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2-06 18:40

"국내물류업계, 초연결시대 대응못하면 중국에 종속"

'2016 글로벌 물류기업 CEO 포럼' 성료

국내 물류업계가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지 못하면 중국에 종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인천대학교 송상화 교수는 6일 롯데호텔서울 에메랄드룸에서 열린 '글로벌 물류기업 CEO 포럼'에서 파괴적 혁신에 대응하는 물류기업들의 성공조건은 '담대한 협력'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송 교수는 유통을 뛰어넘는 온디맨드(On Demand) 비즈니스와 글로벌 시장을 하나로 연결하는 CBT(전자상거래)의 급성장 사례를 들며, 화물이 이제는 소량(택배)화물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밝혔다. 작은 화물이 움직이다보니 결국엔 택배를 중심으로 한 트럭킹과 포워딩 분야가 성장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그동안 택배시장은 꾸준한 인수합병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이룬 반면, 화물자동차운송업은 영세한 수준에 그치고 있다. 2000년 6개였던 택배기업은 2013년 21개로 증가했다. 평균 매출도 2000년 385억원에서 2013년 1697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지난 2013년 17만개에 달하는 업체수와 1억6천만원의 평균 매출을 올린 화물자동차운송업과 크게 대조된다.

글로벌 물류산업 또한 기대수익률 10.5% 보다 낮은 주주수익률(TRS)을 보이고 있다. 포워딩과 3PL 분야의 성과는 향상되고 있지만, 항공 및 해운업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포워딩과 트럭킹은 2010~2013년 각각 16% 13%의 TRS를 일궜지만, 해운과 항공은 0% 5%에 머물렀다.

송 교수는 "글로벌 물량이 감소해 항공과 해운시장이 침체를 맞고 있다"라고 지적하며 "내수시장 핵심인 육상운송은 급성장하고 있어 (기업들이) 트럭킹 사업에 투자하는 게 맞다고 본다"고 밝혔다.
▲ 인천대학교 송상화 교수는 국내 물류기업들이 초연결시대의 불확실성에 대응하지 못한다면 중국에 종속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송 교수가 주목한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연결이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끊임없는 연결을 의미한다. 그는 온디맨드 비즈니스와 CBT 등장, 제조산업의 서비스화 등이 이뤄지며 기업간 장벽이 허물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급변하고 있는 '초연결 시대'의 불확실성 속에서 국내 물류기업들의 고민도 깊어질 것이라는 것.

송 교수는 거대한 혁신이 눈앞에 있지만 불확실성 또한 높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M&A(인수합병) 및 전략적 제휴는 기업들에게 여전히 유효한 전략이라는 설명이다. 콘웨이, 3PD 등 2012년 이후 16개 업체를 인수한 XPO로지스틱스, 올해 TNT익스프레스를 품에 안은 페덱스 사례를 보더라도 글로벌 기업들의 M&A는 활발히 진행 중이다.

송 교수는 "가격변동이 심한 상황에서 불황에 투자하고 호황에 수익을 확보하는 선순환 구조 정착이 중요하다"며 "창의적 파이낸싱 기법을 활용해 문제를 해결하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국내 물류기업들이 초연결시대의 불확실성에 대응하지 못한다면 결국 중국에 종속될 것이라는 주장도 청중의 이목을 끌었다. 송 교수는 네트워크를 하나로 연결하기 위해서는 혼자가 아닌 여러 기관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제조·유통·물류, 시작부터 끝까지 모든 업무수행이 가능한 중국 알리바바와 미국 아마존과 같은 대형 유통사들에 대응하기 위함이다.

이를 위해 유통 생산 국제물류 등을 통합·관리할 수 있다는 물류정책협의회(가칭) 설립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송 교수는 "해양수산부 국토교통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유통 생산 국제물류 등이 분리된 상황에서 서로 협력해 불확실성을 극복해야 한다"고 밝혔다.

'변화의 중심 베트남 진출' 이건 알아야···

전 세계 기업들의 베트남 시장 진출 포인트는 낮은 임금이지만 최근엔 임금인상 폭이 커졌다.

"낮은 임금을 기대하고 들어갔다가 손해를 보고 나온 기업이 한둘이 아니다." 유수로지스틱스 천석범 전무는 '베트남 시장-성장과 기회'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기업들이 현지 물류시장 진출시 주의해야할 점에 대해 당부했다. 천 전무에 따르면 올해 베트남은 지역에 따라 11.6~12.9%의 임금인상이 이뤄졌다. 2015년 물가 상승률 대비 과다한 인상율이다. 대기업은 기본임금이 높아 큰 문제가 없지만, 섬유 신발 등 노동 집약적 시장엔 치명타다.

베트남에 둥지를 틀었던 기업들은 높은 임금으로 미얀마 및 인도네시아 이전을 고려하고 있다. 천 전무는 "최저임금의 가파른 인상, 높은 소득세 등 불과 5년 사이에 베트남이 달라졌다"며 "학위를 취득한 사람은 평균 7%의 임금을 더 얹어주는 회사도 있다"고 말했다.

베트남은 잠재 성장률이 높은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인프라는 열악한 수준이다. 좁고 긴 지형적 특징으로 인프라 구축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천 전무는 "지형이 길어 도로나 철도를 깔아도 투자 대비 큰 효과를 거두기 어려워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투자가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화물의 리드타임을 좌우하는 통관 문제도 베트남 시장의 주요 이슈 중 하나로 꼽혔다. 천 전무는 "기존에 수출입 통관을 각각 10일 12일 미만으로 단축한다는 공표를 했지만 내부저항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며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태국에 비해 통관 기간이 길다"고 지적했다.
▲ 유수로지스틱스 천석범 전무가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이러한 단점에도 불구하고 베트남 진출 물류기업들은 고속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천 전무는 베트남 물류 시장규모가 500억~600억달러(한화 약 70조2840억원)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AEC(아세안경제공동체) 등 FTA(자유무역협정) 체결에 따른 물량 증가로 수출액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그는 "한국에서 이름있다하는 기업들이 베트남에 다 있다"라며 "제살깎이 운임 경쟁이 워낙 심하지만 물량은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천 전무는 북부지역은 삼성전자, LG전자의 1차 및 2차 부품 공급사가, 남부는 전통적으로 봉제 중심의 공장이 오랜 기간 진출해 있다고 밝혔다. 이밖에 그는 베트남 시장 유망 영역으로 화장품과 프렌차이즈 외식을 꼽았다. 화장품은 베트남 여성의 활발한 사회 진출과 소득 증가를, 프렌차이즈는 맞벌이 문화로 외식 문화가 활발하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끝으로 그는 "베트남은 평균 연령이 낮고 여성 인구가 많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현재를 중시하는 경향도 짙어 진출 기업들이 이 점을 잘 참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포럼에는 박재억 한국통합물류협회장, 차미성 한국국제물류협회 부회장, 김석구 한국항만물류협회 부회장을 비롯해 글로벌 물류기업 CEO 및 임원들이 참석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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