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가 미래다.”최근 이 문장은 각종 미디어에서 쉽게 접할 수 있다. 한 산업에서 전문화된 인력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문장이다. 물류산업 역시 인재육성에 사활을 걸고 있다. 국토교통부를 중심으로 물류와 관련된 전문기관에서 체계화된 인재 양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물류 관련 학과가 대학교 뿐 아니라 중고등학교까지 지속적으로 개설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물류에 뜻이 있는 사람들이 모여 미래 물류인이 되기 위한 노력들도 여기저기서 펼치고 있다. 한국청년물류포럼이 대표적인 예다. 본지는 한국청년물류포럼 12기 임소영 회장을 만나 물류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
우선 한국청년물류포럼에 대해 간략히 소개해 달라.
우리 포럼은 대한민국 유일의 청년 물류 커뮤니티이자 같은 꿈을 가진 자들의 동행 프로젝트다. 물류에 관심과 열정을 가진 청년들이 물류분야 진출을 꿈꾸며 스스로 모여 학습, 정보 공유,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단체인 것이다. ‘자발성’과 ‘열정’이 우리 포럼의 강점이자 특징이다. 우리 포럼은 물류 업계 종사를 희망하는 학생이나 취업 준비생, 현직 종사자 등 사회초년생으로 구성된다. 현재 활동 중인 12기 운영진의 슬로건은 ‘물류 in You’이다. 물류는 어려운 것이 아니라 우리 주변에 스며들어 있는 모든 것의 ‘움직임과 흐름’을 나타내는 것으로 쉽게 다가가고자 하는 뜻이 담겨있다.
‘LOGIN’
한국청년물류포럼의 발족 배경은?
지난 2007년 한국통합물류협회 후원으로 물류에 관심 있는 청년들이 소규모 그룹으로 모여 활동을 시작했다. 소규모 모임을 지속해오다가 2010년에 이아름드리 1기 회장의 선출로 ‘LOGIN’ 운영진이 주축이 되는 단체가 발족되었다. 우리 포럼은 주체적으로 새로운 기수를 선발하고 모임의 명맥을 이어오면서 자발적인 성격의 단체로 발전해왔다. ‘LOGIN’은 ‘Logistics Insight’의 줄임말로 물류에 대한 통찰력(insight)을 기르고 물류 전문가로 성장하여 접속(log in)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 단체는 물류에 관심 있는 젊은 청년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조직이 현재 어떻게 구성돼 있나?
물류학과 소속의 학회나 협회와 달리 우리 포럼은 학교, 전공, 소속과 무관하게 물류에 대한 관심과 열정만 있으면 누구나 참여가 가능하다. 그래서 물류뿐만 아니라 다른 학문을 전공한 다양한 곳에서 온 청년들이 모임을 구성하고 있다. 오히려 물류학과보다 비전공자 비율이 55% 정도로 더 많다. 경영학 산업공학 이외에 화학공학 법학 어문계열 등 다양한 전공자들이 모여 있다. 우리는 기수제로 운영되며 한 기수 당 7~8개월 씩 활동, 1년에 두 번 새로운 기수를 선발한다. 한 기수는 20~24명으로 운영되며 현재 12기와 13기가 함께 활동하고 있다. 자발적으로 조직된 단체인 만큼 포럼 구성원들에 의해 자체적으로 운영되고 활동을 꾸려가고 있다. 따라서 지속가능하고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부서와 팀 조직의 업무 세분화가 중요하다. 우리 포럼은 회장 및 부회장을 선출, 관리부/기획부/교육부 세 부서로 나뉘어 업무를 분담한다. 이외에 총무, 카페관리, 게시물 업로드, 블로그 관리 등을 하는 개별 업무를 분담한다. 내부 세미나는 기업분석/논문분석/물류뉴스/자유주제 네 팀으로 나누어 팀 별로 돌아가며 한 번씩 진행한다.
자유로운 분위기 속 ‘물류 담소’ 나눠
한국청년물류포럼의 주요 활동사항에 대해 알고 싶다.
