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4위 조선소에 이름을 올렸었던 STX조선해양이 자율협약 체결 이후 3년 만에 법정관리에 직면했다. 4조5천억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자금지원을 받고도 경영개선에 실패하며 채권단이 결국 경영정상화를 포기한 것.
STX조선해양의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은 25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채권단 실무자 회의에서 "추가자금을 지원하면서 자율협약을 지속할 경제적 명분과 실익이 없다"며 "회생절차 신청이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채권단이 STX조선을 재실사 한 결과, 5월 말에 도래하는 결제자금의 정상결제가 곤란해 부도발생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산은은 "자율협약 체제 하에서 내년까지 수주 선박 건조 등에 필요한 부족자금이 7000억~1조2천억원에 달할 것"이라며 "특히 신규 수주가 없고 급격하게 건조물량이 감소할 경우 부족자금 규모 확대는 물론 정상 건조가 불가능한 상황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또 해외 선주사가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가압류 등을 추진하고 있어 공정 중단 가능성이 상존한다며 추가손실 발생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에 산은은 5월 말까지 채권단 협의회 논의를 거쳐 법정관리로 전환하는 방안을 확정할 방침이다. 회생절차 결정시 채권단 손실 최소화와 STX조선해양의 정상 가동을 위해 현재 건조 중인 선박 52척의 정상 건조를 최우선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공정율이 높은 선박에 제반 자원을 집중 투입해 정상적인 야드 운영을 도모할 예정이다. 아울러 조선사의 계속기업 유지를 위해 과감한 인적·물적 구조조정 방안을 수립하고, 구조 개편 과정에서 블록 공장 전환 등 별도 활용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산은은 "STX조선해양을 비롯한 STX관계사의 동반 회생절차시 국내은행의 추가손실은 2조원을 상회하는 수준"이라며 "익스포저가 많은 산은, 수은, 농협 등 3개 은행의 손실 규모가 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협력업체 대응방안에 대해 산은은 "주채권은행과 금융당국의 긴밀한 협조를 통해 협력업체 피해를 최소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2013년 최대 당기순손실이 무려 -4조5700억원에 달했던 STX조선해양의 지난해 영업손실은 -1826억원이었다. 지난 2014년 영업이익도 -1조5000억원을 기록하며 적자를 지속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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