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8-18 09:47

열혈영업맨에서 CEO로, “물류인생 2막 시작”

씨앤에어라운지/ 더케이로지스틱스 김형석 대표이사
괌·사이판 특화영업으로 고객 만족도 높여
오로지 물류 한길에만 23년을 매달려온 김형석 대표는 괌, 사이판, 미크로네시아 등 동남아지역을 훤히 꿰뚫어보고 있는 물류 전문가다. 지금은 ‘더케이로지스틱스’라는 한 국제물류주선업체(포워더)의 수장이지만, 불과 세 달 전까지만 해도 한 회사의 영업사원이었다. 싱가포르 선사인 마리아나익스프레스에서 동남아시아행 화물 유치에 전념하며 원대한 꿈을 품어왔다. 김 대표는 동남아지역만큼은 어느 누구보다 많은 물류지식을 쌓아왔다고 자부한다. 그는 지금까지 쌓아온 지식을 바탕으로 새로운 도전을 시도하고 있다.

괌·사이판 화물유치에 시동

칼을 뺐으면 무라도 썬다는 속담처럼 김 대표는 굉장히 빠른 시일 안에 회사 설립을 마음먹었다. 그가 가진 물류 노하우를 바탕으로 한 단계 진화된 물류 서비스를 화주들에게 제공하기 위함이다. 6월부터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김 대표는 한국국제물류협회, 미국 연방해사위원회(FMC) 회원가입을 마무리 짓고, 물류 네트워크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신생기업이 가릴 게 뭐 있겠어요? 닥치는 대로 다 해봐야죠.(웃음)” 선사 영업맨에서 포워더 대표로 위치가 바뀐 그의 마음은 걱정보다 설렘과 희망이 앞선다. 더케이로지스틱스가 주력으로 서비스를 펼치고 있는 곳은 괌, 사이판, 미크로네시아 지역이다. 우리나라 부산에서는 약 12일, 인천에서는 약 19~20일이면 이들 지역으로 화물운송이 가능하다. 만재화물(FCL), 소량화물(LCL화물), 벌크화물 등 원하는 서비스에 대응하며, 화주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고 있다.

올해 우리나라에 등록된 포워더는 4000개를 돌파할 전망이다. 전 세계 무역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포워더 수는 끝을 모르고 매년 증가하고 있다. 수많은 포워더의 난립에 회사 설립이 쉽지 않을 법한데도, 김 대표는 포워더 시장에 과감히 발을 내딛었다. 선사 근무시절부터 오랜 기간 거래를 이어온 고객들이 그의 든든한 버팀목이다. 김 대표는 일본, 중국, 베트남 등 플레이어가 많고 경쟁이 치열한 곳과 다르게 틈새시장은 예외라고 말했다. “괌, 사이판은 평소 물동량이 타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지만, 수요가 꾸준한 탓에 불황에 덜 민감해 승부를 걸어볼 만한 지역입니다.”

이 지역에서 기존 고객과 거래를 유지하는 건 큰 걱정거리가 되지 않는다. 문제는 신규 고객유치다. 김 대표는 괌, 사이판으로 화물을 보내야하는 고객을 새롭게 유치하는 게 보물찾기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해운물류시장에 오픈된 정보가 많지 않고, 이곳에 진출하는 업체가 많지 않아 스스로 발 벗고 화주를 찾아나서야 하는 수밖에 없다. 특히 국제물류업계에 처음으로 발을 붙인 신생업체라면 화주 찾기에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다.

김 대표는 신규 화주창출도 중요하지만, 우선은 기존 고객과의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1년 정도 지나야 어느 정도 사업의 윤곽이 잡힐 것으로 보입니다. 기존 고객과의 신뢰를 우선으로 하고, 질적성장을 추구할 예정입니다.”
▲ 김 대표는 틈새의 틈새를 찾는 ‘초니치 마켓’을 지향하겠다고 말했다.

틈새의 틈새를 찾는 ‘초니치마켓’ 지향

영업만 뛰었던 김 대표에게 전에는 없었던 새로운 걱정거리가 생겼다. 과거엔 외부 일에만 치중했었다면, 이제는 내부경영에도 공을 들여야 했다. 특히 그가 가장 민감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미수금 관리다. 올해 국제물류업계에서는 또 다른 고민거리로 미수금을 꼽았다. 겉으로 티는 내지 않지만 미수금 문제로 허덕이는 기업이 상당수 될 것이라는 얘기다.

김 대표에게도 미수금 관리는 회사의 견실한 성장을 위해 꼼꼼히 체크해야 하는 부분이다. 선사에게 미리 대금을 건네고, 화주에게 나중에 계약금을 받는 포워더에게 현금 유동성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작은 회사이거나 신생업체일수록 양호한 현금 회전력은 회사의 성장에 크게 기여한다. “포워더에게 자금회전은 굉장히 중요합니다. 그래서 거래처를 고를 때도 조심스럽게 다가갈 수밖에 없고요.”

‘새로운 도전이 곧 시작이다’라는 메시지를 전한 그는 향후 비전에 대해 설명했다. 그가 말하는 생존방법은 틈새의 틈새를 찾는 ‘초니치 마켓’을 지향하는 것이다. 큰 곳보다는 작은 틈새시장을 우선 선점하겠다는 게 그의 전략이다. 성공사례가 널리 알려진 레드오션이 아닌 1%의 틈새를 찾는 게 중요하다. 그는 기존 서비스 지역을 중심으로 동티모르, 파푸아뉴기니 등의 지역에서 유에서 무를 창조해 서남아시아에서 발을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삼국간 비즈니스도 그가 꼽은 핵심사업 중 하나다. 중국이나 아시아, 유럽에서 기점인 부산으로 화물을 끌어와 괌, 사이판 등으로 보내는 사업을 진행하고 싶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기존 거래처를 공고히 하는 게 가장 중요하고, 선사에서 쌓았던 영업 노하우를 토대로 무럭무럭 커나가는 기업이 되려고 합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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