우리는 매주 토요일 2시에 모여 ‘물류 담소’로 시작한다. 특별한 형식이 있는 것은 아니고 주로 한 주간 보고 들은 물류 이슈를 그야말로 ‘담소’를 나누듯 서로 자유롭게 이야기한다. 한편 기업 면접담이나 타 대외활동 등에 대한 개인의 경험을 공유하기도 한다. 주요 활동은 크게 내부 및 외부 활동으로 나뉜다. 내부 활동은 물류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회원들끼리 이뤄지는 자체적 활동이다. 물류 토론, 물류 논문 분석, 물류 기업 분석, 물류 뉴스 정리 등을 비롯해 물류 관련 자유 주제를 선정해 PT(프리젠테이션) 자료를 만들고 발표한다. 외부 활동은 외부 단체의 협조를 받거나 이를 통해 산업적 견문을 넓히고 포럼을 알리는 활동이다. 이와 관련해 물류 기업 방문 및 현장 견학, 공개 세미나 개최, 물류 콘서트 개최, 멘토 초청 강연 등을 해오고 있다. 지난 2016년 하반기에는 아이올리 의류물류센터, 인천 신항 컨테이너 터미널, 의왕 ICD를 견학했다. 또 ‘생활 속 물류’ 와 ‘4차 산업혁명시대의 Logistics & Technology’를 주제로 두 차례의 공개 강연을 개최했으며 SCM 및 물류 현직자 멘토들과 직무에 대해 소통하는 ‘커리어 토크’ 등을 진행했다. 운영진들의 물류 인사이트와 개인의 역량을 기르는 것은 주로 내부 세미나를 통해서 이루어진다. 한진해운 사태에 대한 의견 공유, 콜드 체인에 관한 논문 분석, 녹색 물류 사례 분석, 면세품 물류 프로세스 분석 등이 기억에 남는다.
물류 관련 타 기관 및 단체와 어떤 식으로 교류하고 있나?
내부적으로 세미나를 진행하고 공부하면서 필요하다고 생각될 때 목적에 맞는 타 기관을 조사해 이메일이나 지인을 통해 연락을 한다. 예를 들어 공개 세미나에 초청할 연사분이 필요할 때 선배 기수를 통해서 또는 우리가 원하는 연사를 직접 찾아가서 요청을 드리기도 한다. ‘4차 산업혁명시대의 Logistics & Technology’를 주제로 한 물류 콘서트에 각 분야의 전문가를 초청하기 위해 CJ대한통운 종합물류연구원의 원장님과 연구원님들을 찾아뵈어 도움을 받기도 하고 운영진 중 인천대 물류 수업을 들었던 학생이 교수님께 부탁을 하기도 했다. 또 물류를 공부하는 학생들 단체에 직접 연락을 하여 콜라보 세미나를 진행했다. 중앙대 국제물류학과 내부의 학회, 연세대 SCM 학회인 MSC, 서강대 물류 학회 TOP, 물류관리사 산하 협회 PLY CLUB의 회장들에게 연락을 취해 제1회 ‘물류인의 만남’을 개최했다. 각 학회의 특성과 활동에 대해 발표하고 물류 골든벨, ‘우리가 생각하는 물류’를 주제로 발표했다. 이때 인천대학교 동북아물류대학원의 송상화 교수님을 초청해 ‘Logistics 4.0이 나오게 된 이유’에 대한 강연을 들었다.
2017년 정유년이 밝았다. 올해 들어 초점을 맞추고 있는 부분은?
