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엠코리아(주) 오원섭 사장. |
TBM 공법은 국내 건설 현장에서 쓰이고 있는 공법 중 하나지만 현재까지 모든 장비를 수입산에 의존하고 있다. 이러다보니 장비를 사거나 임대해 쓰는 갑의 입장에서도 장비 제공 업체에 아쉬운 소리를 해야 하는 기이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TBM 장비 국산화에 뛰어든 기업이 있어 업계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공작기계를 생산하며 회사를 키워온 이엠코리아가 바로 그 기업이다. 이엠코리아 TBM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오원섭 사장을 만나 회사 현황과 향후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Q 우선 이엠코리아가 어떤 회사인지 알려 달라.
이엠코리아는 1987년 3월20일 설립된 회사로 종업원이 300명이며 2007년 코스닥에 상장 됐다. 이엠코리아는 지속적으로 매출 성장을 일궈 금년도 예상 매출은 1030억 원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사무실은 창원과 서울에 자리 잡고 있으며 공장은 창원과 함안에 위치해 있고 향후 확장계획도 세우고 있다. 이엠코리아의 주요사업을 살펴보면 첫째는 공작기계 사업이다. 이엠코리아는 설계, 가공, 조립, 시험, 검사 등 일괄생산체계를 구축하고 35개 기종의 CNC공작기계를 연간 3000대 규모로 생산, 현대위아에 OEM 및 ODM 방식으로 공급하고 있다. 다음으로는 방산사업으로, 이엠코리아는 국방품질경영시스템과 AS9100인증을 보유하고 K21보병장갑차, K9자주포 등 육상장비의 주요부품과 Assy(조립장치)등을 생산하고 공군의 T-50 및 TA-50항공기의 Door Actuator와 Landing Gear 등을 생산·공급하고 있다. 또 해상장비인 함정과 잠수함 등의 포신 등을 가공해 공급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이엠코리아는 발전설비 사업에도 노력을 쏟고 있다. 최대 150톤 중량물 가공설비를 보유하고 발전설비용, 각종 대형 밸브류 등을 생산하고 있다. 환경에너지사업으로는 국내 최초로 수전해 수소스테이션을 대구, 제주, 새만금에 건설해 운영하고 있다. 또 선박용 밸러스트 수 처리 장치(Ballast Water Treatment System)를 개발해 현대중공업에 독점으로 공급하고 있다. 이처럼 이엠코리아는 모든 기계 부품의 가공과 조립이 가능한 다양한 생산설비와 시험설비를 보유하고 이 핵심보유역량을 활용해 신규사업으로 TBM 장비 국산화 사업에 진출하게 된 것이다.
Q 이엠코리아에서 최근 국내 최초로 TBM 장비 국산화에 들어간 것으로 알고 있다. TBM이란 무엇인가?
TBM(Tunnel Boring Machine)은 디스크커터 또는 커터비트가 장착된 굴진기 전면의 회전식 커터헤드를 통해 터널을 전단면으로 굴착하는 장비다. TBM은 굴착과 동시에 Segment(굴을 팔 때 굴의 곡면을 만드는 철재 토막)를 조립해 벽면을 완성시키면서 굴착된 토사를 컨베이어나 광차 등으로 터널 밖으로 매출시키는 터널 시공 자동화기계이다.
TBM의 종류로는 연약지반이나 도심공사용으로 많이 사용되는 Shield TBM, 암반용으로 개발되어 수로 공사나 산악터널에 주로 쓰이는 Open TBM, Open TBM과 Shield TBM의 장점을 조합해 만든 복합 TBM이 있다. 한편 중소구경 TBM으로 강관이나 흄관을 이용해 터널공사를 추진하는 Semi Shield TBM은 주로 전력구, 통신구, 상하수도, 가스관로 공사 등에 쓰인다.
Q 그 간 건설현장에서 TBM 공법으로 시공 시 수입 장비에 의존해 왔는데 앞으로 국산화가 되면 어떤 장점이 있는가?
