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한러한로는 성수기에 진입했지만 예상보다 물동량 증가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7월의 안정적인 물량 증가는 9월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지만 8~9월은 물량 증가세가 주춤한 모습이다. 한러항로는 전통적으로 5~6월 물동량이 늘어나기 시작해 10~11월 고점을 찍는다.
한 선사 관계자는 “시베리아횡단철도(TSR)를 통한 CIS향 화물은 늘었지만 러시아 경기 침체로 전체 수출물량이 성수기에 진입했는데도 큰 성장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4월 중국철도청에서 중국횡단철도(TCR) 운임을 약 600달러 인상하면서 중앙아시아(CIS)지역으로 화물을 보내던 화주들이 TSR을 통해 화물을 보내기 시작했다. TSR은 운송기간은 더 짧지만 비싼 운임과 복잡한 통관절차로 TCR이 선호돼 왔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새 TCR 운임이 대폭 오르면서 TSR을 통해 CIS 지역으로 수출되는 화물은 점차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러시아 국영선사인 페스코는 늘어나는 CIS향 화물을 유치하기 위해 지난 7월부터 ‘페스코 타슈켄트 블록트레인’ 서비스를 시작했다. 월 2회 운영 중인 블록트레인 서비스는 알마티향 화물에 대해서도 확대해 9월 말부터 서비스를 시작했다.
업계에 따르면 9월 한국-극동러시아(블라디보스토크, 보스토치니) 물동량은 주당 약 6천TEU(20피트 컨테이너)에 머물며 추석연휴에도 전월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선사들은 10월 소석률(선복대비 화물적재율)이 9월과 비슷한 수준에서 머물거나 물동량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운임변화가 거의 없는 한러항로는 올 처음 시행했던 8월 기본운임인상(GRI) 이후 운임변동이 없는 상태다. 한러항로 취항 선사들은 지난 8월 TEU당 100달러의 GRI를 시행했다. 현재 한국-블라디보스토크 간 운임은 선사소유 컨테이너(COC) 기준 평균 TEU당 725달러, FEU당 1100달러 수준이다. 한국-보스토치니의 경우 TEU당 600달러, FEU당 1000달러 수준이다.
한 선사 관계자는 “9월까지는 물동량 증가 폭이 크지 않지만 10월은 성수기로 화물이 다시 늘어날 것으로 예상 된다”며 “겨울로 접어들면서 전체 수출물량이 줄어들지만 12월에는 크리스마스를 겨냥한 수출화물도 반짝 늘어나 전체 물동량은 안정적으로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항로에서 크리스마스 시즌을 겨냥한 수출물량이 11월 최고점을 찍고 줄어드는 반면, 한러항로는 10월말부터 12월에 최고점을 찍고 1월부터 비수기에 들어간다. 율리우스력으로 날짜를 따지는 러시아 정교회에서는 크리스마스가 12월25일이 아닌 1월7일로 지키기 때문이다.
< 정지혜 기자 jhju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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