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3-17 17:08

“고객중심 경영으로 위기극복”

인터뷰/ 한중훼리 곽인섭 사장
조속한 시일내 신조선 확보 결정
인천 신국제여객터미널 갠트리크레인 설치 긴요
취임 4개월째를 맞은 곽인섭 이사장은 본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최근 선포한 회사 비전과 경영전략, 선박 안전 정책에 대해 밝혔다. 곽 사장은 위기 극복을 위한 변화의 일념으로 고객 중심 경영을 전면에 내세운 비전을 수립했다고 말하고 고객만족과 기업이익 극대화를 경영철학으로 제시했다.

곽 사장은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향후 4년 안에 신조선을 도입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운항선박인 <향설란>호 인수 이후 개보수에 집중해 만족도가 크게 향상됐지만 최고의 서비스를 위해선 선박 신조가 필수적이라는 진단이다. 그는 또 새로 짓고 있는 인천항 국제여객터미널에 갠트리크레인을 설치해 하역효율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Q. 취임하신 지 3개월이 지났다. 소감을 듣고 싶다.

공직 34년을 거쳐 처음으로 민간기업 CEO(최고경영자)로 발을 디디면서 걱정과 부담이 많았던 시간이었다. (해양수산부) 현직에서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하면서 현장의 중요성을 안다고 자부했지만 막상 치열한 경쟁시장을 접하고 보니 현실은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어렵고 복잡하다는 걸 느꼈다.

한중간 카페리업계의 현안 과제도 많고 우리 회사의 어려움도 많다. 앞으로 시간을 두고 차근차근 해결해 나가도록 할 계획이다. 다행인 것은 업계 CEO들이 모두 협조적이고 우리 회사 직원들도 의욕적이어서 매일매일 즐겁게 업무를 추진해 나가고 있다.

Q 지난해 카페리시장이 많이 어려웠다. 한중훼리 실적은 어땠나?

지난해에는 저희 한중훼리뿐 아니라 거의 모든 선사들이 글로벌 경기 회복의 지연과 중국의 두드러진 성장세 둔화로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한중 카페리시장은 중국내 산업시설 공급과잉과 인건비 상승으로 현지공장의 철수 및 축소 현상이 심화돼 전반적으로 물동량이 감소하는 추세에서 작년에는 메르스까지 겹쳐 더욱 어려웠다. 다행히 유가가 하락해 겨우 채산성을 맞출 수 있었다고 본다. 저희 회사도 지난해에는 화물과 여객 모두에서 수익률이 상당히 하락했다.

Q. 지난달 말 회사 비전을 새롭게 수립했다. 비전 수립 배경과 의미를 듣고 싶다.

카페리업계는 오랜 기간 동안 비교적 독점적 항로를 운영하면서 안정적인 경영을 유지해 왔지만 지금 저희들이 인식하는 상황들을 면밀히 분석해보면 많은 지표들이 회사가 심각한 위기국면에 진입하고 있음을 가리키고 있다. 회사가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선 어떤 변화가 필요하다는 공감대를 저와 임직원들이 함께 공유하고 있었고 서로가 머리를 맞대서 함께 극복하자는 일념으로 비전을 수립했다.

이번에 저희가 비전으로 수립한 “한중훼리는 고객과의 약속을 지킵니다. 안전! 감동! 정확! 스마트한 서비스 제공 - 위 페리 하오(We Ferry hao)”는 지난 15년 동안 한중훼리가 이어온 고객중심 경영을 더욱 강화해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고자 하는 염원과 함께 선박의 안전운항과 정시운항을 회사의 가장 중요한 목표로 정해 고객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스마트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저희 회사의 지향 목표를 의미한다.

Q. 세월호 사고 이후 안전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크게 제고됐다. 한중훼리의 안전대책이 궁금하다.

카페리는 여객과 화물을 같이 운송하기 때문에 선사로서는 안전운항 확보가 선사 경쟁력의 핵심이고 경영자가 최우선해야 할 기업가치라고 생각한다. 저희 회사는 전사적인 지원으로 자체적인 안전관리체제를 구축하고 선원과 승무원의 역량을 강화하는데 최우선 역점을 맞추고 있다.

또 상시적인 교육을 통해 안전경영문화가 확대되고 선박안전이 모든 업무의 최우선 과제임을 전 구성원이 인식하도록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선박 안전관리예산을 최우선 배정해 유지보수 및 예방정비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비상대응체계를 강화하고 양국 정부의 안전관리 지침을 철저히 이행해 무사고 안전운항을 최상의 가치로 두고 회사의 모든 노력을 집중하고 있다.

Q. 2년 전 사선화한 <향설란>호도 고령화되고 있다. 신조선 도입 계획 수립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신조선을 도입해 고객에게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은 건 모든 카페리 선사들의 염원이다. 합작 본사인 연태중한윤도 역시 조속한 시일 안에 선박을 신조하는 것을 동사회에서 결정했다. 다만 2014년 7월에 <향설란>호를 차이나쉬핑으로부터 인수한 이후에 현재까지는 <향설란>호의 유지보수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사실 과거 정기용선으로 운영할 때 수리나 개선을 하고 싶은 부분들이 많았는데 일정한 한계가 있어서 못했는데, 지난 1년 반의 시간 동안 선박 개보수에 역량을 다했다. 현재는 <향설란>호가 원하는 수준에 근접할 정도로 시설 및 성능면에서 향상돼 회사와 고객들도 만족하고 있다. 그러나 합작사는 선박의 경쟁력 확보와 안전운항, 고객서비스 증진을 위해 신조선을 건조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으며 2020년 내에 건조를 마쳐 항로에 투입할 계획이다.

