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1-08 09:17

커버스토리/ 한국물류학회 박정섭 회장

물류대란, 기업의 경영과제 남겼다

요즘처럼 국민들이 ‘물류’를 자주 접했던 적이 얼마나 있었을까. 한진해운의 법정관리로 발발된 글로벌 물류대란에 이어 화물연대와 철도파업으로 국내 내륙물류가 차질을 빚었다. 물류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 가운데, 국내 물류분야 학회 중 가장 오랜 역사와 전통을 이어오고 있는 한국물류학회 박정섭 회장을 만나 물류산업에 산재한 문제에 대해 의견을 들어봤다. 

Q. 교수님께서 맡고 계신 한국물류학회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한국물류학회는 1991년 창립돼 25년의 역사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2004년 2월 건설교통부 산하의 사단법인으로 등록됐으며, 2005년도엔 한국연구재단의 학회지 등재지로 승격했습니다. 매년 물류학회를 6회 발행하고 있으며, 올해는 SSCI 등재를 목표로 국제학술지인 ‘The Pan-Pacific Journal of Supply Chain Management: Applications and Practices’의 창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매년 4월과 12월 총 2회에 걸친 정기학술대회를 개최하고 있으며, 2009년 이후 매년 7월에는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다녀온 국가는 베트남, 우즈베키스탄, 터키, 몽골, 러시아, 인도, 미국, 발칸지역 등입니다. 내년 1월에는 뉴질랜드에서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할 예정입니다. 올해는 아시아태평양 물류연맹(APLE)에 가입했으며, 지난 8월에는 중국물류학회와 상호협력(MOU)를 체결해 오는 11월 26일 중국 안휘성 무호시에서 개최하는 학술대회에 참가하는 등 국제교류의 폭을 넓혀나갈 예정입니다. 또한 물류연구소를 부설해 연구용역의 수행 등 산학협력을 더욱 공고히 할 계획입니다.

Q. 한진해운 물류대란으로 인해 세계 곳곳에서 2차 피해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조속한 해결을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9월 1일 한진해운의 법정관리 신청 후 한진해운 선박의 입출항 및 하역이 거부되고 이에 따라 납기지연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해외 각국 법원에 스테이오더(압류금지명령)를 신청했지만 하역이 지연되는 동안 용선료와 장비임차료 등 하역비가 불어나고 해운동맹 네트워크를 잃었습니다. 한진해운 사태는 기업경영의 측면에서 사업성을 잃고 경영악화 등의 이유로 문을 닫을 수 있습니다만, 한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화주와 연관된 문제인데, 이를 간과하고 사전에 조치 없이 법정관리 신청을 한 것이 문제입니다. 1600억원의 하역비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15조원에 달하는 화물과 한국무역의 신뢰입니다. 뒤늦게 정부가 후속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기업들은 선사를 바꾸거나 환적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습니다. 지금이라도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하역비를 보증하는 등 긴급조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조선업의 경우 구조조정을 위해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는 것만큼, 완만한 수출화물의 하역을 위해 정부가 자금을 지원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이번 한진해운 사태를 보면서 물류에 대한 안일한 인식에서 벗어나 물류 리스크를 검토하고 이에 대한 대비를 해야 한다는 새로운 경영과제를 남겼다고 평가됩니다. 

