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을 시작으로 올해로 19회째를 맞이한 세계 4대 조선해양행사인 코마린 전시회가 이달 20일부터 22일까지 사흘간 부산전시컨벤션센터(벡스코)에서 열린다.
산업통상자원부, 부산시,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 영국 리드사 등과 전시회를 공동 주최한 한국조선해양기자재공업협동조합(KOMEA) 박윤소 이사장은 이번 행사를 계기로 우리나라 조선·해양산업과 기자재산업 모두 상생할 수 있는 전환점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특히 박 이사장은 국내 조선업계가 가진 고유한 기술을 지속적으로 축적해 조선업의 장기적인 발전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형조선사와 기자재기업이 동반자적 인식을 공유하고 정부와의 연계를 통해 더욱 견고한 클러스터를 구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밖에 박 이사장은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주도하에 매회 빠른 속도로 확대되는 마린텍 차이나(Marintec China) 전시회는 장기적으로 국내 조선해양기자재업체들의 글로벌 마케팅 전략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며, 동종업계가 위기의식을 갖고 대웅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박 이사장과의 일문일답.
Q. 코마린 전시회 개최 배경은?
우리나라의 조선기자재산업이 본격적으로 발돋움 한 시기는 1980년이다.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70여개사 참여로 첫 번째 행사를 연 코마린은 현재 세계 최고의 조선해양 전시회로 자리매김했다.
아시는 바와 같이 1970년대는 두 번의 유류파동 여파로 전 세계 해운조선시장이 장기적 불황을 겪었던 시절이다. 로이드 통계를 보면 1988년까지 1000만t(총톤수) 규모를 약간 상회할 정도로 1980년대는 연간 선박 수주량이 저조했던 시기였다.
그러나 이러한 어려운 시기는 오히려 국내 조선기자재산업의 육성에 의한 국산화 촉진이 대두되는 절호의 기회였다. 이를 계기로 1978년부터 1982년까지 우리 조합을 통해 5년 동안 조선기자재 생산 전문공장 선정으로 정책지원을 확대했는데 당시 89개사가 전문공장으로 지정됐다. 이러한 배경은 국내 조선기자재산업의 전망을 밝게 했으며, 마케팅의 중요성이 높아지는 계기가 됐다.
현재 코마린 전시회는 세계 최고의 행사로 조선, 해양플랜트, 오일·가스 등 앞으로 발전해 나갈 분야의 최신 정보를 아우르는 마케팅 정보의 장으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그러나 코마린 전시회와 비슷한 시기에 열리는 마린텍 차이나 전시회가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광범위한 시장을 바탕으로 급속도로 확대되고 있어 우리 조선해양기자재산업이 헤쳐 나가야 하는 글로벌 마케팅 전략에 영향을 주고 있어 동종업계는 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
또한 코마린 전시회가 지역산업 전반에 끼치는 효과를 정확히 산출해 발전적 가치창출에 힘을 쏟아야 한다. 올해로 19회를 맞이하는 코마린 개최를 계기로 우리나라 조선·해양산업은 물론 기자재산업 모두 발전의 전환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Q. 코마린 콘퍼런스를 개최하게 된 계기는?
2013년에 열린 콘퍼런스는 첫 개최임에도 불구하고 제프리 이멜트 GE 회장이 직접 참여해 특별강연을 해주셨고, 주요 현안인 조선과 해양플랜트 투 트랙으로 나눠 각각 8개 세션의 발표와 토론도 진행해 질적인 면에서나 규모면에서 만족할만한 성과가 있었다고 자평하고 싶다.
올해도 한국선급, 한국산업단지공단, 한국조선해양기자재연구원, 한국해양대학교 등 전문기관과 구축한 조직위원회를 통해 우리 산업계가 필요로 하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준비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진행할 계획이다. 특히 금년도에는 ‘아시아 최대의 조선해양기자재산업 전문 컨퍼런스’라는 명제로 임기택 국제해사기구(IMO) 사무총장 당선자 및 미국석유협회 제라드 우리아 부회장 등 저명인사의 기조강연도 준비돼 한 단계 도약한 컨퍼런스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Q. 콘퍼런스 주제를 ‘Green Technology, Green Opportunity’로 정한 이유는?
조합은 이번 콘퍼런스 준비와 별개로 올해 3월 바다 환경과 연관되어지는 선박 및 에너지, 관련기자재 등을 미래 비전으로 보고 이진복 의원실과 산업통상자원부, 부산광역시, 한국조선해양기자재연구원 등과 공동으로 ‘LNG 연료 추진선박 포럼’을 개최한 바 있으며, 4월에는 중국 광저우에 그린십 관련 기자재 판로 확대를 위한 시장개척단을 파견한 바 있다.
