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8-01 09:14

커버스토리/ 국토교통부 최정호 제2차관

“국민의 물류편의를 높이겠습니다”

국토교통부는 국토의 체계적인 개발과 보존, 교통물류체계 구축 등의 사무를 관장하는 중앙행정기관이다. 그중에서도 국토교통부 제2차관은 교통물류실·항공정책실·도로국 및 철도국의 소관업무에 관해 장관을 보조한다. 지난해 11월 부임한 최정호 2차관은 토지·건설·교통 분야에 두루 정통한 관료다. 최차관을 만나 산적한 물류업계 현안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다. 

차관님은 교통, 항공, 철도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경력을 쌓으셨습니다. 업무를 추진할 때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이 궁금합니다. 

버스 택시 철도 항공 어느 곳 할 것 없이 국민의 생명과 재산에 관한 ‘안전’을 가장 최우선에 둡니다. 최근에는 자율주행자동차, 드론 등 신산업 육성에 역점을 두고 있습니다. 이러한 신산업의 우수한 기술력을 해외에 수출하는 데도 많은 관심을 쏟고 있습니다. 맨땅에 헤딩하다시피 개발한 고속철도 수출을 위해 다방면으로 접촉하고 있으며, 차세대지능형교통시스템(ITS) 기술도 수출하는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물류산업이 다방면에서 격변을 맞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에 국토교통부는 어떤 정책을 수립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그간 높은 성장률을 보인 기업물류와 수출입 물류시장은 성장이 정체되는 반면 소비자물류와 생활물류 등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C2C(소비자 간 거래)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습니다. ICT(정보통신기술)나 빅데이터 기술을 기반으로 스타트업도 활발하게 등장하는 추세이고요. 정부도 이러한 환경변화에 따라 물류기업에 대한 지원을 체계적으로 개선할 의지를 갖고 있습니다. 우선 택배 등 소비자 물류시장 지원을 위해 도시첨단물류단지 제도를 도입해 지난 6월 6개 시범단지를 선정하고, 도심 배송을 위한 맞춤형 인프라를 공급할 예정입니다. 공급이 부족한 택배차량에 대해선 꾸준히 증차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첨단 물류기술에 대한 국가 R&D(연구개발)도 확대할 계획이며, 테스트 베드 설치를 통해 셔틀로봇, 자동피킹 로봇 등에 대한 상용화를 지원할 것입니다. 이밖에도 신선물류, 직구·역직구 등 다양한 물류사업 모델 지원과 콜드체인 클러스트 구축, 인천공항 배후단지 추가개발도 추진할 방침입니다. 나아가 물류기업의 해외진출 확대를 위한 화주와 물류기업 동반진출 컨설팅 사업을 확대하고, 물류전문인력양성사업, 제3자물류 컨설팅 지원사업 등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지원사업을 지속적으로 이어나갈 것입니다. 이러한 물류산업 발전을 위한 중장기 비전과 전략을 담은 ‘국가물류기본계획’을 수립 중에 있습니다. 



규제 완화로 인해 드론배송이 현실화 될거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드론 활성화를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계십니까?

지난 5월 규제장관회의를 통해 발표한 ‘드론 규제혁신 및 지원 방안’을 적극 추진하고 있습니다. 드론의 활용분야 확대를 위해 공공분야에서 선제적으로 지적 재조사, 토지 보상, 댐 관리 등의 영역에 드론을 활용하는 실증사업에 나서고 있습니다. 현재 15개 사업자가 참여해 드론 활용부야를 발굴하는 시범사업도 올해 하반기 중 확대해 더 많은 업체에게 기회를 제공할 계획입니다. 또한 공공분야 실증사업이 실제 수요로 이어질 수 있도록 수요처와 제작업체간 매칭을 지원하고 드론의 특수한 기능 개발과 성능 개발이 필요한 분야는 실용화 R&D를 확대해 조기 상용화를 유도할 예정입니다. 금융위와 협조해 우수제작 업체에는 보증·투융자 등의 정책금융도 지원할 계획입니다. 

물류스타트업이 화두입니다. 특히 정보통신기술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물류플랫폼이 등장하면서 물류산업에 변화의 바람을 불어넣고 있습니다. 국토교통부에서 계획하고 있는 물류스타트업 육성 계획이 궁금합니다. 

