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8-18 10:39

韓 선용품산업, 세계시장으로 진출한다

부산항 미래 성장동력산업으로 각광
부산항의 차세대 먹거리로 급성장하고 있는 선용품산업이 세계선용품협회 가입을 통해 시장영역 확대에 적극 나선다.

한국선용품산업협회(KSSA, 회장 김영득)는 지난달 세계선용품협회(ISSA)에 정회원(국가협회) 가입을 신청하고 해외시장 진출을 본격 선언했다.

선용품은 선박운항에 반드시 필요한 선원들의 식료품과 각종 선박부품 등을 총칭한다. 최근 부산항을 중심으로 그 시장 규모가 급속히 성장하고 있는 신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쌀, 물 등을 비롯해 윤활유, 엔진부속 등 그 종류만 3만여가지에 달해 국내 제품의 해외수출 및 인지도 향상에 안성맞춤이기에 동북아 환적항만으로 급성장한 부산항에 가장 특화된 업종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번에 가입 의사를 펼치고 있는 ISSA는 지난 1955년 설립돼 미국, 싱가포르, 중국 선용품협회 등 43개국의 국가협회 및 1600개의 공급업체가 가입해 세계 선용품 공급업체의 중심축 역할을 하고 있는 단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그동안 선용품산업 협회의 부재로 32개의 개별업체가 정회원이 아닌 준회원으로 가입해 활동해 오고 있는 중이어서 세계 시장으로의 진출이 녹녹치 않았다.

이에 협회 측은 “정회원 가입여부는 오는 11월 초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열리는 ISSA 제61차 정기총회에서 최종 결정되며, 이를 통해 우리나라 물류산업의 경쟁력 강화에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 밝혔다.

이번 가입을 적극 추진한 김영득 회장은 “지난 2014년 협회 설립 후부터 ISSA 가입을 꾸준히 준비해왔기 때문에 승인에는 별 문제가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이를 계기로 연간 수조원에 달하는 고부가가치 시장으로 우리 기업들의 적극 진출을 모색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국내 선용품시장, 세계시장의 1.2%에 불과
 
선용품산업이 큰 기대를 모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선용품공급업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작다.

현재 세계 선용품 시장은 매년 급성장해 약 50조원에 이르고 있는 반면, 국내 선용품 시장은 약 6천억원 규모로 세계 시장의 1.2%에 불과한 실정이다. 더군다나 세계 5위의 컨테이너 항만이자 동북아 환적항만이라 일컬어지는 부산항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초라한 실적을 보이고 있는 이유는 외국에 비해 상품의 종류와 가격 경쟁력에서 크게 뒤떨어지기 때문이다. 국내 대부분의 관련 기업이 상대적으로 매우 영세해 수많은 종류의 제품을 저렴한 가격으로 확보·판매할 수 없어 많은 애로사항을 겪고 있다.

항만업계에 따르면 전국 각지에 산재한 선용품 공급 업체는 약 1570여개에 달하고, 이중 약 70%의 업체가 부산항을 중심으로 업무 중에 있으나 실제 영업 중인 업체는 300~400개에 불과하다. 이처럼 많은 업체가 난립해 있기에 상당수의 선용품 업체들은 매우 영세해 수천 종에 달하는 선용품을 보관할 자가창고도 없이 단순히 물품중계업으로 전락한 경우가 많다. 따라서 국내 주요항을 출·입항하는 대부분의 외항선들은 싱가포르, 홍콩 등 외국에서 선박부품, 유류 등 각종 선용품을 공급받고 있어 연간 수조원에 달하는 고부가가치 시장을 손 놓고 바라만 보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김 회장은 지난 2014년 7월 전국 주요 항만을 대표하는 지역별 대표 선용품공급업체 50개사와 함께 힘을 모아 (사)한국선용품산업협회를 만들고 관련 산업 활성화를 위한 활동에 적극 나섰다. 동시에 ISSA에 정식 회원가입을 통한 세계 시장 진출의 초석마련을 위해 꾸준한 준비를 해오고 있다.

오는 11월 한국협회가 정회원이 되면 관련 국내 업체들의 본격적인 세계 시장으로의 진출이 예상된다. 또 ISSA의 네트워크를 통해 다양한 마케팅 방법을 모색할 수 있어 결과적으로 한국기업들의 경쟁력 강화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한국 선용품산업이 세계시장에서 성공하려면 몇 가지 개선책도 함께 마련돼야 하는데, 우선 한국 선용품산업의 인지도 문제다.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관련 기업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영세하다 보니 많은 외국적선사들의 국내 기업들에 대한 신뢰도가 지극히 낮은 편이다. 따라서 이들 선사 및 물류기업들을 대상으로 국내 기업들의 이름 알리기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리고 이들 외국적선사들이 싱가포르항, 홍콩항을 적극 이용하는 가장 큰 요인은 가격 경쟁력에 있다.

아무래도 선용품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각종 유류 및 기관 부속은 원산지라 할 수 있는 중동과 유럽의 비중이 높기에 자연스레 제품의 배송거리가 먼 부산항의 경우 물류비 인상요인으로 인해 불리하기 마련이다. 따라서 이러한 핸디캡을 직시하고 한국 및 인근 국가의 식·음료품 판매 활성화 및 세계 최고라 일컬어지는 각종 전기·전자제품 등의 경쟁력 있는 다른 품목으로의 적극 전환 모색과 업체간 제품 공동구매 등을 통한 가격경쟁력 확보 방향으로 변화를 유도하는 정책도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 부산=김진우 기자 jwkim@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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