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기를 맞은 한러항로는 서서히 물동량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전통적으로 한러항로는 5~6월 물동량이 늘어나기 시작해 10~11월 고점을 찍는다.
업계에 따르면 6월 한국-극동러시아(블라디보스토크, 보스토치니) 물동량은 주당 약 5천700TEU를 기록했다. 7월 물동량은 성수기를 맞아 전월보다 더 늘어난 6천TEU를 기록했다. 물동량 증가에는 최근 중국횡단철도(TCR)를 이용해 중앙아시아(CIS)로 향하는 수출화물이 시베리아횡단철도(TSR)로 이동한 것도 한 몫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월 중국철도청에서 TCR 운임을 약 600달러 인상하면서 CIS지역으로 화물을 보내던 화주들이 TSR을 통해 화물을 보내기 시작한 것. 그동안 CIS지역으로 수출하는 화주들은 저렴한 운임과 간소한 통관절차 등의 이점으로 TCR을 이용해왔다. TSR은 운송기간은 더 짧지만 비싼 운임과 복잡한 통관절차로 TCR이 선호돼 왔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새 TCR 운임이 대폭 오르면서 TSR을 통해 CIS 지역으로 수출되는 화물은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 선사 관계자는 “성수기로 진입하면서 물동량이 늘어나고 있지만 큰 폭의 변화는 아니다”라며 “TCR을 통하던 CIS지역 수출물량이 TSR로 전환되면서 선복을 채우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운임변화가 거의 없는 한러항로가 오랜만에 운임을 인상한다. 한러항로 취항 선사들은 8월 둘째 주부터 20피트컨테이너(TEU)당 100달러의 기본운임인상(GRI)를 시행한다. 현재 한국-블라디보스토크 간 운임은 선사소유 컨테이너(COC) 기준 평균 TEU당 700달러, FEU당 1100달러 수준이다.
한 선사 관계자는 “한러항로는 워낙 운임변동 폭이 크지 않고 일 년 내내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이번 GRI도 모든 선사들이 적용해야 운임인상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7월의 안정적인 물량 증가는 8월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휴가시즌의 영향으로 8월초는 다소 물동량이 주춤할 것으로 전망된다.
선사 관계자는 “8월은 휴가시즌의 영향을 받지만 월말에 다시 늘어날 것으로 예상 된다”며 “여름부터 러시아 최대 성수기인 크리스마스를 앞 둔 12월초까지 수출물량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항로에서 크리스마스 시즌을 겨냥한 수출물량이 11월 최고점을 찍고 줄어드는 반면, 한러항로는 11월말부터 12월에 최고점을 찍고 1월부터 비수기에 들어간다. 율리우스력으로 날짜를 따지는 러시아 정교회에서는 크리스마스가 12월25일이 아닌 1월7일로 지키기 때문이다.
< 정지혜 기자 jhju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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