Q. 인천항 신국제여객터미널의 물류기능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많다. LOLO(크레인을 통해 하역하는 방식) 선박 운영선사로서 의견은?

물류기능적으로 볼 때 신국제여객터미널은 제 생각으로는 3가지 정도의 아쉬움이 있다. 첫 번째는 온독CY(부두내장치장) 등 부두면적이 협소하다는 점, 두 번째로는 이용사들의 상당한 비용 증가가 예상 된다는 점, 끝으로 LOLO 선사들의 하역을 위한 갠트리크레인이 없다는 점이다.

앞의 두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LOLO선박 운영선사로서 갠트리크레인 없다는 건 상당히 아쉽다. 갠트리크레인은 쇼어크레인과 비교해 하역 효율성이 2배 이상 높고 비용 측면에서도 초기에 설치되고 나면 경쟁력이 있다. 또 IPA(인천항만공사)에서 제기하는 미관문제도 100m 가까운 붐대를 갖춘 크레인과 수대의 지게차로 작업해야 하는 쇼어크레인보다는 정리정돈이 잘되고 깨끗한 갠트리크레인이 낫다고 생각한다.

물론 IPA가 이런저런 문제와 제약으로 어려운 상황임을 이해하지만 항만 건설은 거시적인 관점으로 접근해야 하고 특히 본질은 이용자의 편리성이라고 본다. 항만의 주 이용자인 선사와 하역사등의 사업자들이 편리하고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항만을 건설하기 위해선 충분한 소통과 이용자들의 의견수렴을 적극 수용, 반영해야 하는데 그 부분이 다소 아쉽다. 향후 IPA에서 LOLO선박 운영선사를 포함한 운영사들의 의견을 적극 수용하여 반영할 것으로 믿는다.

Q. 한중 양국 정부의 통관 강화로 소무역상 이용객이 타격을 받고 있는 것으로 들었다. 현황 및 대응책에 대해 듣고 싶다.

기본적으로 양국정부 정책에 따른다는 방침이다. 소무역상은 카페리선사 여객수입 면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데다 긴급한 원부자재 운송 등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하지만 양국 정부는 이를 장려하기 위한 인위적인 정책을 시행하지 않는 게 현실이라 시장상황에 따라 적절히 조절될 것으로 본다. 다만 한국정부의 통관정책은 일관성 있게 시행돼온 것과 달리 중국은 일정한 원칙이 없이 수시로 변하고 있다. 특히 동북3성 항로의 경우에는 소무역상의 휴대품 반입을 전면규제하고 있는 상황이다. 중장기적으로 소무역상 대신 카페리업계 여객 모객의 타깃을 단체여객으로 대체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Q. 경영방침 및 중단기 사업목표는?

CEO로서 고객만족과 기업이익 극대화를 경영철학으로 제시하고 싶다. 카훼리사업은 어느 산업분야보다 고객서비스가 중요하다. 안전운항, 정시운항을 실현해 여객과 화주 모두를 만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특히 고객과의 소통기회를 자주 가져 고객만족 경영을 이루겠다. 아울러 미래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경영을 다각화해 카페리 사업의 경영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사업분야를 고민해 나갈 계획이다. 또 회사내 인재양성에도 투자를 확대하려고 한다. 고객만족 실현과 고객이익 창출의 기본은 직원들의 창의적 도전정신이라고 생각한다. 직원들의 열과 성이 고객의 감동을 가져오고 결국 기업의 가치도 극대화 되는 선순환 구조를 실현시켜 나갈 계획이다.

Q. 업계 및 정부당국에 하실 말씀이 있다면?

주지하는 것처럼 카페리업계는 현재 매우 어려운 경영환경에 처해 있다. 특히 중국 산둥성을 기항하는 선사들은 제한된 화물과 여객을 놓고 사실상 무한 유치경쟁을 하고 있지 않나? 이렇다 보니 일부 선사들은 과도한 운임덤핑 정책을 펼쳐 전체 시장운임을 하락시키는 효과를 가져와 업계 전반의 수익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 카페리업계가 과도한 운임덤핑을 통한 경쟁이 아니라 고객 서비스 품질을 향상시키는 쪽에 역점을 둔다면 장기적으로 업계 모두의 이익이 되고  한중 카페리 항로 이미지 개선에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또 저는 우리 정부가 최근 세계적인 경제 및 해운불황이 장기간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업계의 어려운 현실들을 좀 더 면밀히 살펴 업계의 어려움들을 이해하고 해결해 주려는 관심과 의지를 보여주길 바란다. 특히 2018년 개장 예정인 신국제여객터미널 건설도 IPA와 지자체에만 맡겨둘 게 아니라 중앙정부 차원에서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정책적인 조정을 했으면 한다. 주요 이용자인 카페리선사들의 입장을 반영해 효율적이고 경제적이고 안전한 신여객터미널이 건설될 수 있어야 한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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