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라인글로벌 김성현 대표이사는 23년 동안 한 우물만 판 ‘미국통’이다. 사회 초년생 시절부터 한 회사의 대표직에 오른 지금까지 미주 영업만을 맡아 왔다. 오랜 시간 동안 축적한 미주시장 노하우를 바탕으로 김 대표는 지난해 유로라인글로벌을 설립했다.
설립 첫 해 기대치를 웃돈 성과를 보인 김 대표는 올해도 두 배 이상의 성장을 일궈 나가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아울러 그는 고객들이 믿고 신뢰할 수 있는 그들만의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해 회사와 고객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포워딩업계 최초, 화물위치 추적서비스 ‘앱’ 개발
자신이 보낸 화물의 모든 운송과정을 스마트폰으로 볼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이 해운물류업계에 등장했다. 유로라인글로벌이 컨설팅업체를 통해 개발한 이 앱은 화물의 예약에서부터 선적과 입고, 출하, 포장, 배송까지의 모든 과정을 스마트폰 하나로 쉽고 빠르게 볼 수 있다는 강점을 갖고 있다. 포워딩업계에서 최초로 개발된 이 앱은 이달 안드로이드 버전으로 시장에 출시되며, 빠른 시일 안에 iOS(애플운영체제) 버전의 앱도 나올 예정이다. 나아가 벤처협회와 중소기업 기술혁신단체인 이노비즈협회에도 특허출원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남들이 시도하지 않는 신사업을 개척해 회사의 성장 주춧돌을 놓겠다는 각오다. 장기적으로 국내뿐만 아니라 주력인 미주시장에도 앱 서비스를 제공해 고객편의를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실시간으로 원하는 정보를 제공해 고객들의 알권리 충족과 만족도 향상에 기여하고 싶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핸드폰 하나만 있으면 일관적으로 업무가 단일화 될 정도로 사용자인 고객(화주)의 눈높이에 맞춰 개발했습니다. 국내에 현재 시판된 배달, 택시앱과 비교해도 전혀 손색없는 앱이라고 생각됩니다.”
“인재가 곧 미래다”
효율을 추구하는 중소기업 특성상 인력충원을 제대로 실시하지 못하는 회사가 있다. 상황이 여의치 않을 경우엔 구조조정을 통해 몸집을 줄이는 기업도 있다. 하지만 이 회사는 다르다. 해운물류불황에도 불구하고 인재 모시기에 적극 나섰다.
“요즘 해운물류시장이 어렵다고들 하지만 결국 복합운송주선업의 활로는 인력입니다. 인재가 경쟁력이기 때문에 공격적으로 마케팅을 하는 것이죠.” 유로라인글로벌은 올해 인력투자를 통해 미주지역에 더 힘을 쏟고 취급 대상 아이템을 늘릴 예정이다. 자동차와 식품을 주로 취급했지만 의류, 석유화학제품, 기계설비 등에 눈을 돌려 활동영역을 넓히겠다는 설명이다. 또 해상뿐만 아니라 항공운송 비중을 높여 의료기기, 제약 등의 화물 유치에도 집중해 미주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더욱 끌어올릴 계획이다.
▲ 유로라인글로벌 김성현 대표이사(앞줄 네번째)와 임직원들이 회사 도약을 목표로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
인재 찾기에도 남다른 공을 들이고 있다. 유로라인글로벌은 한국항만고, 배화여대, 경인여대, 연성대 등의 물류·무역학과와 자매결연을 맺어 성적이 우수한 학생을 신입사원으로 채용하고 있다. 김 대표가 신입사원 채용을 선호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 신입사원의 열정이 회사의 성장에 한 몫 하지만, 유연한 사고력을 가진 젊은 인재 등용으로 4차산업에 대응하기 위함이다. “첫 입사한 사원에게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하는 것은 물론, 분기별로 IT,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3~4년 앞을 내다보고 맨 파워를 키우고자 합니다.”
