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지스 김백호 대표이사(사진 왼쪽)와 최석균 이사 |
최근 국제물류주선(포워딩)업계의 사업확장 속도는 광속이다. 글로벌포워더와 2자물류기업이 차지하는 영향력이 급속도로 커지며 국내 토종포워더들은 설자리를 잃어만 가고 있다.’
강자독식 구도’가 점차 고착화되는 상태지만 종합수출입운송기업 글로지스는 이 상황에 대해 아랑곳하지 않는다. 운송·창고보관 사업에서 고가 의약품을 주로 취급하며 매년 20% 이상의 매출 성장을 이뤄내고 있다. 30여대에 달하는 자가 운송차량을 보유 중이며, 인천공항을 주력으로 인천항 부산항까지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올해에만 10명을 채용하며 어느덧 직원이 100명에 달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이 기업이 꾸준히 매출 상승을 이뤄낼 수 있었던 원동력은 그들만의 특화된 ‘물류 컨설팅’에서 나온다. 200여 곳에 가까운 고객을 대상으로 물류 효율화 방법에 대해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 수출입 항만 변경, 운송 방식, 선사 선정 등 화주 선사 포워더 가리지 않고 하나부터 열까지 수출입물류 전반을 조력한다. 2003년 회사 설립 이후 지금까지 축적한 데이터를 토대로 고객의 가려운 곳을 시원히 긁어주는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최근에는 한진해운발 물류대란으로 대체 선사를 물색하던 기업들의 고민을 말끔히 해소했다. 그들이 가진 노하우를 토대로 컨설팅을 진행하는 데는 별도의 비용이 따르지 않는다. 운송·보관계약 체결시 컨설팅 이용이 무료로 가능하다.
글로지스 김백호 대표이사는 앞으로 물류업계가 투명한 거래를 이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불합리한 상황에 대해 컨설팅을 통해 개선하는 것일 뿐이다. 우리나라 화물 보험은 상당히 좋은 게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고 손해로 사라진 회사를 많이 봤다. 우리는 고객사 조언을 통해 도움을 주고자 한다.” 빠르고 정확한 일처리로 글로지스의 고객은 늘어났고 매출 상승에 날개를 달아줬다.
창고 설립으로 제2 전환기 맞아
글로지스는 인천국제공항 자유무역지역 내 의약품 창고 확보를 계기로 한 단계 더 높은 도약을 꿈꾸고 있다. 김 대표는 최근 회사의 가장 큰 성과로 창고 신축을 꼽았다. 인천공항공사가 진행한 창고부지 입찰 프레젠테이션(PT)에서 글로지스는 경쟁사들을 멀찌감치 따돌리고 높은 점수를 획득하며 입찰을 따냈다.
이 회사는 창고 전체 임대에 눈독을 들인 대기업의 ‘통 큰 제안’도 단번에 거절했다. 중장기 사업의 첫 단추를 성공적으로 꿰었다는 점에서 창고 준공이 글로지스에 주는 의미는 남다르다. 최근 착공에 들어간 1만6321㎡(4937평) 규모의 의약품 창고는 내년 상반기에 준공한다.
글로지스가 창고를 마련한 이유는 따로 있다. 온도와 외부환경에 민감한 의약품을 별도로 특별관리해 화주의 이용 만족도를 제고하겠다는 계획이다. 일반 화물과는 다르게 민감한 화물에 대해 화주들이 제대로 된 서비스를 받아야 한다는 취지에서 창고 건립을 추진했다. 의약품 품질 손실 등으로 발생한 화주의 손해를 최소화하고자 100억원에 가까운 투자를 결정했다.
“사실 영세한 물류기업이 많아 투자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쉬운 결정은 아니었지만 민감한 화물들이 일반 화물과 똑같이 보관되는 건 큰 문제라고 본다.” 글로지스는 신축 창고에 인증이 까다롭다는 우수의약품 유통관리기준(KGSP)도 적용할 예정으로 화주의 신뢰도 제고에 공을 들였다.
글로지스는 올해 7월 인천시 송도 테크노파크 IT센터에 송도사무소를 열고 기업부설연구소를 신설했다. 기업부설연구소에서는 회사의 영업·경영전략에 대한 연구와 노하우를 담은 운송관리시스템 (FMS) 개발에 나섰다.
1~3차까지 단계별 테스트를 거쳐 개발되는 이 소프트웨어는 화주에게 전달되는 화물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스마트폰 앱과 온라인을 통한 실시간 점검이 가능한 게 이 프로그램의 강점 중 하나다. 화물의 온도가 떨어지면 실시간으로 화주와 운송자에게 신호를 보낸다. 내년 상반기 창고 개장에 발맞춰 적용될 이 프로그램은 글로지스의 운용테스트를 거쳐 향후 시장에 공개될 예정이다.
기업부설연구소와 함께 개편된 전략마케팅팀도 이 회사의 미래를 더욱 밝혀줄 성장 동력이다. 기존 기업들의 영업방식을 탈피한 물류 컨설팅에 초점을 둬 시장 확대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글로지스 최석균 이사는 “컨설팅을 통해 고객사들이 원하는 조건을 맞춤 제안하는 방식의 프로세스가 상당히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최 이사는 대학원 박사과정을 통해 만난 김 대표로부터 영입제안을 받고 이 회사에 합류했다. 같은 꿈을 꾸고, 꿈같은 삶을 살자는 뜻이 통해 호흡을 맞추게 됐다. 이들이 구상한 꿈은 현재 진행형이다. 물류 센터 신축이라는 꿈도 현실이 됐다.
글로지스는 이번 창고 착공과 기업부설연구소 신설 등을 계기로 회사 알리기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전 차량에 회사 로고를 부착하고 전사적 홍보 마케팅에 발 벗고 나섰다. 또 AEO(성실무역업체)는 물론 물류자산보호협회(TAPA) 인증 취득을 통해 회사의 신뢰도 제고와 체계관리 구축에 힘쓸 계획이다. “머릿속에 있던 것들이 현실이 되니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 꿈을 하나하나 이뤄나가는 글로지스를 지켜봐 달라.”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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