬관리)을 타깃으로 하는 브랜드입니다. 현재는 세중과 CXL브랜드가 공존할 수 있게끔 확대하고 있습니다. 작년부턴 CXL코리아를 도입해 운수회사 세중통운과 CXL바이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해외법인은 서로 연계돼 업무에 상당한 시너지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 계획은?
 
저희는 세계시장을 북미, 유럽, 동구러시아권, 일본권, 화교권, 인도권, 중동권, 아프리카권, 남미권으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화교권과 유럽 및 일본권은 약 13년 정도 진출해 좋은 성과를 거뒀습니다. 현재는 제2기로 인도권과 중동권 진출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싱가포르를 중심으로 한 인도권, 두바이를 중심으로 한 중동권 진출을 향후 10년 과제로 삼고 있습니다. 인도권과 중동권은 글로벌본부와 아시아본부를 중심으로 진출을 준비 중이며, 4년 전부터 인도에서 전문가를 영입해 홍콩 글로벌본부에서 인도시장을 분석하고 있습니다. 인도는 1~2년 내에 진출을 완료할 예정이며, 이후 중동권을 진출할 계획입니다. 중동권은 이란의 시장개방으로 향후 영향력이 높아질 것으로 관측됩니다. 동구러시아권과 아프리카권은 유럽법인을 중심으로 추진할 계획입니다. 

 
물류업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무역회사에 근무할 땐 한정된 아이템을 갖고 3년간 일을 했거든요. 그런데 물류업은 한계가 없는 무한대의 도전이 가능하다는 점에 매력이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것들을 실현할 수 있습니다. 지금도 그 매력에 매료돼 있고, 주변에도 물류산업에 적극적으로 추천하고 있습니다.(웃음) 
 
평소 직원들과 소통하는 방식이 궁금합니다.
 
회사공동체를 이루고자 하는 생각이 큽니다. 항상 수평적인 소통을 제안하지만, 회사를 위해서 꼭 필요한 일들은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습니다. 
 
기업에서 선호하는 인재상은?
 
크게 3가지로 말씀드리자면, 먼저 회사공동체에 맞게 모든 임직원들과 소통이 가능한 인재를 선호합니다. 두 번째는 전문분야로써 자존감을 갖고 이끌 수 있는 인재입니다. 세 번째는 세계를 무대로 어디에서 무엇을 하더라도 도전할 수 있는 공격적인 인재입니다. 
 
개인적인 질문을 좀 드리겠습니다.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비결은?
 
1년에 약 70% 이상을 해외출장을 다니다보니까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한 저만의 방법이 있습니다. 우선 아침에 일어나 운동을 합니다. 호텔의 여건에 따라 수영이나 피트니스를 이용합니다. 날씨가 좋을 때는 새벽 산책도 다녀요. 비행기 안에선 주로 영화를 보면서 피로를 풉니다. 예전에는 책을 많이 읽었는데, 눈의 피로가 크더라구요. 마지막으로 새로운 구상을 하고 전략을 세우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해요. 특히 미국이나 유럽에서 고객이 방문하면 주로 비행기보다 차로 운전하면서 다니는데, 이럴 때 가장 여유 있게 생각을 많이 하게 됩니다. 그래서 제가 출장을 다녀오면 임직원이 또 새로운 것을 하자고 할까봐 긴장합니다.(웃음)
 
취미생활이 있으신가요?
 
학창시절부터 필름카메라로 사진을 찍고 있습니다. 골프는 비즈니스를 위해서 배웠는데, 요즘은 재미를 붙여서 80~85타 정도 치네요. 
 
마지막 질문입니다. 인생의 목표가 있으시다면?
 
물류보다 더 깊은 범위에서 세중해운을 글로벌 SCM기업으로 키워나가고 싶습니다. 더 넓은 범위에서 화주의 전체적인 공급망을 이해하고, 각 단계에 맞게끔 최적화된 솔루션을 제공하고 싶습니다.  

 
[학 력]
WASHINGTON UNIV. IN ST. LOUIS  EMBA 졸업
세종대학교 경제학과 졸업
인천대건고등학교 졸업 
 
[경 력]
위너스해운항공(주) 미주팀장
현) 세중해운그룹  CEO
현) 세중해운(주) 세중통운(주) 대표이사
현) 푸단대학교 경제·경영대학원 총동문회 회장

< 김동민 기자 dmkim@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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