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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29 09:13

기자수첩/ 농협의 택배업 진출이 성공했더라면


농협의 택배사업 진출은 숙원과제다. 2007년 대한통운, 2010년 로젠택배 인수를 검토했으나, 조건이 맞지 않아 무산됐다. 2012년엔 조합장들의 건의에 따라 택배사업 진출 타당성 검토를 위한 연구용역을 진행하기도 했다. 

2014년 8월에는 농림축산식품부 이동필 장관이 농협의 택배사업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농협택배가 다시 공론화됐다. 우체국의 토요일 배송 중단도 농협택배 진출을 부추기는 요인이 됐다. 농협은 이후 기존 택배업체 인수를 비롯해 자회사 통합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했다.  

하지만 민간 택배기업은 농협의 택배시장 진출을 거세게 반대했다. 결과적으로 농협은 최근 택배시장 진출을 위해 구성했던 태스크포스(TF)를 해체했다. 사실상 택배사업 진출을 잠정적으로 접은 셈이다. 

한편으론 ‘농협이 택배사업에 진출했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도 든다. 올해 2분기 집계된 CJ대한통운의 택배시장 점유율은 4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의 절대적인 강자로 시장점유율이 급속도로 상승하는 모양새다. 

문제는 CJ대한통운은 공익적인 목적으로 설립된 단체가 아닌, 수익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민간기업이란 점이다. 이 때문에 CJ대한통운 수익성이 높지 않은 농촌지역 물류에는 별다른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 그나마 공공기관인 우체국택배와 일부 정기화물업체가 농산물 물류를 취급하는 상황이다. 

이렇듯 소수 택배기업이 진출한 농촌지역에서 농산물을 택배로 보내기 위해선 높은 비용을 지불해야만 하는 실정이다. 이는 곧 국내 농산물의 경쟁력 저하로 연결된다. 특히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해외 농산물 수입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국내 농산물이 설 자리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 

농협은 전국 농촌지역에 촘촘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이를 장점으로 농산물의 공동물류를 주도적으로 운영할 여력도 높다. 콜드체인시스템의 실현, 운반용기의 표준화, 첨단물류장비 도입 등 다양한 분야에서 낙후된 농산물 물류체계를 개선할 수 있다는 뜻이다. 

여기다 농협이 갖춘 2000여개의 오프라인 유통매장과 온라인 유통채널을 연계한 ‘옴니채널’ 전략 강화로 산지 농민의 수익성 개선도 기대해 볼 만 하다. 농협이 ‘온라인전용물류센터’를 연내 수도권 전역, 내년까지 전국으로 확대하겠다는 구상도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요인이다. 

정부는 조만간 ‘화물운송시장 선진화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진입장벽을 유연화하고, 업종 체계를 개편해 물류기업이 특화된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게 핵심이다. 어쩌면 농협은 다시 한번 택배사업 진출의 기회를 가질 수도 있다. 농협의 택배시장 진출이 택배산업의 ‘공멸’이 아닌, 업계에 활력을 불어넣고 낙후된 농산물 물류를 개선할 수 있는 마지막 퍼즐은 아니었는지 되짚어 봐야겠다. 

< 김동민 기자 dmkim@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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