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6-02 09:09

"잘못된 관행은 바꿔야하지 않겠습니까?"

​물류업계 비정상적 관행으로 중소포워더 피해

“관행처럼 늘 그래왔다.”

사전에 정의된 관행이란 ‘오래전부터 해 오던 대로 하는 것’을 뜻한다. 요즘 조영남의 대작이 미술계에 파행을 불러왔다. 조수와 화가의 관계는 미술계의 관행이라는 게 통설이다. 이에 대해 네티즌들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관행이라는 이름하에 비상식적인 행위들이 사회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물류업계도 마찬가지다. 지난달 기자는 포워딩업체 B사 대표로부터 한 통의 제보를 받았다. 대형항공사인 A사에서 운임적용중량 약 3만kgs에 대해 사전에 예약을 받은 뒤, 대체수단을 마련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일방적으로 짐을 실을 수 없다고 통보했단다. 항공화물운송장(MASTER AWB) 번호도 부여 받은 상태였다. 이 때문에 화주와 파트너에게 손실을 안겼고, 화주는 B사를 상대로 클레임 절차를 밟고 있다. A항공사는 막대한 피해를 입혔음에도 불구하고 모르쇠로 일관하다, B사 대표가 보관해뒀던 증거를 공개하고, 관련 내용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전달하겠다고 말하자 뒤늦게 수습하는 모양새다.

B사 대표는 “대기업 항공사의 횡포로 인해 중소기업들이 고통을 받고 있으며 이러한 현실을 하소연할 곳도 마땅치 않다”며 “잘못된 관행이 개선되어야 한다. 중소기업들이 이러한 횡포에 아무런 대응을 못하니까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A항공사 관계자는 “항공기에 특별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한 일방적으로 예약을 취소하는 사례는 극히 드물다”며 “동남아시아로 가는 화물이 간혹 지연되기는 하지만 그래봐야 하루 이틀 지연되는 정도이다. 자세한 사항은 해당 물량을 유치한 영업사원과 통화해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B사 대표는 현재 A항공사와 관련 내용을 협의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내용은 밝힐 수 없으나, 잘못된 관행이 개선되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전했다. 

이와 유사한 피해사례가 있는지 업계 관계자들과 접촉해봤다. 포워딩업체 M사 관계자는 “항공뿐만 아니라 해운도 비슷하다. 결국 자본주의의 논리다. 항공사나 선사 입장에서 대기업이 화주로 들어오면 이미 예약된 화물을 취소하는 건 공공연한 사실이다”며 “우리도 이를 관행처럼 받아들이고, 크게 문제 삼지 않는다. 화주가 문제를 삼아 소송을 진행하더라도 쉽게 해결되지 않는 걸 안다”고 말했다. 그는 “선사의 경우 화물이 초과 예약된 경우 사전에 고지를 해주기 때문에 대체방안을 찾아볼 수 있다”며 “항공화물의 경우 단가가 높고, 신속성을 요구하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하면 민감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중소기업과 상생하는 모습 보여야 

일반적으로 선사나 항공사를 이용하는 포워더는 고객임에도 불구하고 ‘을’의 입장에서 부탁할 수밖에 없는 비정상적인 구조다. 행여 대기업을 상대로 입바른 소리라도 했다가는 업계에서 퇴출될 수도 있단다. 

대형 항공사나 선사는 화물이 많고, 연속성이 있는 대기업을 선호한다. 적자를 봐가면서도 화물을 유치하는 이유는 매출액 신장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반면 물량이 적은 중소기업에는 높은 운임을 요구한다. 자본주의 논리에서 물량이 많은 이들이 적은 운임을 지불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일 수 있다. 그러나 대형 화주의 화물이 시급하다는 이유로 사전에 예약이 확정된 중소포워더의 화물을 일방적으로 취소하거나 연착시키는 것은 비정상적인 관행이다. 

과거 업계 대표들과 인터뷰를 나눌 때, 공통적으로 강조한 단어가 있다. 바로 ‘신뢰’다. 서로 간의 신뢰가 무너지면 그때부터 돌이킬 수 없는 악화일로를 걷게 된다. 현재 국내에는 다수의 외항사가 진출해 있고, 노선을 유지하기 위해 운임을 낮추고 있다. 국적 항공사가 중장기적인 성장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중소포워더와 탄탄한 신뢰관계를 형성해야 한다. 그래야 위기에 맞닥뜨리더라도 큰 충격 없이 극복할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위기 상황에서 모두가 등을 돌릴 게 뻔하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는 말이 있다. 알이 들어차고 수확할 때가 된 벼는 그 무게로 인해 점점 낮은 자세가 된다. 지금 조선업이 겪고 있는 위기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조선업체들이 호황일 때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실천했더라면 국민 혈세를 투입하는 게 어렵지 않았을 터다. 그런데 지금 다수의 네티즌은 대형 조선업에 왜 국민의 혈세를 지원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한다. 

조영남 사태로 붉어진 미술계의 대작 관행에 많은 이들이 분노했다. 관행이라는 명목으로 지금도 사회 곳곳에서 비정상적인 일들일 벌어지고 있다. 포털 사이트에 ‘관행’을 검색하면 우리사회가 안고 있는 부끄러운 ‘관행’들이 수두룩하게 쏟아져 나온다. 

이번 취재를 하면서 만난 대다수 포워딩업체 관계자 대다수는 이와 유사한 일이 비일비재하게 발생하고 있으나, 관행으로 받아들이는 현실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조영남 사태가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다면 개선의 여지조차 없었을 것이며, 대작조수들은 계속해서 자신의 창작물을 빼앗겨 왔을 것이다. 

< 김동민 기자 dmkim@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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