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01-28 16:26

[ 새밀레니엄, 축제는 끝났다 ]

대우전자 TV해외영업1팀 강복재 대리
새천년을 맞는다는 기대감과 설레임에 전지구적으로 흥분의 불길에 휩싸여
있던 2000년 1월1일 0시. 웰링턴 시드니 동경 서울 베를린 파리 런던 뉴욕
의 ‘중앙 광장’에 몰려든 사람들을 번갈아 비춰주는 TV는 “의자를 몇발
짝 옮겨놓기만 하면 원할때 언제나 석양을 볼 수 있었던” 소혹성 B612호의
어린왕자처럼 계속 새천년을 맞이하는 지구촌 곳곳의 환호성과 불꽃놀이를
해지는 쪽으로 옮겨가며 보여 주고 있었다. 친구와 성당에 가기로 되어있
던 약속을 깨고 집에서 부모님과 함께 TV를 보며 간간이 여유있게 우스개소
리까지 주고 받으며 그렇게 새해 새천년의 막을 올렸다.
새천년이 되면…
매스컴의 ‘몰아가기’식 새천년맞이 준비행사로 새천년의 하늘에는 비행접
시가 나르고 로봇이 사람을 대신하며 바퀴없는 모노레일이 상용화되는 그런
날이 펼쳐지기는 아예 기대하지도 않았다. 그저 흘러가는 세월의 흐름속에
끼어있는 한순간이건만 바뀌어지는 그 숫자에 대한 극성스러움에 약간의
현기증이 일뿐이다. 어느 라디오프로 디제이가 새천년이 시작된지 한달이
지나고 새로운 한달을 맞이 하는데도 세상은 여느 해 연초의 풍경과 그리
다를바가 없다고 꼬집는 멘트를 들었다. 하얗게 부풀어 오른 노란 생맥주의
거품이 시간이 지나면 오간데 없고 김빠진 시금털털한 맥주만이 남아 있
는 것처럼.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다. 연속되어지는 시간이건만 굳이 단위를 정해 끊은
선현들의 뜻을 헤아려본다. 마냥 지루하게 이어지면 풀어지는 개인 사회 국
가에 日新又日新(일신우일신)의 계기를 제공하려던 것은 아니었을런지.
회사적으로 개인적으로 더이상 떨어질 곳 없는 심연의 바닥에 부딪혔던 악
몽의 1999년이었다.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었던 대우전자 내 TV 해외영업1팀
으로 올해 새롭게 배정되어 미주대륙을 맡게 되었다. 여러 가지 어려웠던
회사내 상황으로 지난 해는 기준 목표액에 밑도는 실적을 보였지만 새천년
바이어들의 회귀와 순조로운 자금조달, 어려운 가운데서도 이루어진 기술투
자와 일에 대한 강력한 성취의지로 올 한 해 목표액을 웃도는 실적을 기대
한다. 회사내에서 전개되고 있는 “VALUE MAX” 운동이 업무에 집중하고 개
인의 능력을 극대화 함으로 회사의 조기 정상화를 위한 디딤돌이 되리라 확
신한다.
개인적으로도 이루고 싶은 소망이 있다. 6년째 장기 집권하고 있는 서강대
경제학과 동창회장 자리를 평화적으로 이양하도록 해야겠다. 우선은 정기모
임을 활성화시키는데 주력하고 평화적인 정권교체를 시도해보아야겠다. 一
體有心造(일체유심조)라. 바쁜 사회생활이지만 어학공부와 운동(검도)을 통
해 자기능력개발과 자기 수련에도 힘쓰고 같이 살고 있지만 제대로신경 못
써드린 부모님께도 어엿한(?) 막둥이 역할을 꼭 해 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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