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03-03 10:37
국내 최대 무역항인 부산항이 또다시 물류대란의 몸살을 앓고 있다. 부산항
이 전국운송하역노조 부산지부 신선대, 우암부두 파업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지난 1월말에도 민노총 산하 전국운송하역노조측이 신선대부두와 우
임부두 그리고 경부고속도로상에서 준법투쟁으로 자칫 부산지역 물류대란이
우려됐으나 파업까지는 비화되지 않았으나 이번에는 한국노총 산하 항운노
조측이 전국운송하역노조원 폭행사건으로 즉각 파업으로 이어져 수출입업체
의 선적물량이 제때 운송되지 못하는 사태가 속출해 선·하주 모두 애간장
을 태웠다. 단위사업장에 대한 2개의 노조 존립에 대해 부산지방노동청은
내년 말까지 단위사업장에는 복수노조를 조직할 수 없다고 유권해석을 내
렸으나 법원은 신선대 전국운송하역노조 지부가 회사측을 상대로 낸 단체교
섭거부금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여 노동청의 해석을 뒤집은 상황에서 전
국운송하역노조의 파업사태는 그 수습여부에 따라 향후 국내 무역항 노조문
제의 향배를 가늠케 할 것으로 보여 귀추가 주목되는 바다.
물류거점인 항만에서의 노조 파업은 국제산업인 해운업과 긴밀한 연관을 갖
고 있어 대내외적으로 민감한 사안이고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무역의존도가
높은 국가의 경우 항만에서의 노조 파업은 국가경제에 치명적인 타격을 줄
수 있어 노·사·정이 이번 파업사태를 계기로 우리나라 항만노조의 상용
화를 비롯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한편 해양부는 부산항
신선대부두와 우암 컨테이너부두의 경우 민노총 산하 전국운송하역노조 가
입 노조원 약 350여명이 하역작업에 참여하지 않고 있으나 이들의 파업에도
불구하고 대형컨테이너터미널인 신선대부두는 기존 항운노조 인력이외에
대체인력 50여명을 추가로 투입해 현재 약 70~80%수준의 가동률을 보이고
있으며 또한 중소형 컨테이너터미널인 우암부두의 경우에는 컨테이너 크
레인 장비기사를 확보하지 못해 부산항 일반부두 등 인근 타부두를 이용하
고 있다며 애써 문제의 심각성을 축소하려 하고 있으나 선·하주들의 입장
은 항만노조 파업사태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신선대부두 입항 일부선박들은 감만, 자성대, 감천항 부두로, 우암부두 입
항 일부선박들은 자성대 및 부산항 일반부두에 대체선석을 확보하여 양하작
업을 하고 있으나 외국 유수선사들이 입항부두인 신선대 부두를 기피하고
타부두로 옮기는 사태가 벌어져 앞으로 외국적 선사의 부산항 직기항에 걸
림돌로 작용할까 우려된다. 국적선사들도 아예 관련부두에 입항하지 않아
항만노조원들의 파업이 국가경제 그리고 국가 이미지에 얼마나 영향을 주는
지 짐작이 간다. 영국의 경우 한때 항만노조원들의 잦은 파업으로 유럽국가
내에서 후진성을 면치 못했으나 정부의 과감한 항만노조정책 개선으로 영국
경제가 급속한 성장을 이룩하고 있다는 점을 새겨볼 필요가 있다. 노·사
관계, 노·노 문제를 원만히 해결할 때 21세기 선진해운국으로의 도약이 더
욱 빨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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