첫째 TBM 조달가격이 대폭 낮아진다. 국산화에 따라 장비가격이 수입산에 비해 10~20% 가량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며 수입에 따른 해상운임 등 부대비용도 절감되어 전체적으로 수입산 대비 30% 이상 절감될 것으로 보인다. 둘째 건설공사에서 중요한 공기 단축에도 기여할 것이다. 국산화에 따라 장비 공급기간이 적게는 1개월에서 수개월씩 단축되어 공기 단축은 물론 공사비절감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셋째 신속한 서비스로 장비의 가동률을 높이고 A/S비용도 대폭 낮아진다. 수입 장비의 경우 장비의 고장 후 A/S까지 짧게는 1주일에서 길게는 몇 달이 걸리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국산화 TBM이 국산화되면 24시간이내 A/S가 가능하다. 따라서 A/S비용이 대폭 감소하고 의사소통에도 문제가 없어 장비 가동률을 10%이상 높여 공사비절감과 공기단축에 기여할 것이다. 넷째 A/S부품의 가격이 대폭 절감하고 신속한 공급이 가능하다. 다섯째 TBM의 국산화는 우리 토질에 적합한 기계의 설계, 제작, 조립으로 터널공사의 효율과 능률을 향상시키는데 획기적인 기여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섯째 TBM 국산화 시 TBM운영요원의 적시공급은 물론 외국인 고용에 따른 문제점과 외국 기술 사용에 따른 문제점을 줄일 수 있다. 마지막으로 현재 우리사회의 문제가 되고 있는 청년일자리 창출에도 많은 기여를 하게 된다. TBM 관련 사업이 신규로 생겨나서 고급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게 될 것이다.
Q TBM 공법의 경우 물류산업에서도 적용되나? 그렇다면 어떤 식으로 적용이 되는가?
TBM 공법은 물류산업과도 많은 연관성이 있다. TBM 공법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효율적인 물류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TBM은 적게는 3~4톤에서 큰 장비는 4000~5000톤에 이르는 거대한 기계다. 따라서 이런 기계를 조립하고 분리하는데 크레인의 활용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조립공장에도 20톤에서 200~300톤급의 오버헤드크레인이 설치돼야 하고 제작조립이 완료되면 성능시험을 마치고 다시 분해해 장비가 사용될 현장으로 이동해야 한다. 여기에는 크레인, 지게차, 트레일러 등 많은 물류장비가 필요하다. 특히 현장에서 장비를 조립 시에는 대형의 크롤라크레인이나 트럭크레인, 타워크레인 등의 물류장비가 필요하다. TBM이 현장에 도착, 장비를 조립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파놓은 수직구를 통해 장비나 부품 각종 후방설비 등 많은 물량을 계속 공급해야 한다. 장비 조립이 완성돼 굴착을 시작하면 이에서 나오는 대량의 버력을 컨테이너나 광차, 트럭 등으로 공사장 밖으로 배출시켜야 한다. 따라서 이 물류시스템이 효율적으로 구축되지 않으면 효율적인 굴착이 이루어 질 수 없다. 또 본체의 굴착에 맞추어 Segment가 공급돼 적시에 조립돼야 하는 등 TBM 공법 터널공사에서는 효율적인 물류장비와 물류시스템 구축이 매우 중요하다.
Q 최근 이엠코리아는 TBM 산업 발전 세미나를 개최하며 정부의 지원을 당부했다. 정부에게 바라는 점은?
TBM 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육성 지원책과 제도개선이 필요하다. TBM은 본체와 Segment 조립장치, 각종 후방설비가 복합된 종합설비이며 일종의 플랜트라고 볼 수 있으므로 본체와 후방설비의 R&D가 동시에 이루어고 동시에 상용화돼야 효율적이다. 이 장비는 국내에서 처음 국산화 하는 만큼 TBM 기술전문가와 현장에서 필요한 TBM 오퍼레이터의 긴급육성도 필요하다. 발주방식도 TBM 공법 적용에 적합하도록 변경할 필요가 있다. 이런 제도적 기술적 여건 개선으로 TBM 시공율을 선진국 수준인 50%이상으로 높이고 터널시공 비를 대폭 낮출 필요가 있다.
