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변모하는 물류현장
우리나라 기업의 물류현장의 작업형태는 80년대 초반부터 일기 시작한 합리화 표준화작업의 확산으로 수작업에서 기계화, 자동화, 무인화로 많은 발전을 하게 됐다.
당시 선진국에 비해 격차가 벌어져 있었던 상태다. 다행인 것은 정부나 기업인들 사이에 80년대 이전에 볼 수 없었던 물류에 관한 관심과 중요성의 인식이 고조되고 물류의 문제가 이만큼 중요 시 되고 있는 것은 대단히 바람직한 일이다. 따라서 물류현장도 근대화되고 발전되어가고 있다. 그렇지만 실제로는 요원하게 보이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부분적으로는 기계가 도입돼 새로운 시스템이 만들어져 가고 있지만 물류를 일관해서 살펴 볼 때에 그 과정 중에는 아직도 낙후된 부분이 많다. 그것은 특히 물류거점에서 많이 볼 수 있다. 자동창고를 사용하면서 거기에서 발착하는 트럭의 상하차가 인력에 의해서 이루어진다거나, 애써 파렛트를 사용하면서 그 위에 있는 물품을 인력으로 허물고 쌓는 예는 흔히 볼 수 있다.
80년대 이전의 물류형태를 살펴보면 우선 가장 노동집약형인 운반, 하역을 들 수 있다. 70년대까지만 해도 트럭에 상차나 하차 그리고 창고의 입출고 행위는 사람의 힘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인력작업이었다. 이후 우리나라에 파렛트를 이용한 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80년대 들어오면서부터다. 규격은 상이하지만 기계화의 전초작업이었다. 그 뒤, 일관수송파렛트(KSA2155: 1100X1100mm)를 기준으로 표준화해 수송부문의 상하차 작업이 지게차에 의해서 이루어졌고, 재리식 창고의 보관형태도 파렛트 단위로 보관하기에 이르렀다. 물론 70년대 이전에 일부 기업에서 파렛트 단위 하역작업이 이루어졌지만 우리나라에서 제작된 파렛트가 아니고 미군부대에서 사용하던 미국 규격의 헌 파렛트를 사용했다.
우리나라에서 목재파렛트가 본격적으로 제작되기 시작한 것도 80년대 초반일 것이다. 70년대에도 제작은 되고 있었지만 규격도 없었고, 그야말로 상품을 보관하기 위한 깔판용으로 제작됐던 것이다. 이후 90년대에 진입하면서 건교부와 공진청의 적극적은 추진으로 진일보 했다.
이와 함께 우리나라 물류상의 고질병인 수발주량의 불균형이 심각한 문제였다. 상품의 주문이 연간, 월간, 주간 불균형으로 물류현장에 엄청난 문제점이 일었고 현재도 이러한 현상은 볼 수 있다.
3. 물류량의 불균형과 작업현장의 평준화
주문량의 파동이 일고 있는 내용을 살펴보면, 계절상품으로 인한 계절별 및 월별 주문의 불균형과 수주를 하는 회사의 상품대금 결재 시 어음발행이 익월에 이루어짐으로써 당월 초순에 주문량과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월말 밀어내기 식 영업으로 인해 월말의 주문량이 편중되고 또 명절 및 기념일 등 기타 행사를 대비한 비축생산 등으로 인한 재고의 폭증 등을 들 수 있다.
이러한 경우가 되면 통상 작업량의 3배에서 10배까지 주문량이 늘어나 물류현장은 온통 비상사태에 돌입한다. 또한 창고는 야적이 늘어나고 또 임대창고를 쓰게 마련이다. 따라서 작업은 잔업과 특근이 배가되고, 결근자, 부상자도 속출하게 된다. 이러한 경우가 되면 물류합리화는 뒷전으로 물러나게 된다는 것이다.
월초로 편중되면 월말에, 월말에 편중되면 월초에, 작업량이 반감되어 종업원을 놀리는 상태가 된다. 편중 시에는 필요 이상의 경비가 낭비되고 부상자도 늘게 돼 물류현장의 개선은 요원한 이야기가 된다. 이러한 물류현장의 물류처리의 파동이 심한 것은 우리나라 물류현장의 고질병인 물류평준화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량의 불균형을 평준화하려는 노력은 비용의 삭감과 전회사의 물류효율화에 연결되고 나아가서는 고객서비스의 개선이나 수익향상에 기여하게 된다. 물류의 평준화는 비단 물류센터만이 아니라 자재조달, 생산공정까지 소급해서 경영개선에 착수하지 않는 한 불가능한 이야기이다. 최대과제는 영업부문과 생산부문의 설득력과 이해가 가장 큰 관건이다.
본래 물류라는 것은 물품의 움직임이고 물품만을 놓고 움직이게 하고 이동하면 되는 것이므로 여기에 수반해서 인간이 물품과 함께 움직일 필요는 없는 것이다. 그러나 옛날부터 사람이 물품을 운반하는 것은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었다. 이 무의미한 것에 될 수 있으면 사람 손을 쓰지 않도록 하고 아울러 사람이 즐겁게 일을 하도록 하는 것이 물류기기 사용의 본래 역할인 것이다.
처음에는 인간의 힘으로 무리한 일을 기계를 사용해서 돕도록 해왔다. 이제는 되풀이 되는 단순노동을 기계화해 지루한 일에서 사람을 해방시키고 안전성의 향상과 신속, 그리고 짐꾸림. 포장의 간이화 등도 도모하게 됐다. 계속해서 힘 이외의 인간능력도 기계로 바뀌어 자동선별, 자동분류, 자동피킹, 자동판독 등이 행해지게 됐다.
또한 컴퓨터와 정보기기의 발전과 보급에 의해서 정보의 입수, 작업 지시 등도 자동적으로 행할 수 있도록 되어가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각각의 현장작업이 기계화, 근대화되어도 합리화는 전체의 시스템이 잘 기능하도록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즉 각각의 작업현장은 자기가 있는 곳만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살핀 바와 같이 다른 부문과 연계가 중요하다. 아울러 각족의 수송기기 즉 트럭적재함, 철도화차, 대형컨테이너, 선박, 항공기 등의 화물적재부분의 치수는 상호 간 정합성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안 되고, 창고구조나 보관용 랙의 치수 등 다른기기와의 관련성을 갖도록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와 같은 점은 앞으로의 중요한 테마로서 관계자 모두가 연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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