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산부 국정감사에선 산하기관에 대한 방만경영이 화두가 됐다. 특히 해양과학기술원의 연구책임자 변경에 대한 문제는 홍기훈 원장의 위증 논란까지 제기되고 있다. 또 크루즈 및 마리나 활성화 대책, 인천신항 수심 및 울산 미창석유부두 개발 지연 문제 등이 지적됐다.
지난 2일 국회에서 열린 해수부 종합감사에서 새정치민주연합 박민수 의원은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의 연구책임자 교체에 대해 지적했다.
박 의원에 따르면 해기원은 지난 2010년부터 대형조사선 건조사업을 추진 중으로 종합연구선사업단을 구성할 당시 박모 박사를 단장이자 연구책임자로 임명했다.
하지만 내부문제로 박모씨를 단장에서 해임하고 지질연구부로 인사 조치했음에도 외형상 연구책임자 지위는 그대로 유지했다. 연구책임자는 바꿀 수 없도록 한 규정 때문이었다.
전산상으로 연구책임자가 강모 박사로 교체됐으나 해기원은 박모 박사의 도장을 사용해 연구수당을 지급받았다.
이 같은 내용에 대해 홍기훈 원장은 지난달 18일 있었던 해수부 산하기관 국감에서 “연구책임자 변경을 지시하지도 않았으며 변경되지도 않았다”고 답한 바 있다.
박 의원은 이날 “해수부 감사 자료에도 연구책임자 변경을 시도했다는 의혹이 있다고 나온다”며 “원장이 지시하지도 않았는데 전산상 연구책임자가 변경될 수 있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보직 상한 연령이 넘은 김모씨(1953년생)를 미래인재양상본부장으로 임명한 것도 문제 삼았다.
박 의원은 “홍 원장은 관련 규정에 따라 임명한 거라 문제가 안 된다고 했지만 보직연령상한제 시행지침 6조는 이미 임명된 사람이 보직 상한 연령에 달하는 경우에 그 기간을 연장할 수 있도록 하고 있지 보직상한연령이 지난 사람을 임명할 수 있다고 규정하진 않았다”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차원에서 홍 원장을 위증으로 고발할 필요가 있다 말했다.
새누리당 황주홍 의원은 “산하기관을 엄하게 독려하고 감독해야한다”며 “국민의 혈세인 공적자금이 1조1581억원 투입된 수협은 투입된 돈이 회수 안 되고 있으며 억대 연봉자 숫자가 매년 50%씩 늘어나고 있다. 심지어 수협중앙회는 2081명의 임직원 전체에게 휴대폰과 PC를 무료로 지급했다”고 주장했다. 해양환경관리공단도 임원의 근무지 이탈 등이 문제됐다.
유 장관은 “그런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엄정 주의하겠다. 산하기관장과 임직원에게 청렴교육을 통해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의식 전환을 하겠다”며 “정기감사뿐 아니라 불시 암행감사 등을 통해 방만한 경영과 채용비리가 한 번이라도 있을 땐 무관용 원칙으로 처벌하겠다”고 약속했다.
한국선급 시장 개방 대응책 마련 긴요
한국선급의 경우 조직 쇄신과 선급시장 개방이 의원들의 레이더에 잡혔다. 새누리당 김종태 의원은 “한국선급은 <세월>호 참사에 대한 책임이 있음에도 회장과 임원 3명 나간 걸로 다 한 거라 보느냐”며 “교육도 해야 하고 쇄신도 해야 한다. 진정 새로 태어나는 한국선급이 되야 한다”고 당부했다.
같은 당 이군현 의원은 “정부 방침에 따라서 외국선급이 국내 업무할 수 있도록 개방되는데 예상되는 부작용은 무엇이며 대응책은 무엇이냐”고 물었다.
박범식 회장은 “외국선급이 막대한 경쟁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 저희가 서비스를 강화해야 하고 해외선단에 마케팅을 강화해야 한다”며 “1억t이 될 때까지 개방이 안됐으면 했는데 정부방침이 (개방으로) 결정됐기 때문에 그에 맞춰서 시장잠식을 막기 위해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인천시장 출신의 새누리당 안상수 의원과 무소속 유승우 의원과 각각 인천신항 증심과 울산 미창석유부두 개발을 들고 나왔다.
안상수 의원은 “인천 송도신항의 경우 항로 수심이 14m로 돼 있다”며 “8000TEU급 선박 접안을 위해 박 대통령이 16m까지 증심하는 내용을 선거공약으로 내걸었는데 집행이 안 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북항도 14m가 기준인데도 12m인 곳도 50% 정도밖에 안 되며 만조가 돼야 배가 들어올 수 있다”며 “기왕에 부두가 있으니 이를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측면에서 14m 증심을 추진해야 한다”며 “준설토투기장 등이 많이 있어서 (파낸) 흙을 갯벌 등에 이용하는 등 쓰임새도 많고 경제성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 장관은 질문에 “(송도신항에 대해) 예산당국과 총사업비 협의가 완료돼서 11월 중엔 착공하는 걸로 돼 있다”고 답했다.
