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04-03 17:13

한국선급(KR)의 발전과 세계화

- 해양수산부 서정호 안전관리관

쉬핑가제트에서 글을 써달라고 해서 무엇에 관하여 쓸까하고
많이 망설였으나 이 주간지의 주요 독자층이 우리해운 관계자
라는 점에서, 또 지금 맡고 있는 직무와 관련있는 이야기인
한국선급(KR)에 대한 본인의 생각을 정리하기로 하였다.

한국선급은 1960년 6월 창립된 이래 40년이 흐르는 동안
비약적인 발전을 하였다. 우리사회의 많은 부분이 그렇게
해왔듯이 척박한 토양에도 불구하고 수백년의 전통을 지닌
외국의 선급들과 경쟁해 가면서, 짧은 기간동안 국제선급연합회
(IACS)의 정회원 선급중 제8위의 등록선대를 보유할만큼 세계적인
선급으로 성장한 것이다.

지금 한국선급은 총톤수 2000여만톤에 2000여척의 입급선을
보유하고 있으며 주요 해운국 32개국으로부터 정부검사권을
수임하고 있다.
전체직원은 347명(검사인력 : 246명)으로 국내에 15개의
지부와 외국 주요항구에 15개의 해외사무소를 두고있으며
외국선급과의 업무제휴로 세계 어느곳에서나 서비스를 제공
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고 있다.

검사원의 인건비와 사무소 유지비가 대부분인 한국선급의
지출규모는 약 223억원으로 국가의 지원이나 보조없이
전적으로 자체수입으로 충당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국내선사들의
신조선박 감소로 인한 수입감소와 인건비등 비용의 증가로
재정적 어려움이 점차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최근에는 유럽의 대형선급사를 중심으로 전세계 선급의
재편에 관한 논의가 나오고 있으며 10개 IACS 회원선급이
6개로 통폐합되어야 한다는 의견까지 있다.

전세계 선급 재편 움직임도

한국선급(KR)이 세계선급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살아남기
위해서는 기술수준의 향상, 경영혁신, 고객지향의 자세전환등
한국선급 자체의 자성과 뼈를 깍는 노력이 우선 중요한 일이
라고 생각된다.

그리고 정부는 물론이려니와 우리 해운업계에서도 장기적
관점에서 한국선급(KR)을 건강하게 발전시키려는 노력에 적극
동참해야 할 것으로 믿는다.
만약 한국선급이 약화 되거나 외국의 대형선급에 흡수통합
되었을 경우 우리 선박검사에 대한 객관성과 신뢰도가 저하되
고, 외국선급의 시장지배로 인한 국적선사의 시간적·경제적
손실이 발생하리라는 것은 쉽게 예상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은 우리해운 전체의 국제 경쟁력에도 불리하게
작용할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대표적 수출산업인 조선산업의
세계화의 시대에, 더구나 어느분야 보다 국제성이 강한
해운분야에서 지나치게 국수적인 생각이라고 비난할 독자도
있음직하다. 그러나 세계화는 우리것이 확실하게 지켜진 다음에
이루어야 하는게 아닐까 생각한다. 세계화는 세계시장에 흡수
되거나 통합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것을 경쟁력있게 만들어
세계시장에 내어놓고 당당하게 경쟁하는 것이라 믿는다.
그런의미에서 한국선급(KR)은 물론 지난 1월25일 창립된
한국선주상호보험조합(K P&I Club)이 우리 해운업계의 관심
과 지원속에서 건강하게 발전하여 세계시장에서 당당한 승자
가 될 수 있도록 우리모두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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