김 대표의 중장기적 플랜은 마음속에서 꿈틀대고 있다. 그가 제시한 계획 안에는 직원 교육과 소프트웨어와 어플리케이션 개발 등이 포함돼 있다. 모두 고객에 초점을 맞춘 차별화된 물류 서비스다. “현대기아자동차뿐만 아니라 GM, 포드 등 글로벌 기업들과 거래를 이어갈 수 있는 장기적인 플랜도 생각해두고 있습니다. 우리가 그들을 위한 물류 시스템을 개발해 준다면 우리와 거래를 안 할 이유가 없지 않겠습니까. 4차 산업혁명에 발 맞춰 소프트웨어 파워를 갖추면 거래가 성사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다음은 김 대표와의 일문일답.
Q. 유로라인글로벌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린다.
유로라인글로벌은 영국선사 브로인터메드(Brointermed)의 한국 해운대리점인 유로라인에서 분사된 국제물류주선업체(포워더)다. 2000년 2월에 설립된 유로라인의 주요 고객은 국내외를 포함해 총 400여개사에 달한다.
과거 유로라인에서 진행했던 영업망과 포워딩과 관련한 업무를 유로라인글로벌로 이전·분사해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업무를 시작했다. 주요 사업은 해상·항공운송과 3자물류(창고·포장·물류), 해운선사 대리점, 통관·보험대행 업무를 맡고 있으며, 미국, 인도, 중국에 영업지사가 있다.
Q. 회사의 강점은 뭐라고 보나?
저희는 미국과 한국을 오가는 자동차와 주요 부품을 주로 취급하며 경쟁력을 갖춰나가고 있다. 특히 우리의 주요 고객인 현대기아자동차가 미국 남부에 위치한 앨라배마주에 진출해 있어 인근에 위치한 사바나와 모빌항을 통해 경쟁력 있는 해상운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모빌은 미국 내에서 물동량 기준으로 10위 안에 드는 항만이며, 앨라배마와 플로리다주와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어 매우 중요한 물류거점이다.
미주를 주력으로 사업을 시작한 데는 저의 오랜 영업경력에서 비롯된다. 포워딩업계에 입문해 지금까지 20여 년 동안 네 곳의 포워딩업체에서 미주지역만을 담당해왔다. 과거 물류현장에서 배웠던 노하우를 토대로 미주만큼은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해 고객들에게 더 높은 만족도를 줄 수 있다고 자신한다.
미주지역을 서비스하고 있는 우리나라 포워더들은 몇 천개에 달하지만,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미국 연방해사위원회(FMC) NVOCC(무선박운송인)에 등록이 되어 있어야만 물류 서비스가 가능하다. FMC 등록절차는 쉽지 않고 투자금이 많이 들어, 현재 국내 포워더는 20여개만이 등록돼 있는 걸로 알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시장진입이 훨씬 용이하고 이윤을 남길 수 있는 여건이 된다.
이밖에 해상운송에서는 20여개의 선사들과 SC(운송 계약)를 맺어 경쟁력 있는 운임을 고객에게 제공하고 있으며, 항공에서는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을 통해 신속한 물류 서비스를 펼치고 있다. 북미 현지에도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 시카고, 뉴욕, 마이애미, 애틀란타 등에 약 28만㎡(약 8만4700평) 규모의 창고시설이 마련돼 있다.
Q. 지난해 가장 큰 성과는?
지난해 유로라인글로벌을 런칭하고, 미주 지역을 서비스하는 다른 포워더와의 경쟁에서 뒤지지 않는 실적을 이룬 것이 가장 큰 성과라고 본다. 우리는 출범 첫 해 예상을 웃도는 화물을 유치하며, 높은 매출을 달성할 수 있었다. 미주지역에 투입되는 인원을 4명에서 8명으로 늘려 분업화 시킨 결과 성과가 바로 나왔다. 또 미주 서비스를 받아보고 만족한 고객들이 동남아시아와 유럽 등 타 지역으로 보내는 짐을 저희에게 맡기며 물량이 크게 증가할 수 있었다. 사업 규모가 커지다보니 사무실 인원도 지난해 11명에서 올해 26명으로 두 배 이상 늘렸다.
▲ 유로라인글로벌의 본사인 서울사무소
(서울시 마포구 독막로8길 49, 유니타워 5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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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올해 사업계획과 영업전략이 궁금하다.
중·대형화주를 공략해 그들의 비즈니스가 안정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여기에 회사의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며 고객의 선적 서비스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포워딩업계 최초로 부킹과 화물추적 서비스가 가능한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하는 등 여러가지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컨설팅 업체를 통해 개발된 어플리케이션은 4월에 상용화되며, 향후 벤처협회와 이노비즈협회에 등록될 예정이다.
