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0-26 16:48

칼럼/ 불확실성의 시대에 대처하는 물류기업

이헌수 편집위원 (한국물류산업정책연구원장, 항공대 교수)

최근 일부 물류산업이 처해있는 극심한 혼란상황을 보면서 1970년대 말에 회자되었던 불확실성의 시대라는 제목의, 미국 경제학자 갤브레이스가 쓴 책이 생각난다. 그는 이 책에서 현대사회를 주도하는 지도원리가 사라진 불확실한 시대라고 규정하고, 우리가 진리라고 여겨왔던 많은 것들과 체계도 의심스러우며, 어디로 가야할지 모를 혼란스러운 시대라고 하였다.

홍콩공항 대합실에 앉아서 이글을 쓰다 보니 좀 감상적이 되는 것도 같지만 최근 한진해운 문제로 야기된 대혼란을 바라보면 이러한 생각이 드는 것도 큰 무리는 아닌 것 같다.

얼마 전 홍콩물류협회 20주년 행사장에서 만난 여러 홍콩 및 중국 물류업계 관련자들이 한진해운 문제로 입고 있는 피해와 어려움들을 이야기 하는데 이번에 우리나라가 세계적으로 민폐를 제대로 끼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세계 4위 시대의 한진해운을 기억하는 협회장도 한국과 같은 해운강국이, 훌륭한 해운전문가들이 많을 텐데, 이렇게 된 상황이 이해가 안된다고 하였다. 우리 모두가 이해 안되는 것처럼…. 더 민망하게, 한국과 같이 발전된 나라가 또한 강력한 한국정부가 이런 식으로 대응하는 것에 대해 매우 놀라와 했다. 물론 이번에 그렇게 많이 발전한 것도 강력한 것도 아니라는 것을 잘 보여주었겠지만….

한진해운의 경영을 어렵게 만든 전 경영진이든지 효과적으로 회생시키지 못한 현 경영진이든지 어쨌든 근본적인 책임은 한진해운에 있는 것은 사실이다. 또한 현재의 여러 복잡한 여건들 속에서 정부가 얼마나 소신껏, 적극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인가 혹은 하려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회의적이기도 하다. 

그러나 상황이 이 정도 되면 우리가 비빌 언덕이 어디 있고 믿을 구석이 어디 있는지 등 많은 것들이 불확실해질 수 밖에 없다. 그러면 이러한 불확실성의 시대 속에서 결국 믿을 것은 우리 자신밖에 없는 것 아닌가? 

이러한 불확실한 미래와 마냥 믿고 의지할 수만은 없는 체계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각자가 지고 있는 짐을 정리해 몸무게를 최대한 가볍게 하고 환경과 시장의 변화를 면밀히 모니터링해 필요에 따라 언제든지 변신하고, 움켜쥐고 뛸 수 있는 대비를 하고 있어야 할 것 같다.

몇 년 전 한진해운 고급관리자들을 모시고 해운을 잘 모르긴 하지만 “한진해운도 해상운송을 중요한 수단으로 하는 글로벌 공급망 지휘자로 메가캐리어 겸 종합물류업체로 발전해나가야 한다”는 내용으로 특강을 한 기억이 있다. 이처럼 해운이 오랜 세월 동안의 컨테이너 비즈니스 모델로부터 효과적으로 신속하게 변신하지 못한 점도 해운업체가 어려움에 처하게 된 중요한 원인 중 하나인 것과 같이 다른 물류기업들도 급변하는 환경 및 고객 니즈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면 생존발전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러한 생존전략은 각 개인의 경우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우리학부 학생들에게 내가 운이 나빠서 하필이면 가장 경제가 안 좋을 때 졸업을 하게 된 것도 아니고 앞으로 대통령이, 정권이 바뀐다고 경제가 확 돌아오는 것도 아니며 일본과 같은 장기적인 경기침체가 우리가 절대로 피해야 할 실패사례도 아니라는 이야기를 한번 씩 한다.

따라서 내가 졸업할 시기에 운이 좋아 취업시장이 넓을지 아닐지를 걱정하고 앉아 있을 것이 아니라 글로벌 시장으로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도전을 겁내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얼마 전에 한국 물류기업 하노이법인에 인턴으로 있다가 취업을 한 졸업생이 취업하자마자 하노이의 명문대를 졸업한 현지 직원들을 관리하고 있는 것을 보고 요즘 졸업하는 학생들이 운이 나쁜 게 아니라 본인이 개척하기에 따라서 베트남 학생들이 보기에는 오히려 소위 말하는 금수저를 물고 출발하는 것이라고 봐야할 것 같다.  