물류분야의 스타트업 육성과 지원을 위해 인천창조경제혁신센터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습니다. 창업아이디어 경진대회 등을 통해 발굴한 유망 물류스타트업 대해서는 창업교육, 멘토링 등 사업화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미 창업한 스타트업에 대해서는 사업성 평가 등을 거쳐 1500억원 규모의 창조경제혁신펀드를 활용한 투자연계, 금융지원 등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올해 하반기 중에 물류스타트업 지원과 육성을 위한 종합 방안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일부 기업은 물류스타트업에 대한 지원이 정보통신기술에 치우쳐 있다는 볼멘소리를 합니다. 이러한 문제에 공감하십니까?

현재 물류스타트업은 초기단계로 적은 자본과 기술력, 아이디어로 손쉽게 창업할 수 있는 정보통신기술에 집중된 경향이 있습니다. 국토교통부도 물류산업 전반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양한 분야의 스타트업 발굴 및 육성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합니다. 앞으로 기술개발 분야의 R&D 지원, 신선물류 등 신산업을 위한 인프라 구축, 사업화 지원 등을 통해 다양한 분야의 스타트업이 등장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할 예정입니다. 향후 추진되는 지원정책도 다양한 분야의 스타트업을 폭넓게 지원할 수 있도록 마련할 계획입니다.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령·시행규칙 일부 개정안을 시행했습니다. 개정안을 시행하게 된 배경이 궁금합니다.

국민생활과 밀접한 택배와 같은 물류부문 향상을 위해 화물운송서비스에 대한 평가를 실시토록 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이 개정됐습니다. 이에 따라 화물운송서비스 평가의 기준 방법 절차 등을 규정하고, 운수사업 허가사항 신고주기를 3년에서 5년으로 연장하는 등 사업자 부담을 경감했습니다. 또한 화물차 과적근절을 위해 실시하고 있는 화물위탁증 발급 제도의 원활한 정착과 시행을 위해, 이해관계자별 간담회 및 관계자 합동TF(테스크포스)회의를 통해 수렴된 내용을 반영해 발급대상에서 일부 화물을 제외하는 등 불필요한 규제를 완화했습니다. 

화물운송시장 선진화 정책과 관련해 여러 가지 풍문이 돌고 있습니다. 이해당사자간 이해관계가 워낙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어, 입장을 밝히기 곤란할 것으로 생각됩니다만, 화물운송시장 선진화의 핵심을 간략하게 말씀해주신다면?

기본적으로 국민의 물류편의를 높이는 게 초점입니다. 현재 화물업계 전문가들과 함께 논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기존 시장의 질서를 혁신해야 하는 문제가 있어 일부 반발이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래도 미래의 큰 그림을 보고 정책을 구상해야 하다보니까, 개인의 유불리를 따질 일이 아니라, 대승적 차원에서 봐달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과거 제도가 마련될 당시의 취지와 상황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현재는 각 업계의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과정이며, 조만간 정리가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시급한 사안이기 때문에 목표했던 10월보다 조금 앞당겨 발표할 계획입니다.

영남권 신공항이 김해공항 확장안으로 결정됐습니다. ‘신의 한 수’라는 평가가 있는 반면 ‘정부가 지방을 버렸다’는 부정적인 여론도 있습니다. 김해공항을 확장하게 된 배경이 궁금하며, 지역갈등을 어떻게 해소해 나갈 계획인지 궁금합니다.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 용역 결과, 김해 신공항은 다른 대안에 비해 경제성 접근성 안전성 효율성 등 모든 면에서 가장 우수하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김해 신공항은 대도시와 인접해 있으며, 도로와 철도 교통망이 대폭 개선될 예정으로 영남지역 주민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새로 건설되는 활주로는 북측 산악장애물의 영향을 받지 않는 방향으로 건설돼 기존 이착륙시 안전문제가 해소됩니다. 김해 신공항은 기존 시설을 활용하면서 국내선과 국제선이 함께 운영되므로 공항운영 효율성 측면에서도 우수합니다. 이번 용역은 영남 5개 지자체 합의 내용에 따라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진행됐습니다. 특히 ADPi가 김해 신공항을 최적입지로 평가한 만큼, 용역 결과에 대해 지자체와 지역 주민들에게 충분히 설명할 것입니다. 사업 추진 과정에서도 관련 지자체와 적극 협의해 명실상부한 영남지역 관문공항으로 차질없이 건설해 나갈 계획입니다.