물류 네트워크 형성이다. 활동이 시작한지 8년 째 이지만 기수제로 운영되는 특성 상 세 기수 이상은 함께 활동하기가 어렵다. 그러다보니 선배와 후배 기수간의 소통의 기회가 많지 않은데, 한국청년물류포럼의 역대 운영진들을 모아 소통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형성하고자 한다. 물류 업계에 진출해 있는 선배들이 많은 만큼 선후배간의 소통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현재 홈커밍데이를 추진 중에 있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트렌드와 새로운 기술, 이슈, 다양한 이론이 등장하고 있다. 급속도로 변하는 산업 환경 속에서, 학생과 사회 초년생으로 이루어진 청년들이 지켜나가야 할 본질이 무엇인지를 고민하는 시간을 가지고 싶다. ‘Back to the Basic’이 하나의 키워드가 될 것 같다. 기본을 다지고 단단한 초석을 마련하는 것이 장기적인 성장과 발전의 토대라 생각한다.
“물류는 99℃의 물이다.”
‘물류’라는 산업이 대중들에게 크게 알려져 있지 않다. 임소영 회장이 생각하는 ‘물류’란?
“물류는 99℃의 물이다.” 한국청년물류포럼 12기 지원서 첫 번째 문항에 대한 답이었다. 물류업계의 성장성과 현실의 한계를 표현하고 싶었다. 과거에 기업에서 ‘물류’는 비용 절감 대상이었으며 그 이상의 가치는 주목받지 못했다. 하지만 오늘 날 과다 경쟁의 시대에 제품이나 서비스의 가격과 퀄리티는 상향평준화돼 고객의 눈에 띄기 어려워졌다. 이때 최종적으로 고객에게 다가가는 퍼스트마일(first-mile)부터 라스트마일(last-mile)까지의 과정에서 기대 이상의 서비스를 제공해 ‘고객 만족’을 넘어 ‘고객 감동’을 만들어낼 수 있는 최후의 수단이라 생각한다. 이러한 가치의 가능성을 반영하듯 메쉬코리아나 트레드링스와 같은 물류 스타트업이 성장하고 있다. 물류와 관련 없는 기업들에서도 차별성이나 핵심 가치를 ‘물류’, ‘배송 서비스’로 내세우고 있다. 예를 들면 신선식품 쇼핑몰인 ‘마켓 컬리’에서는 ‘샛별 배송’을 가능하게 한 물류 센터와 자체 개발 IT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이런 것 모두가 물류의 가치 창출력, 성장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다만 이러한 가능성이 실제로 가치를 만들어내고 수익 창출의 원천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물류 인프라 구축이나 전문가 양성, 정보 주도의 규제완화와 지원 등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물이 100℃로 끓기 직전, 1℃ 올리는 것에 정부와 기업, 단체들의 관심과 투자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여 99℃의 물로 표현했다.
한국청년물류포럼을 이끌면서 힘든 점이나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물류가 좋아서 모인 사람들이라 열정이 커서 운영의 큰 어려움은 없다. 다만 포럼의 장점인 ‘자발성’이 때때로 더 큰 노력을 필요로 하기도 한다. 정해진 커리큘럼이나 과정이 있는 것이 아니고 모든 활동과 학습을 스스로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개척해 나가는 느낌이다. 견학해 보고 싶은 기업이나 현장이 생기면 직접 요청해 기회를 만들어내야 하고 공부를 하다 궁금한 점이 생기면 직접 관련 분야의 멘토를 찾아가 강연을 요청해야 한다. 하지만 이러한 과정 모두가 포럼 운영진들을 성장시키고 더 큰 보람을 만들어준다.
향후 한국청년물류포럼의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한다면?
학습과 소통, 다양한 경험으로 운영진들의 열정과 관심은 충분하다. 이제는 이를 토대로 청년들의 시각에서 물류 관련 콘텐츠를 주도적으로 만들어내는 역량을 키우고 싶다. 운영진들의 생각을 반영한 칼럼집 발간이라든가 관심 분야의 논문 작성, 한국청년물류포럼 주최의 대외 행사 등을 확장된 범위에서 진행하고자 한다. 우리는 내부 역량을 쌓고 건설적인 사고, 탄탄한 네트워크를 통해 물류업계를 이끌어갈 인재들의 집합체로 나아갈 것이다.
< 배종완 기자 jwba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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