Q 오원섭 사장님은 현대중공업에 계시다 이곳으로 오셨는데, 현대중공업에 계시면서 활동했던 부분이 사업을 하는데 어떻게 작용하나?
현대중공업에서 근무하면서 건설장비 사업 초기 샘플 장비도입, 기술제휴, 건설기계 제작 조립자 등록, 형식승인 및 검사 등 건설기계사업을 초기부터 시작, 30여 년간을 건설기계 사업 분야에서만 일해 왔다. 수출입, 영업, 마케팅, R&D지원 분야에서 일하면서 건설기계사업의 가능성을 남보다 먼저 인지하고 중화학투자조정으로 불모지나 다름없던 우리나라 건설기계산업의 발전을 위해 회사는 물론 우리나라의 건설기계 발전을 위해 많은 노력해왔다고 자부한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우리나라는 30여개 기종의 건설장비 중 7~8개 기종만을 생산 판매하고 있어 세계 3대 건설기계 강국으로 가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특히 TBM과 크레인은 세계시장 규모가 크고 향후 시장규모가 더욱 커질 유망사업이므로 이에 대한 사업화가 매우 시급하다고 생각해 이에 대한 준비를 계속 해왔으나 현대중공업에서는 굴삭기, 휠로더, 지게차, 백호로더 등의 시장규모 확대와 해외 현지공장의 신설과 증설 등 기존 사업의 심화가 우선이었고 수주산업의 특성상 TBM 국산화 사업에 진입하지 않았다. 그러나 TBM은 국가적으로는 꼭 필요한 산업이므로 이에 대한 육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일본 타이코 테크츠(Taiko Techs)사의 기술을 인수해 국내에 TBM 생산이 가능한 설비와 인력을 갖추고 있고 TBM에 대한 신규사업진출에 의욕을 갖고 있는 이엠코리아의 강삼수 대표님과 만났다. 기존의 굴삭기, 휠로더, 스키드로더, 백호로더 및 지게차가 계획생산인 반면 TBM은 수주생산으로 여러 가지 다른 면이 있으나 큰 틀에서는 같은 건설기계이므로 현대중공업에서의 건설기계사업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이를 기반으로 TBM 산업발전을 위해 더욱 노력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Q 앞으로 TBM을 알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으로 생각되는데 향후 계획은?
TBM 국산화 사업은 이엠코리아가 처음 시작하고 장비자체가 일반인들의 눈에 잘 띄지 않기 때문에 수요를 개발하고 널리 알리기 위해 많은 홍보와 광고가 필요하다. 따라서 건설신문 및 전문지에 광고를 하고 터널 및 TBM 관련 세미나에 적극 참여하며 전문 전시회를 통한 홍보에도 힘쓸 계획이다. 또 전문가들의 공장견학활성화 학회 등 학술활동 참가로 TBM 및 TBM 공법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를 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업계에 TBM과 TBM공법에 대한 기고도 계속할 것이다. 특히 TBM 산업발전포럼 회장으로서 포럼의 활성화를 통해 TBM 산업을 널리 알리는데 더욱 노력할 것이다. 산, 학, 연, 관의 협력방안 도출로 조기에 TBM 산업의 기반을 다지는데 혼신의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Q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목표 및 각오를 말해 달라.
앞으로 TBM 국산화를 통한 이엠코리아 자체브랜드 ‘TBM 풀라인업’을 가지고 국내시장은 물론 해외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해 2020년에 Global Top5 TBM 전문기업으로 도약하는 기반을 구축할 것이다. 또 TBM 산업발전포럼을 적극 지원해 TBM 산업과 건설 산업이 동반 성장하는 선순환의 상생구조를 만들어 가는데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 건설기계산업계의 비전인 세계 Top3 건설기계산업국가로 발전하는데도 일조하고자 한다. TBM 산업을 통해 지구를 아름답게(환경보호), 인류를 행복하게(안전작업), 사회를 풍요롭게(수익창출)라는 미션을 달성하고 모두가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데 기여할 계획이다. 우리 회사가 TBM을 통해 새로운 사업을 창출하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새로운 고객을 발굴하고,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창조경제의 모범기업이 되었으면 좋겠다. < 배종완 기자 jwba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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