‘녹색기술에 대한 비전’을 단적으로 표현한다면 두 가지 교집합이 성립된다고 본다. 그중 한 가지는 ‘하나밖에 없는 지구, 하나로 연결된 바다’를 지키는 방안으로 규제가 강화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고, 나머지 하나는 산업의 특성상 전 세계가 원 마켓(One Market)으로 현재의 어려운 글로벌 환경을 거치게 되면 빠른 속도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그런 의미로 지난 6월 임기택 부산항만공사 사장의 금년 6월 IMO 사무총장 당선은 우리나라 해양산업 발전에 또 하나의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무한한 축하와 감사를 전한다.
이번에 개최되는 콘퍼런스의 주제에 걸맞게 ‘친환경 조선기술’, ‘친환경 해운’, ‘에너지 패러다임에 대한 변천’ 등 심도 있는 강연이 진행될 예정으로 많은 분들의 관심과 참여가 있기를 희망한다.
Q. 국내 조선해양플랜트산업이 현재 직면한 위기와 이를 극복하기 위한 해결책은?
어려운 질문이다. 맨 처음 코마린 개최배경을 설명 드린 부분에서 1970~1980년대 우리 조선업의 상황을 말씀드렸는데 그때와 같이 글로벌 시장의 변화는 그것이 좋은 방향이든 그렇지 않은 방향이든 우리나라처럼 선진국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는 국가에게는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더욱이 적어도 몇 년은 선행하는 우리 조선해양산업에게는 그 파장이 커 장기화 될 조짐도 조심스럽게 예측해 보지만 ‘溫故知新(온고지신)’의 마음으로 과거의 경험을 거울삼아 천천히 그렇지만 늦지 않게 헤쳐 나가야 할 것이다.
아주 원론적인 말씀을 드렸지만 원론적인 행보가 현재는 매우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한다. 대기업인 조선소와 기자재기업간의 동반자적 인식을 재삼 고취하고 정부 및 관련기관의 연계가 다시금 견고한 클러스터로 구축되도록 해야 하며, 많은 경험과 지식을 축적한 조선인력이 관련 산업계로 선순환 할 수 있는 시스템의 조속한 구축도 필요하다.
그리고 우리가 가진 고유 기술을 지속적으로 축적하는 것은 조선업의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만큼 서두르지 말고 오차를 최소화해 지속적으로 그 위에 쌓을 수 있는 기반기술에 치중해야 할 때라고 본다. 우리 조선해양기자재산업 입장으로만 본다면 ‘기업 고유의 기술 보유와 시장 점유’가 세계 시장에서 살아 나갈 수 있는 방안으로 정부 및 관련 기관의 지원이 절실한 부분이기도 하다.
Q. 조선해양기자재조합이 중점을 두고 있는 사업은?
우선 조합의 사업 추진 방향은 ‘글로벌’이다. 우리 조합의 슬로건인 ‘KOMEA는 OCEAN VALUE CHAIN’의 의미로 결국 우리나라 조선해양기자재산업의 세계화를 위해 가교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지난 9월에는 ‘중동아프리카 선박기자재 및 A/S부품 로드쇼’를 통해 아프리카 지역과 중동지역 시장확대를 모색한 바 있으며, 앞으로는 수에즈운하를 보유한 이집트를 중심으로 ‘KOREA 브랜드’ 인지도가 제고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코마린 전시회 기간 동안 한국석유협회(API)와 KOMEA간 상호협력에 관한 업무협약(MOU) 체결을 통해 국내에서 글로벌 인증을 쉽게 획득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궁극적으로 국내 조선 및 해양플랜트산업이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또한 그동안 글로벌지원센터를 통해 구축된 글로벌 네트워크(MOU 체결 기업 등)와 국내 기업간 수출상담 및 현지 정보 전달 등을 위한 ‘글로벌 네트워크 상담회’를 오는 11월26일에 부산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그리고 하드웨어적 사업과 더불어 7대 조선소 및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와 공동추진하고 있는 ‘우수조선해양기자재기업 인정제도’를 통한 ‘우수기업’ 선정 작업도 10월23일까지 추천을 받아 진행할 예정이다.
세계 유수의 조선해양기자재분야 국내외 전시, 수출상담 및 무역촉진단 파견, 정보, 통계를 비롯해 글로벌 인증까지 우리 조합은 세계와 소통하는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조선해양기자재업계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를 기대한다.
Q. 업계에 당부하고 싶은 말씀은 ?
현재 국내 조선해양업계가 처한 상황은 어렵다. 그러나 이겨내야 한다. 조합이 설립된 지 약 40년이 가까워지는데 그동안 우리 조선업은 부침이 심했다. 하지만 그 파고를 이겨내고 성장해 세계 최고의 조선대국의 기반이 됐고 이제는 우리나라 경제를 떠받들 수 있는 기간산업으로 성장했다. ‘苦盡甘來(고진감래)’, 오랫동안 고생해 기반을 견고하게 만들었으니 어려운 시기를 슬기롭게 이겨내어 다시 웃는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많이 본 기사
0/250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