필자가 경제전문가는 아니지만 앞으로의 우리경제가 일본의 장기적인 저성장 혹은 경기침체 패턴을 따라갈 가능성이 큰 것이 아닌가? 따라서 일본의 사례가 우리가 피해야할 실패사례가 아니라 오랜 침체기간 속에서 나름대로 효과적으로 생존해옴으로써 우리가 오히려 벤치마킹해야할 부분이 많은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따라서 우리 정도의 경제수준이면 국내에 일자리를 붙들어 두어야 한다고 주장할 것이 아니라 해외시장으로 적극적으로 치고 나가서 최소한 동남아를 포함하는 글로벌 공급망 속에서의 리더 역할을 해야 한다. 이러한 위상을 신속히 확립하지 못하면, 조만간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이머징 국가들과 직접적인 경쟁관계에 놓이게 되고 엄청난 노동비용과 생산요소비용의 차이로 인해 언젠가 따라 잡힐 수도 있을 것이다.

글로벌화와 아울러 우리 물류기업들이 중점을 두어야 할 것은 급격히 변화하고 있는 화주 및 시장 니즈를 최대한 정확하게 예측하고 그에 맞춤화된 서비스와 프로세스를 개발하며 신속한 대응과, 필요에 따라 대변신까지 가능해야 한다.

최근 여러 기업들을 만나면서 들은 가장 기억에 남는 이야기가 ‘경계가 없는(boundless)’과 ‘온디맨드(on-demand)’이다. 특히 유통업체의 경우, 채널이 통합되고 채널을 넘나드는 옴니채널을 넘어서 채널의 영역구분 자체가 의미가 없는 boundless 단계에 이미 접어들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 또한 유통, 제조기업 모두 고객의 니즈 변화에 따라 on-demand 기반으로 신속히 서비스나 제품을 창조하고 개발해 대응이 가능해야 한다. 

이러한 서비스 및 제품개발에는 물류의 지원 및 대응이 필수적인 전제가 되므로, 물류기업이야 말로 시설 및 기타 고정자산에 대한 부담을 최소화하고 화주기업의 변신 노력에 다이나믹하게 대응할 수 있는 on-demand 기반의 유연성을 가져야 한다.

또한 고객 및 시장 니즈에 대한 실시간 파악 및 예측이 중요하므로, IoT(사물인터넷) 등 온라인 정보수집 기능-클라우드 컴퓨팅 등을 활용한 방대한 정보 처리 및 관리 기능-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예측 및 의사결정지원 기능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 물론 이러한 정보기술을 개별기업 차원에서 확보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으나 향후 공공부문에서의 지원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측되므로 이를 잘 활용해 단계별로 이러한 능력을 확보해 나가야 한다.

다음으로는 화주산업과의 연계 및 융합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유통과 물류는 유통물류라는 새로운 산업으로의 발전이 예상될 정도로 융합이 빠르게 이루어질 것이다. 예를 들어, 물류혁신을 기반으로 창업한 유통업, 물류영역으로 급격히 확대해 나가고 있는 유통업, 유통영역을 확대하는 물류업, 도매물류업 등은 유통업과 물류업 중 하나의 카테고리에 포함시키기가 어려울 것이다. 

이러한 연계가 효과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IT의 활용을 통한 끊김 없는(seamless) 연결이 기초가 되고, 이러한 협업을 효율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장비의 개발 및 공급이 필요하므로, 화주산업-IT-장비산업-물류가 잘 연계 및 융합된 협력체계를 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연계의 기초로서 IT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사람이다. 각 분야별 전문가들은 많겠지만, 예를 들어 유통-IT-장비-물류를 종합적으로 보고 시스템을 개발하고 전략과 프로세스를 개발할 수 있는 통합인재는 얼마나 있을 것인가? 이 부분은 대학에서 이미 필요성을 느끼고 대응을 시작하고 있고 또한 가장 큰 역할을 해야 하겠지만 기업에서도 융합전문가를 빠른 시간 내에 양성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정부나 기타 공공부문에서는 각 분야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연구회나 워킹그룹을 활성화해 부문별 전문성이 공유되고 융합될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필자가 나름대로 몇 가지 소견들을 피력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의 자세와 도전정신인 것 같다. 우리기업들이 동남아를 포함한 글로벌 시장을 개척하고 리더 역할을 담당해나갈 비전과 자신감을 가지고 있는가, 우리의 젊은이들이 좁은 한국 땅에 머물러 있지 않고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고 협력해나갈 기상과 도전정신을 가지고 있는가가 우리 물류산업의 그리고 국가의 미래를 결정하는 핵심요소가 아닌가 생각된다. 

기업들이 가장 싫어하는 것이 불확실성이지만 우리뿐 아니라 불확실하지 않은 곳이 얼마나 있을 것인가? 브렉시트, 트럼프 등과 관련해 저렇게까지 되리라고 예상한 사람들이 얼마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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