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8-11 16:46

동남아시장에 부는 O2O 열풍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는 스마트폰 등 온라인으로 주문을 받아 오프라인으로 해결해주는 서비스를 말한다. 한국에서는 이미 O2O 서비스가 다양한 방식으로 생활화돼 있다. 최근 동남아시아 시장에서도 이 O2O시장의 성장을 주목해 볼만하다. 그리고 그 주축에는 말레이시아의 그랩(Grab)과 인도네시아의 고젝(Go jek)이 있다.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그랩(Grab)은 ‘동남아시아판 우버’로 불리며 세계 최대 차량호출(카헤일링)서비스 업체인 미국 우버를 앞서고 있다. 싱가포르에 본사가 있고 2012년에 카헤일링 서비스를 시작한 그랩은 골리앗 우버를 제치고 인구 6억의 동남아 카헤일링 시장 1위로 군림하고 있다. 

그랩의 아이디어는 2011년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에 재학 중이던 한 청년으로부터 나왔다. 말레이시아 출신 앤서니 탄(35)이 고향에서 택시를 잡기 어려웠던 경험을 바탕으로 손쉽게 택시를 잡을 수 있는 콜택시 앱을 구상한 것이다. 그 후 그랩은 일본 소프트뱅크, 중국 GGV캐피털 등에서 투자금을 유치했으며, 기업가치는 15억달러(약 1조7000억원) 이상인 것으로 추산된다. 

현재 그랩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 등 동남아 6개국 30개 도시에서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15개 도시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우버보다 두 배 많다. 그랩은 지금까지 1300만건의 다운로드 건수를 기록하며 동남아시장에서의 차량공유 서비스 앱(응용프로그램)으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그랩’의 브랜드명은 원래 ‘그랩택시(GrabTaxi)’였다. 하지만 올해 초 브랜드명을 ‘그랩’으로 바꾸고 사업 영역 확대에 나가고 있다. 

최고경영자(CEO) 앤서니 탄은 “수많은 서비스를 하나의 브랜드 안에 담기 위한 조치”라고 그랩에 대해 설명했다. 

교통수단으로 시작한 그랩은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물건 배송 등의 O2O 영역으로 확장해가고 있다. 현재 그랩은 개인소유 차량을 통한 운송서비스인 ‘그랩카(GrabCar)’, 오토바이 택시예약 서비스 ‘그랩바이크(GrabBike)’, 배달 서비스 ‘그랩익스프레스(GrabExpress)’, 카풀 서비스 ‘그랩히치(GrabHitch)’ 등을 출시했다.
반면 인도네시아 O2O 서비스의 시발점이라 할 수 있는 서비스는 ‘고젝(Gojek)’ 서비스다. 고젝은 오젝에서 나온 단어로, 오토바이를 기반으로 하는 우버 서비스라 볼 수 있다.

교통수단으로 시작한 고젝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물건 배송, 음식 배달, 장 봐주기, 이삿짐 서비스, 청소, 마사지 등 O2O의 모든 영역으로 확장해가고 있다. 리얼푸드에 따르면 인도네시아는 인구 2억5500만명의 인구 대국이면서, 약 7500만명의 인터넷 사용 인구를 보유하고 있다. 그 중 5200만명이 모바일 기기를 통해 SNS를 이용하고 있어 고젝 서비스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원동력이 됐다.

한국의 O2O 시장이 모바일 플랫폼을 기반으로 사업을 시작했다면, 고젝은 그와 반대이다. 오프라인의 오토바이 운송을 온라인으로 끌어들임으로써 O2O 사업을 시작했다. 즉, 개인의 오토바이 운송을 공식 모바일 플랫폼으로 옮겨온 것이다. 고젝 서비스를 이용해 장보기와 음식 배달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어 향후 식료품 소비 패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동남아시아의 O2O 시장은 기존의 없던 시장을 형성하고, 그 안에서 새로운 질서를 형성해 나가고 있다. 기름 값이 싼 말레이시아에서는 가장 흔한 교통수단인 자가용을 적절히 활용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인도네시아 역시 현지의 교통상황에 가장 적합한 오토바이를 이용한 O2O가 기존의 대중교통이라는 틀까지 흔들며 새로운 시장을 형성해나가고 있다. 앞으로도 이 강력한 시장을 주목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 김은아 대학생기자 everafter41@naver.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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