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8-25 11:42

물류산업, '연결의 시대' 준비해야 동영상

한국교통연구원 개원 30주년 맞아 국제세미나 열어

한국교통연구원이 국내외 석학들의 의견을 청취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한국교통연구원은 24일 세종시 국책연구단지에서 개원 30주년 맞아, 국가교통의 지난 30년을 진단하고, 미래 30년을 준비하는 ‘국제세미나’를 개최했다. 행사에는 세계 6개국 석학 및 국내외 전문가들이 참석해 강연과 열띤 토론을 펼쳤다. 

축사에 나선 국토교통부 강호인 장관은 “우리나라가 진정한 교통물류 선진국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대도시권의 교통정체 해소, 교통사고 사망률 감소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아직 많다. 게다가 첨단 융복합기술이 눈부신 속도로 발전하면서 새로운 형태의 교통서비스들이 출현하는 등 교통정책의 환경도 급격하게 바뀌고 있다”며 “이러한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한국교통연구원도 더욱 새롭게 변화해 나가야 할 것이다. 미래예측과 함께 교통물류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지원하고 국제적 논의동향을 주도할 수 있는 세계적인 연구기관으로 발전해 나가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아울러 강 장관은 “교통물류 부문은 스마트시티 등 다른 신산업분야와 접목되면 막대한 시너지를 만들어 낼 수 있다”며 “한국교통연구원이 끊임없는 도전과 혁신을 통해 더욱 빠르고 안전하면서 부가가치가 높은 교통물류 신기술을 개발하고 창의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정책을 입안하는데 큰 역할을 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뒤이어 축사에 나선 최연혜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4차 산업혁명의 이행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대한민국을 담보할 수 있다며, 규제라던가 법의 미비점을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 할 것을 강조했다. 또한 최의원 본인이 국회에 입성한 것에 대해 교두보를 확보했다고 생각하면 좋을 것이라며, 우리나라 교통발전을 위해 예산확보에도 힘을 쓰겠다는 뜻을 보였다. 

IoT 기술 활용에 따라 기업의 미래 좌우 

개회식에 이어 진행된 국제세미나에서 ‘향후 30년 물류분야의 도전 : 고도화된 서비스, 지속가능성과 어떻게 결합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발표에 나선 파리 공과대학(파리텍)의 에릭 발로우(Eric Ballot) 교수는 물류분야의 30년 뒤 미래모습이 IoT(사물인터넷)기술로 모든 물류자산이 전방위로 끊임없이 연계되는 피지컬인터넷(Physical Internet) 시대가 될 것으로 분석했다.  

피지컬인터넷시대가 되면 컨테이너 등 물류용기는 더욱 소형화·다양화되고, 개별물류망 간의 막힘없는 연계운용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결국 물류망의 디자인 및 운용, 정보·데이터의 처리 및 공유방식, 재고 및 물동량규모 등에서 이전과는 다른 근본적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예측했다. 피지컬인터넷시대를 가정한 실험 결과, 운송거리와 공차율이 각각 15%, 35% 감소하고 운송수단 전환에 따른 CO₂ 배출도 60% 감소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에릭 발로우 교수는 미래물류산업은 IoT 기술을 어떻게 잘 활용하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린다고 언급하며, 산업관계자의 인식전환, 혁신활동, 표준화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뒤이어 인하대학교 아태물류학과 권오경 교수가 ‘2050년 한국의 물류전망’을 주제로 발표에 나서, 경제·사회분야 및 물류분야의 메가트렌드에 의거해 한국의 미래물류는 초연계망(Hyper-connected networks)과 스마트기술에 기반한 로지스틱스 4.0을 실현하는 방향으로 진화할 것으로 관측했다. 

그는 먼저 경제사회분야의 메가트렌드로 인더스트리 4.0으로의 전환, 디지털경제 가속화, 인구 및 노동력구조 변화, 지속가능성의 이슈화 등을 꼽았다. 또한 물류분야 메가트렌드로 연결성과 경제성(규모·범위·밀도)을 동시에 만족하는 물류서비스 개발의 가속화, 이커머스와 라스트마일의 급성장, 스타트업 주도의 혁신 가속화, 물류신기술 개발 및 확산에 주목했다.

결국 다가올 30년은 융합과 연계가 극도로 강조되는 시대가 될 것으로 분석했다. 제조는 스마트기술을 기반으로 인더스트리 4.0, 유통은 옴니채널과 O2O 등을 통한 리테일 4.0으로 진화하는 것처럼 물류산업도 이에 대응해 초연계망과 스마트기술을 기반으로 한 로지스틱스 4.0을 실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권 교수는 로지스틱스 4.0을 제대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물류 생태계도 그에 걸맞게 진화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체계적인 사업추진을 위해 마스터플랜을 수립할 것을 제안했다. 

항공산업 전망, 복합적인 요인 반영되어야 

한스 마틴 니마이어(Hans Martin Niemeier) 독일 브레맨 대학교 교수는 ‘글로벌 시대 항공의 미래’를 주제로 한 세션에 발표를 맡았다. 그는 에어버스 등에서 예측한 항공산업의 전망치가 첨단 기법을 활용한 게 아니라고 지적한다. GDP 등을 포함해 일부 지표를 통해 간단한 방식으로 예측하기 때문에 중요한 요소를 배제시키는 경우가 있다는 것. 또한 에어버스와 보잉은 A380 기종의 성장성에 대해 의견이 일치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특히 유럽에는 과다한 비용이 소요되는 공항이 많고 제대로된 관리도 안되고 있다며, '규제'를 이에 대한 원인 중 일부로 설명했다. 부분적 민영화에 따른 효율성 저하도 문제로 꼽았다. 유럽에는 부분적 민영화된 공항이 많은데, 대체적으로 효율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난다. 소유의 문제 때문에 부작용이 발생하는 것이다.  

함부르크항공의 경우, 공항건설에 따른 예측치와 현실이 확연하게 차이를 보는 것도 문제로 지목했다. 공항의 캡파(처리능력)이 넘쳐나고 있어 애물단지로 전락한 꼴이다. 이에 대한 책임을 지는 사람이 없는 것도 문제로 지적했다. 어느 누구도 이 문제에 대해 책임지고 사임한 이가 없다는 것. 즉 불확실성이 아닌 의도적인 낙관적 전망에 따른 폐해로 설명했다. 

뒤이어 발표에 나선 김승조 서울대학교 교수는 드론이 매년 10%대 성장을 보이고 있지만, 금액으로 매우 미미한 수준이며, 민간시장은 더 낮다고 말했다. 중국의 민간업체 DJI가 드론시장을 장악하고, 계속해서 새로운 드론을 쏟아내는 현 시점에서 한국정부가 드론에 대대적인 투자를 진행하는 것도 우려했다. 

한편 발표에 이어 진행된 토론에서 한국항공대 이영혁 교수는 미국의 트럼프 지지도가 높아지는 것을 언급하며, 신고립주의가 세계적인 추세로 확산될 것을 걱정했다. 또 우리나라의 경제성장이 정체되고, 고령화와 인구감소로 항공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한스 교수가 언급한 ‘공항의 민영화’ 부분에 대한 코멘트로, 효율성을 목적으로 주식을 매각하는 건 설득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오히려 정부가 재정이 부족해 주식을 매각한다면 설득력이 높다고 말했다. 부분 민영화를 언급하는 것은 곧 장기적인 관점에서 100% 민영화를 염두에 두는 것이라는 게 이 교수의 주장이다. 

< 김동민 기자 dmkim@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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