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6-02 17:08

현대상선 얼라이언스 편입 적극 지원

창간특집 인터뷰/ 해양수산부 윤학배 차관
‘부산항 환적경쟁력 강화’ 항만수정계획 7월 발표
해수부 성년 맞아 ‘해양정신문화 발전’ 역량 집중

취임한 지 7개월째를 맞은 해양수산부 윤학배 차관은 본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부 출범 20주년을 맞아 선진 해양문화 정착에 초점을 맞춰 정책을 펴나가겠다고 밝혔다. 해양강좌 개설, 내륙지역 해양과학관 건립, 해양위인 발굴 등이 주요 내용이다.

윤 차관은 해운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선사들의 경영도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전망하는 한편 현대상선이 재편되는 얼라이언스에 편입될 수 있도록 채권단과 적극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해양르네상스, 항만, 예선, 컨테이너총중량검증제 등 주요 정책현안에 대해 소개했다. 윤 차관은 특히 해운기업 측에 안전 우선 경영에 지속적으로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 줄 것을 당부했다.

Q. 해양수산부 차관에 취임한 지 7개월째를 맞았다. 소감은?

차관 취임 후 현장의 목소리를 최대한 반영하고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내고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광양항을 산업클러스터항으로 육성하기 위한 특화발전방안을 마련했으며 올해 예산을 해수부 발족 이래 최고치인 4.9조원을 확보해 해양수산 정책 발전의 기반을 마련했다.

엔저 등 대내외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김과 굴 수출액이 각각 3억달러 1억달러를 기록했으며 올해 1월 낚시어선 등의 사고 예방을 위한 ‘다중이용선박 안전관리대책’을 수립했다.

특히 지난 5월19일 19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수협법 해양산업클러스터법 수중레저법 등 8개 법률안이 통과해 해양신산업 육성, 수산업 경쟁력 강화 등을 위한 기반을 구축했다. 아울러 직원들의 역량과 전문성을 강화하고 역동적인 조직문화를 조성해 국민들에게 신뢰와 사랑을 받는 해양수산부로 거듭나도록 적극 노력하고 있다.

올해로 해양수산 통합행정 20주년을 맞는다. 앞으로 ‘해양수산입국(入國)으로 바다의 꿈과 가치 실현’이라는 비전을 가지고 해양수산업 발전에 매진하고자 한다.

항만 배후단지·마리나에 민자 유치를 활성화해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생각이다. 또 임기택 IMO(국제해사기구) 사무총장 취임을 계기로 선박평형수, 이내비게이션 등 해양안전산업을 육성하겠다.

긴 불황을 겪고 있는 해운산업의 위기 극복과 연내 크루즈 관광객 150만명 유치 등 올 한 해 핵심과제 달성에도 온 힘을 다할 계획이다. 첨단 양식과 유통·가공 기술의 획기적 발전 등을 통해 올해 수산물 수출 23억달러를 달성하고 글로벌 역량 강화를 위해 세계수산대학(WFU)를 유치하겠다.


Q. 출범 20주년을 맞아 선포한 ‘해양르네상스’ 정책엔 어떤 내용들이 담겼나?

올해는 해양수산 통합행정 20주년이 되는 해다. 그동안 해수부가 국민의 해양의식을 고취하고 바다에서 일자리와 미래를 찾고 여가와 행복도 향유하는 데 밑거름이 됐다고 생각하지만 해양정신문화 측면에는 좀 소홀했다고 본다.

해양수산 분야에 여러 중요한 산업이 많이 있지만 무엇보다 그 밑바탕이 되는 문화가 정착돼야 관련 산업의 발전에도 큰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한다. 이제 해수부가 성년의 나이에 접어든 만큼 이에 걸맞게 우리 해양문화와 의식도 한 단계 성숙해질 수 있도록 해수부가 그 역할을 다 하겠다.

먼저 해양 전문가가 직접 초·중·고등학교를 찾아가서 강의하는 ‘찾아가는 해양교실’과 일반인을 대상으로 서울 대전 부산에서 개최해온 해양강좌(‘수요일엔 바다톡톡’) 등을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장보고 대사, 이순신 장군, 안용복 장군과 같은 해양 위인들을 선정하고 재조명해서 언론매체 등 다양한 방법으로 홍보할 계획이다.