Q. 한국철도공사(코레일)과 화물연대 파업으로 내륙운송이 차질을 빚었습니다. 성과연봉제 반대, 화물운송시장 발전방안 무효화 등이 파업의 주요 명분입니다. 이에 대한 회장님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철도에서 성과연봉제를 문제로 삼는데, 저는 운영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호봉제는 전통적이나 지속적인 운임의 인상을 가져오고, 성과연봉제는 성과에 대한 평가가 고객지향성을 잃으면 공기업으로서의 역할이 사라지고 민영화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이번 여름 한전의 전기요금조정에서 보듯이 한전은 손해를 보는 것도 없이 국민들에게 더운 여름을 보내라고 강요했습니다. 공기업이 성과에 급급해 수익성만 따질 경우 공기업의 공적취지는 사라지게 됩니다. 저는 이번 여름 한전이 국민들을 시원하게 지낼 수 있도록 최소한의 누진제만 적용했더라면 그들의 상여금 잔치에 대한 비판의 시선도 누그러졌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공기업 설립 취지에 부합한 성과연봉제의 실시가 중요하다고 보며,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에 인건비를 줄이기보다 다른 비용과 원가절감을 고려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화물연대의 화물운송시장 발전방안은 개별화물 사업자의 톤급 제한 해제 등 소형화물차의 수급조절제를 폐지하는 것이 주요내용으로 증차가 필요했던 대형 택배사를 위한 정책이었습니다. 제가 참여했던 용역이 화물자동차 감차였지만 성과 없이 끝났고 늘어나는 수요에 비해 소형영업용 차량의 수급은 제한돼 있어 택배차량의 불법성을 지적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저는 이에 대한 전향적 조치로써 이번 발전방안을 환영합니다. 다만 국가경제측면에서 지입제가 아닌 직접고용을 하는 방향이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쿠팡 배송기사는 고객지향 운송을 하면서 대기업 수준의 연봉을 받습니다. 저는 앞으로 이러한 방향이 확산됐으면 합니다. 내년부터 시행되는 택배기사에 대한 실업수당의 지급과 4시간 운전 후 1시간 휴식제 등 선진시장의 제도를 갖춰가는 시점에서 직접고용으로 전환된다면 이상적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류산업의 낮은 경쟁력은 ‘기회’ 

Q. 우리나라 GDP가 세계 11위인데 반해, 세계은행이 발표한 물류경쟁지수(LPI)에서 우리나라는 24위에 머물러 있습니다. 일각에서 우리나라 물류산업이 경제수준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이 있는데, 이에 대한 회장님의 견해는?

우리나라 물류경쟁지수는 2014년 21위에서 2016년 24위로 떨어졌습니다. 통관과 국제수송이 점수가 낮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수출입하는 물품을 국내 물류회사 취급한다면 물류경쟁력도 10위에 근접할 수 있지만, 현실은 글로벌 물류기업들이 상당부문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선 현대글로비스와 범한판토스 등이 그나마 몸집을 키우고 있으나, 글로벌 물류기업에 비해 매출액과 네트워크 측면에서 모두 열악한 상황입니다. 저는 오히려 국력에 비해 물류분야의 경쟁력이 낮은 것이 기회라고 생각됩니다. 국내 물류산업은 이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며, 이에 따라 새로운 경제적 효과를 창출하고 직원들에게 자부심과 보람을 심어줄 수 있다고 봅니다. 

Q. 요즘 급격한 트렌드 변화에 따라 산업간 융복합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물류기업들은 어떤 전략을 세워야 할까요?

아마존, 알리바바 등 유통회사에서 시작한 기업들이 이제는 물류를 융합한 형태로 바뀌고 있습니다. 소셜커머스 기업 쿠팡도 직접배송에 나서는 등 물류의 중요성은 더욱 강조돼 업종의 형태도 바뀌고 있습니다. 글로벌 직구 시장의 형성으로 단기간에 대단위 물량을 취급하기 위한 물류기술의 변화와 유통업체의 납기준수에 대한 필요성의 인식에 따른 산업간의 용복합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모바일폰, TV 등이 한 가지 기술이 아닌 융복합 기술의 활용을 통해 발전하고 있다는 것에서 보듯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현 시대에 개발되는 대부분의 기술은 물류에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이며 이를 도입해 적절하게 활용하는 것이 물류의 발전과 연결돼 있다고 봅니다. 앞으로 드론, 3D프린팅, 인공지능 등 다양한 기술을 물류에 접목하는 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중국 물류협회와 회의를 진행하는 모습