이밖에 올해는 디트로이트, 휴스턴에도 물류 네트워크를 개발해 미주 시장에서 우리의 역량을 더욱 넓혀나갈 계획이다. 휴스턴은 멕시코에 진출해 있는 현대기아자동차의 주요 물류거점이며, 디트로이트는 거대한 자동차 단지가 형성돼 있다. 이 두 지역을 개발해 자동차 관련 물량을 늘려 나갈 방침이다.
Q. 원양항로의 해상운임이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향후 전망은?
수익성이 높은 지역이었던 원양항로의 해상운임이 하락세를 보이며, 포워더들의 수익률도 낮아졌다. 이는 결국 물류 서비스의 질적 저하로 이어질 것으로 생각된다.
23년 동안 미주지역을 지켜보았지만, 이렇게 운임이 내려간 경우는 지금까지 본적이 없다. 운임이 하락해도 이내 회복세를 보인 지역이었지만, 최근엔 오르락내리락을 반복하며 변동 폭이 크고 시황이 불안정하다. 현재는 해상운임과 물량이 하락세라 회복을 기대하기엔 무리가 따른다. 북미항로의 해상운임은 2~3년간 현 상태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해상운임이 과거에 비해 하락한 북미항로이지만, 이 지역은 동남아시아, 중남미, 유럽에 비해 높은 마진을 가져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물량이 없으니 운임도 떨어지는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지만 미주시장은 그나마 나은 편이다.
Q. 향후 비전과 중장기 사업계획은?
앞으로 저희 유로라인글로벌은 고객중심의 경영을 펼쳐나갈 생각이다. 모든 업무가 시스템화되고 전산화되고 있지만 그것을 운영하는 것은 결국 사람이다. 사람이 서비스의 차이를 만들 수 있다. 모든 업무는 사람을 통해 이뤄지기 때문에 직원들이 얼마만큼의 고객의 니즈를 이해하고, 이에 맞춰 서비스를 제공하는지가 중요한 것이다.
저희 유로라인글로벌은 고객 서비스에 초점을 맞춘 직원 교육과 소프트웨어와 어플리케이션 개발을 통해 물류 서비스의 업그레이드를 추진하고 있으며, 이를 통한 차별화를 강점화시키는 회사로 발전시킬 생각이다. 더 나아가 현대기아자동차 뿐만 아니라 GM, 포드 등 글로벌 기업들과 거래를 이어갈 수 있는 장기적인 플랜도 생각해두고 있다. 우리가 그들을 위한 물류 시스템을 개발해 준다면 우리와 거래를 안 할 이유가 없다. 현재는 4차 산업혁명이 시작되는 단계이며, 이에 발 맞춰 소프트웨어 파워를 갖추면 거래가 성사될 것으로 확신한다.
Q. 포워더간 출혈경쟁이 심하다. 시장을 어떻게 보고 있나?
대형 포워더에서 매출을 높이기 위해 수익률을 고려하지 않고, 낮은 운임을 화주들에게 제시하고 있다. 소형 포워더들은 점점 거래처를 잃고, 폐업에 이르게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는 유통업계와 비슷한 양상으로 대형마트가 활성화 된 이후, 재래시장이나 동네 소매점이 사양사업이 됐다. 물류업계의 출혈경쟁으로 인해 결국 화주들은 운임담합이나 불공정 운임인상 등의 대형 포워딩의 일방적 횡포에 시달리게 될 것이다.
Q. 업계나 당국에 당부하실 말씀은?
해상운임 변동이 너무 잦아 지속적으로 진행하는 선적건의 분기별 또는 연간 운영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안정적인 운임 제공이 화주, 포워더, 선사 등 수출입 관련 업체 모두의 건전한 경영과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깨닫고, 지역별로 적정한 운임이 장기적으로 유지될 수 있을 수 있는 제도적인 개선이 이뤄지길 바란다.
또 포워더들의 등록요건을 강화시켜 더욱 경쟁력있는 물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물류시장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밖에 홀대받고 있는 해운물류업계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선행돼야 우리나라의 물류산업의 경쟁력이 한 단계 성장할 것이라고 본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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