두 번째로 연안지역 국민들뿐만 아니라 내륙지역 국민들도 해양문화를 향유할 수 있도록 해양박물관 등을 거점으로 해 해양문화·교육을 확산하고 해양과학관 등 인프라를 지속적으로 확충하려고 한다. 내륙도시인 충북 청주에 해양과학관 건립을 추진 중이며 경북 울진에 국립해양과학교육관을 올해 착공할 예정이다.

세 번째로 국민들이 해양문화를 체감할 수 있도록 다양한 해양관광·레저·스포츠 체험 프로그램과 인프라를 확대할 예정으로, 올해 체험인원 300만명 이상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해양수산 각 분야에서 묵묵히 자기 임무를 성실히 수행하고 있는 선원, 극지인 등의 업적을 기리기 위한 사업도 추진해 나가겠다. 부산 동삼동에 ‘선원의 거리’를 조성하고 올해 2월17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처음 열린 ‘극지인의 밤’ 행사를 연례적으로 개최할 예정이다.
 

Q. 양대 국적선사의 구조조정에 대한 해수부의 입장은?

현재 현대상선과 한진해운 모두 경영정상화를 위해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지 않나? 현대상선은 3월29일 조건부 자율협약을 체결한 후 현대증권을 비롯한 자산 매각, 용선료 조정 등 구조조정 막바지 단계에 있다. 한진해운도 5월4일 조건부 자율협약을 개시해 현대상선과 동일한 수준의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또 글로벌선사간 인수·합병과 얼라이언스(전략적 제휴) 재편 등 해운시장 재편이 급속하게 진행 중이다. 특히 최근 오션얼라이언스와 디얼라이언스가 결성되면서 기존 4대 얼라이언스 체제가 3대 얼라이언스 체제로 재편되는 과정이며, 한진해운은 디얼라이언스에 편입됐지만 현대상선은 빠지는 결과를 받아들었다.

현대상선도 9월까지 재편입 기회가 있을 것으로 판단되기에 신속히 구조조정을 마무리해 신규 얼라이언스에 편입될 수 있도록 정부와 채권단이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Q. 향후 해운산업 시황을 어떻게 전망하나?

벌크선 시장은 중국의 원자재 수요 감소와 선박 공급과잉이 해소되지 않고 있어 회복세로 전환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최근 선복 해체량 증가, 중국의 철강석 수요 증가 등에 힘입어 운임지수(BDI)는 2월10일 290포인트로 최저치를 찍은 뒤 반등의 기미를 보이고 있다.

컨테이너선 시장의 경우 해상 컨테이너 물동량 증가는 예상되지만 선박 대형화 경쟁과 선복량 과잉 현상이 지속되고 있어 본격적인 운임 상승으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글로벌 선사인 머스크나 CMA CGM 등도 급격한 운임 하락으로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급락하는 등 해운시장 침체가 장기화되는 점에 미뤄 당분간 해운기업들의 경영이 어려울 것으로 예측된다.
 

Q. 컨테이너총중량검증제가 7월 도입될 예정이다. 기대효과는?

컨테이너총중량검증제는 IMO의 국제해상인명안전에 관한 규칙(SOLAS) 개정에 따라 수출 컨테이너 화물을 해상운송할 때 검증된 중량을 화주가 선사 등에 제공토록 해 선박 안전성을 확보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해수부는 이 제도의 원활한 국내 도입을 위해 지난해 9월 무역협회 선주협회 등 관련 업계와 특별전담조직(TF)을 구성했으며 올해 1월 기준안을 마련했다. 이후 4~5월 사이 5차례에 걸쳐 지역설명회를 열어 각 업단체의 이해도를 높이는데 힘을 쏟아왔다.

아울러 제도소개, 검증정보 유통방법 등 관련 정보 제공을 위한 홈페이지를 구축(http://www.vgm.kr)한 데 이어 케이엘넷을 정보시스템 운영사로 해 장금상선 머스크 등 선사와 부산신항만 동부산컨테이너터미널 마산아이포트 등 터미널운영사, 계측소 넷트럭 등이 참여하는 시범운영을 5월11일부터 6월24까지 실시한다.