유승우 의원은 “(하부공사가) 준공된 지 3년이 된 울산 미창석유부두를 해수부가 소유권이 없다고 이렇게 방치해도 되는 거냐”며 “부두는 하부시설은 건설됐는데 상부시설은 안 됐다. 민간투자라고 해서 해수부가 관리감독을 안해선 안 된다”고 질타했다.
정부는 미창석유부두의 소유권을 상실해 부두 운영에 직접적으로 관여할 수 없는 데다 사업시행자 승인 취소도 불가능한 상황이다. 당초 사업시행자 모집 공고에선 준공 이후 소유권이 사업자에게 귀속되도록 돼 있었지만 무슨 일인지 울산지방해양수산청은 하부시설 준공만으로 부두의 소유권을 민간사업자인 미창석유공업에 넘겨줬다.
유 장관은 “합리적인 개선방안을 마련하는 연구용역을 추진해서 민자부두 개선 방안을 고민하겠다”며 “미창석유는 정상적으로 운영하지 못한 데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정상화를 위해 사업자와 협의하겠다”고 답했다.
두 의원은 크루즈 활성화 대책에 대해서도 나란히 지적했다. 유승우 의원은 “올해 들어 크루즈 관광객이 전년동기 대비 30% 감소했다. 78만명에서 50만명으로 줄었다”며 “정박할 여객선부두가 없어서 컨테이너부두에 정박한다고 한다. 중국 유커(관광객)들이 컨테이너부두를 먼저 본다”고 지적했다.
안상수 의원은 “크루즈는 블루오션임에도 현재 모항이 없다”며 "우리와 여건이 같고 방향을 설정하기에 좋은 데를 공부해서 정책을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적크루즈 연내 출범
유 장관은 “국적크루즈사를 올해 안으로 출범을 시키고 크루즈선의 취항은 내년 상반기에 되는 걸 목표로 추진하고 있는데 이뤄질 것으로 생각한다. 선상카지노는 주무부서가 문화체육관광부기 때문에 국민 여론을 들어서 의논해가면서 추진할 계획”이라며 “카리브나 지중해 북유럽 세 지역이 크루즈가 활성화돼 있는데 이들을 잘 연구해서 국적크루즈가 잘 출범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또 “여수가 항구가 굉장히 큰데도 여수광양항만공사에서 (운영)하는 마리나시설이 없다”며 “소득 2만불 시대를 맞아 부유한 사람들이 (해양관광을 위해) 동남아로 가는데 이를 국내에서 소화할 수 있도록 천혜의 조건을 갖추고 있는 다도해를 전략적으로 개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새누리당 이인제 의원은 “인천항 여객터미널을 위탁 관리하는 사단법인 인천항여객터미널관리센터에 인천항만공사 고위직들이 낙하산처럼 내려가서 취업을 했다. 2012년에 1급이 내려갔으며 올해 2월1일에 2급 3급 1명, 4급 2명 등 4명에 한꺼번에 내려갔다”며 재발 방지를 요구했다.
또 “선박 사고가 어선 화물선 예부선 순서인데도 연안화물선은 안전검사를 연안여객선보다 제도적으로 안하고 있는 것 같다”며 “여객선은 선령 20년 이상이면 5년 주기 정기검사에 매년 중간검사인데, 화물선은 30년 이상 선박 길이가 24m 이상일 때매만 정기검사와 매년 중간검사를 하고 그 이하 길이면 5년 정기검사와 1년 중간검사를 하도록 돼 있다”고 안전검사 강화 방안 강구를 주문했다.
같은 당 안효대 의원은 “2010년 5.24 조치 이후 중단됐던 남북 해운항만물류협력 계획이 재추진되고 있는지 물었다.
유 장관은 “북한 양식개발사업에 대한 LOA(합의서)를 올해 6월에 체결했으며 동아시아해양환경관리협력기구(PEMSEA) 업무약정 체결, 북한 항만개발 마스터플랜 수립 등 주된 3가지”라며 “북한 해양수산 실태조사 공동연구 협력사업을 추진하고 최근엔 남북 합의로 민간교류 협력을 활성화 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기 때문에 실제 추진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홍문표 의원은 국내 연안에 침몰한 침몰이 2088척의 구체적인 인양계획과 낙도항로에 대한 연안여객선 공영제 도입, 해운 유류할증료에 대한 근거 법령 마련을 요청했다.
유 장관은 “1983년 우리나라 영해에 침몰한 선박이 2088척인데 예산당국과 협의해서 항해안전에 위험이 있거나 잔존유 유출 위험이 있는 선박 32척에 대해 조속히 제거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여객선 공영제에 대해선 “공영제 도입을 검토했지만 공공성을 강화하고 있는 쪽으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항로 개설이 필요함에도 민간이 하기 곤란한 데는 공영제 도입을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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