아시아나항공의 에어서울에 이어 경남도가 남부에어 설립을 꾀하면서 저가항공사(LCC)간 경쟁이 더 치열해질 전망입니다. 과도한 경쟁으로 인한 안전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교통에서 안전은 최우선의 가치입니다. 저비용항공사라고해서 안전도 ‘저비용’이어선 결코 안됩니다. 안전은 대형항공사와 똑같은 수준을 요구합니다. 에어서울도 안전운항체계인 운항증명(AOC) 절차를 마쳤고, 이 과정에서 약 1000여개의 항목을 검토했습니다. 아직 남부에어에 대한 LCC 신청은 들어오지 않았지만, 신청이 들어온다면 철저하게 안전을 따질 것입니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안전이 최우선입니다. 

이단적재열차(DST) 도입을 적극 추진하는 등 철도물류 활성화를 위한 노력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단적재열차의 경제적인 효과가 클 것으로 보십니까?

철도물류를 활성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현재 14개 거점에 대해 유효장 확장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화물을 싣고 운송할 수 있는 화물열차 양수가 부족해 효율성도 떨어지고 운송비도 높았습니다. 앞으로 최대 양수를 39량까지 늘리려고 계획하고 있습니다. 이단적재열차에 대한 R&D도 진행하고 있으며, 현재 객차의 높이를 그대로 쌓는 게 아닌, 바닥을 낮추는 형태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철도를 건설하는 철도시설공단과 운영사인 철도공사가 함께 협업해 원활하게 업무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건설 단계부터 운영사가 요구하는 사항을 건설에 반영하기 위해 사전에 충분한 논의를 하고 있습니다. 

산업간 융복합 현상이 나타나면서 물류산업의 대응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됩니다. 어떤 노력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고 보십니까?

최근 소비자에 대한 맞춤형 배송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유통과 물류 산업간 융합추세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유통기업들이 자체 물류를 확대하는 가장 큰 이유는 물류기업들이 제공하는 서비스에 대한 불만족 때문입니다. 따라서 물류업계는 전문성 강화와 소비자 만족도 제고를 위한 서비스 혁신을 통해 신뢰를 확보할 필요가 있습니다. 빅데이터를 활용한 예측배송, 재고관리 비용 절감 등 고품질 서비스 제공을 통해 물류산업 고유의 전문성을 확보해 경쟁력을 갖춰야합니다. 나아가 물류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하고 유통 IT(정보통신기술) 등 이종산업과 융복합해 산업이 시너지효과를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습니다. 

국토교통부는 현재 업계의 다양한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있습니다. 반면 국토교통부의 애로사항을 청취할 기회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정책을 추진하는데 애로사항은 없습니까?

물류산업을 지금보다 더 고부가가치로 육성하는 게 고민입니다. 종사자들의 처우나 근무환경이 열악합니다. 업계와 함께 머리를 맞대고 지속적으로 고민해야 할 문제입니다. 정부는 물류산업을 7대 유망서비스 산업으로 육성하고 있어, 앞으로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차관님의 인생철학이 궁금합니다.

제 좌우명이 ‘신독(愼獨)’입니다. 공자의 손자인 자사가 쓴 ‘중용과 천명’ 그리고 ‘대학’에 나오는 말입니다. 혼자 있을 때 자기 스스로를 지킨다는 게 결코 쉽지 않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이것을 지켰다고 자신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지금도 이러한 마음가짐을 갖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PROFILE

성   명 : 최정호 (58년 10월)
출생지 : 전북 익산
학   력 : 
1976년 금오공고(경북) 졸업
1985년 성균관대 행정학과 졸업
1991년 리즈대 교통계획과 석사 
2012년 광운대 대학원 부동산학과 박사
경   력 : 
2015. 11. (現)국토교통부 2차관
2014. 10. 국토교통부 기획조정실장
2013. 04. 국토교통부 항공정책실장
2012. 01. 국토해양부 대변인
2011. 02. 국토해양부 교통정책실 철도정책관
2010. 02. 국토해양부 서울지방항공청장
2008. 03. 국토해양부 건설수자원정책실 건설산업과장
2006. 06. 건설교통부 주거복지본부 토지기획관실 토지정책팀장

< 배종완 기자 jwbae@ksg.co.kr >< 김동민 기자 dmkim@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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