시범운영을 통해 화주가 제공하는 총중량 검증정보 유통체계의 정상운영 여부 및 신고된 총중량 정보의 신뢰도 등을 확인해 미흡한 부분을 보완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 정확한 화물량 정보는 선박의 복원성, 선체 강도 등의 산출에 필수적인 요소다. 컨중량 검증제로 선박의 안전성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 제도는 오는 7월1일부터 국제적으로 시행될 예정이지만 IMO가 5월 발표한 권고사항을 수용해 제도 시행 이후 3개월간 선화주의 의무사항을 철저히 정비하는 등 우리 수출기업이 외국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겠다. IMO 권고사항은 7~9월 세 달 동안 총중량 검증 정보 없이 컨테이너 환적을 허용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Q. 북항통합, 하역표준계약서, 해양클러스터, 항만특성화 등 항만산업 안정화 및 육성대책은 어떻게 추진되고 있나?

항만별 입지적 장점을 살리고 배후산업과 연계성을 높여 항만의 기간교통망 기능을 극대화해 나갈 계획이다. 현재 이같은 내용을 담은 제3차 항만기본계획 수정계획(2016-2020)을 수립 중이며 7월께 발표할 예정이다.

부산항은 세계 2대 컨테이너 환적거점으로 경쟁력을 강화하고 광양항은 국내 최대 산업클러스터로 육성하는 한편 인천항과 평택당진항은 수도권 물류관문으로, 울산항은 동북아 오일허브로 특화시켜 나간다는 목표다.

항만별로 다변화되는 항만시설 수요에 맞춰 민간투자도 확대하고 고부가가치 항만서비스를 도입해 항만 경쟁력을 강화하겠다. 수도권 물류부지 수요와 배후단지 고부가가치화를 위해 민간이 배후단지 개발에 참여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고 부산항에는 선박수리나 선박 벙커링 등 항만 서비스 인프라에 대한 대규모 민간투자를 유치할 예정이다.


Q. 해수부가 답보상태를 보이고 있는 해운거래소 설립에 행정력을 발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운임 변동에 대응해 해운사가 운임 리스크 헤징(hedging)을 할 수 있도록 한국형 해운거래소 설립을 추진 중이다. 현재 해운거래소의 독립성과 운영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운영방안을 관계기관과 협의하고 있다.

향후 국회 원 구성이 마무리되면 해운법 개정을 통해 해운거래소 설립 근거를 마련할 계획이다. 국적선사가 반복되는 경기 변동에 체계적으로 대응하고 전체적인 해운산업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해운거래소 설립을 조속히 추진해 나가겠다.
 

Q. 해양오염방제업무를 두고 국민안전처와 갈등을 빚고 있다고 들었다.

오염방제업무를 두고 국민안전처와 갈등을 빚고 있다는 건 사실과 다르다. 지난 2014년 11월 정부조직법 개정으로 해양경비안전본부가 국민안전처 소속으로 변경됐지만 해양오염방제업무는 종전과 달라진 게 없다.

해수부는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상 재난관리주관기관이자 중앙사고수습본부로서, 국민안전처 해경본부는 방제대책본부로서 각각 소관 업무에 충실하고 있다.

작년 초 부산에서 발생한 <현대브릿지>호 사고와 올해 4월 <오션탱고>호 사고에도 두 부가 적극적인 협업으로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었다. 지난달 18일 여수에서 여수해경 전라남도 여수시 등과 함께 ‘해양오염사고 대응 민·관·군 합동 안전한국훈련’도 성공적으로 실시했다.

아울러 1월부터 국민안전처와 실국장급 정책협의체를 구성해 긴밀히 협조 중이다. 앞으로도 양 부처간 협업을 통해 해양오염방제업무에 만전을 기하겠다.