물류산업 육성 위한 정책적 지원 필요

Q. 국내 물류산업 발전을 위해 어떤 정책이 필요할까요?

운수사업을 예로 들면 산간지역에 버스를 보내 승객이 몇 명 없어도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어 운수업체는 적자를 보지 않고 경영을 할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화물자동차운송사업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생력을 확보하기 위한 협동조합화, 교육, 컨설팅은 영세 자영업자인 이들에게 적합하지 않다고 봅니다. 장기적인 차원에서 일정기간 물류업체에 대한 지원을 통해 이들을 고용하고 조직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줘야 합니다. 이에 따라 업체는 지입료 이상의 보조금을 받고 운전자는 최소 200만원 이상의 수입을 올릴 수 있다고 봅니다. 물류산업의 근간을 이루는 운송업 근로자에 대한 처우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마지막으로 국내 물류산업 발전을 위해 조언을 해주신다면?

국내 물류산업의 발전은 국가 발전과 함께한다고 봅니다. 세계 및 국내 경기의 침체로 세계교역 감소로 글로벌 물류기업의 경영여건도 어렵습니다. 특히 해운시장의 장기불황으로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는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국내 물류산업의 발전을 위한 환경조성은 기본적으로 유통과 제조가 활성화되어야 합니다. 우리나라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전자상거래 업체가 없습니다. 이제는 글로벌 전자상거래 업체를 육성해야 할 때입니다. 블랙프라이데이나 코리아세일페스타를 주도할 기업이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경쟁력 있는 제조기업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환경이 마련되면 물류가 활성화됩니다. 또한 글로벌 물류기업을 육성해야 합니다. 기본적으로 인수합병(M&A)이 필요합니다. 삼성과 LG처럼 세계시장을 무대로 한 물류기업이 나타나야 물류산업이 발전할 수 있습니다. 신기술의 도입 및 창의적 아이디어를 구현할 수 있는 창조적 공간과 제도적 지원도 마련되어야 합니다. 각종 규제로 인해 전동퀵보드가 도로를 달릴 수 없고, 자율주행 시험이 어려우며, 드론을 날리는 게 제한된다면 우리나라 기업들이 세계 시장의 주도권을 쥐기 어렵습니다. 아울러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인구의 재고관리가 필요합니다. 인구감소는 곧이어 다가올 인구절벽과 고령인구 증가로 사업성을 저하시킬 것입니다. 능력있는 전문가 양성이 필요합니다. 작금의 현실은 청년실업의 문제가 심각해 우수한 능력을 갖고도 활용할 수 있는 직장이 없어 좌절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는 미래를 위해 약 2조원의 예산으로 매년 10만명씩 각 분야 전문가를 양성해 미래의 한국발전을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세계를 저비용으로 효율적으로 연결할 철도노선의 개발이 필요합니다. 북한을 통하는 방법이 어렵다면, 중국을 연결하는 해저터널도 가능하며 향후 일본과 연결해 아시아에서 세계를 연결하는 중심지로서의 역할과 함께 철도를 통한 교역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봅니다. 

PROFILE

[학  력]    광성고등학교
             동국대학교 공업경영학과 
             동국대학교 경영학석사(전공: 생산관리) 
             논문 : 화이트칼라 생산성향상에 관한 연구방향의 설정 및 시론
             미 AIU대 물류학박사(전공: 물류유통)
             논문 : A study on the Logistics Innovation of Network Marketing in Korea 
             (네트워크마케팅 업체의 물류혁신에 관한 연구)
             서남대 경영학박사(전공: 경영정보)
             논문 : 화물자동차운송시장 안정화 방안에 관한 실증 연구 
            
[경  력]    ROTC 22기, 예비역 대위
             (주) 진도 영업/물류 과장
             산업경영기술사컨설팅(주) 수석컨설턴트
             (사)한국물류관리사협회 회장
             (주)3A 이사
             남서울대학교 유통학과 교수
             선교청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현) (사)한국물류학회 회장
             한국구매자재관리협회 지도교수
             청운대학교 경영학과 겸임교수

 

< 배종완 기자 jwbae@ksg.co.kr >< 김동민 기자 dmkim@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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