Q. 예선시장에서 신구업체간 분쟁, 공급과잉 등의 문제점이 노출돼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항만별 예선운영협의회 결정에 따라 공동배선제를 선택하고 있는 일부 항만에서 기존업체가 신규업체에 가입비를 과도하게 요구하는 등 예선 배선을 제한하면서 분쟁이 발생했다.

해수부는 ‘선박 입출항법’을 개정해 예선업체가 공동배선 또는 자율계약으로 운영되고 있는 공급방식을 스스로 결정하도록 해 예선업계의 자율경영을 도모하고 업체 사이에 갈등이 발생할 소지를 없앨 계획이다.

또 예선 정계지 여건을 예선업 등록요건에 포함해 항만인프라를 초과한 예선의 중복 접안 등으로 발생하는 안전사고를 예방하고 지방청에 예선 시장의 위법·부당한 사항을 개선토록 하는 명령권을 부여해 예선업의 시장 질서를 확립할 예정이다.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선박의 입항 및 출항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지난달 말 입법예고를 마쳤다. 다만 등록제 이후 현재까지 자진 폐업 업체수가 소수에 불과한 데다 신규 시장진입 업체가 지속되고 있는 점 등에 미뤄 수급조절이 필요한 단계는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
 

Q. 크루즈 마리나 등 중점 추진하고 있는 해양관광산업 정책은 어떻게 추진되고 있나?

크루즈산업은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등 경제유발효과가 높기 때문에 다양한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우선 2020년까지 전용부두를 5선석에서 10선석으로 늘리고 여객터미널 건립 등 크루즈 인프라를 확충해 크루즈 관광객 수용 능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중국 일본 등 해외 포트세일즈 활동을 강화해 올해 150만명을 시작으로 내년 200만명, 2020년 300만명 등으로 크루즈 관광객을 늘리고자 한다.

내년 취항 예정인 국적 크루즈가 사업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크루즈 체험단을 운영하거나 방송홍보를 확대해 현재 3만명 수준인 국내 크루즈 인구를 2020년까지 20만명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크루즈 승무원은 지난해 처음 70명을 배출한 데 이어 올해 200명을 추가로 배출하는 등 2020년까지 2000여명을 양성해 청년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겠다.

마리나산업의 경우 작년 5월 수립한 정부종합대책에 따라 인프라 확대와 마리나 서비스업 활성화에 정책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현재 국내 등록 레저선박이 1만5000여 척을 넘어섰으나 마리나 계류규모는 2141선석에 그치고 있다. 개소당 300척 이상 계류할 수 있는 국가 거점형 마리나를 각 권역별로 6개소 조성하고 기존 어항을 활용한 ‘어촌 마리나역’도 13개소 조성하고자 한다.

마리나서비스업은 요트 보트 등의 대여업 활성화를 위해 대여사업이 가능한 선박 기준을 5t에서 2t으로 낮추고 창업 컨설팅을 제공하는 등의 노력을 병행하는 한편 레저선박 수리·정비가 가능한 전문 인력을 중장기적으로 양성해 나갈 계획이다.
 

Q. 끝으로 해양산업계에 당부하실 말씀은?

경기침제로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선박사고 예방을 위한 지속적인 협조와 노력에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다만 주변 여건 악화로 인해 안전에 대한 투자와 관심이 위축되지 않을지 우려된다.

작은 방심이 얼마나 큰 대가를 요구하는지 이미 경험한 바 있지 않나? 안전은 어떠한 경우에도 소홀히 할 수 없는 모든 해양활동의 최우선 전제다. 선사 관리자의 안전관리 지원, 현장에서의 안전수칙 준수 등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을 다시 한 번 부탁드린다.

아울러 해양산업이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할 수 있도록 유망 신산업 투자에 대해 맞춤형 지원체계를 구축하는 데 정책역량을 집중해야한다. 정부도 신산업 투자 컨설팅 지원, 투자유치 설명회 개최, 해양플랜트 서비스산업 해외시장 정보제공·타당성 조사, 해외협력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

앞으로도 해양 신산업에 투자를 희망하는 기업들을 돕기 위한 신규 사업을 지속적으로 발굴할 계획이다. 신산업 분야에 대한 많은 관심과 적극적인 투자 의지를 당부한다.

< 이경희 부장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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