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1-12 16:59

대한해운, 인수합병 사전 작업 착수하나

 

최근 대한해운의 움직임이 눈길을 끌고 있다.

회생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대한해운이 인수합병(M&A)을 위한 사전작업에 착수했다.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하고 용선계약을 일부 해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보유자산도 일부 매각할 방침이다.



8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대한해운은 DIP파이낸싱 방식으로 미국 투자전문회사에서 8000만 달러 안팎의 외부조달을 추진하고 있다. DIP파이낸싱이란 회생절차에 돌입한 기업이 법원 허가를 받아 금융기관에서 신규자금을 조달하는 제도다. 우선변제권을 인정받고 담보비율도 상대적으로 높지만 기업이 회생에 실패하면 손실이 발생한다.


동양건설산업이 지난 5월 SC은행에서 DIP파이낸싱을 활용해 국내 최초로 자금을 조달한 바 있다.


대한해운 관계자는 "DIP파이낸싱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으며 이르면 11월 내에 자금조달이 마무리될 것"이라며 "유동성 문제가 발생하면 대한해운 회생이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DIP파이낸싱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투자회사는 전용선 사업에서 꾸준하게 수익이 나고 있다는 점에서 투자매력이 높다고 판단한 듯하다"고 밝혔다.


대한해운은 용선계약을 추가로 해지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대한해운은 지난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211척에 달하는 용선계약 가운데 일부를 해지해 60척의 계약을 유지해왔다. 대한해운은 벌크선 시황이 고점인 2008년 선박을 빌려 사업을 확장했지만 시황침체에 따른 운임하락으로 역마진이 발생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대한해운 관계자는 "법정관리를 신청하고 나서 해운 시황이 나아지긴커녕 더 악화되면서 용선계약을 유지한 60척에 대한 부담도 컸다"며 "남아있는 용선계약도 선별적으로 해지하면 매출원가가 줄어 수익이 개선될 것"이라고 밝혔다.


대한해운은 유동성을 확보하고 부담스런 용선계약을 정리하면 M&A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우량화주와 장기운송계약을 다수 체결한 점을 비롯해 전용선 시장에서 안정적인 현금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6월말 현재 대한해운은 포스코, 한국남동발전, 한국남부발전과 선박 16척에 대한 장기운송계약을 체결했다. 대한해운이 장기운송계약에 투입한 선박의 98%가 사선이다. 사선으로 충분히 장기운송계약을 실행할 능력이 있는 셈이다. 대한해운이 보유한 사선은 21척이다.


대한해운은 지난해부터 회생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회생을 위해 다양한 재무구조 개선 방안을 진행했다. 지난 8월에는 회생채권자 29명을 대상으로 신주 65만 주를 발행하는 유상증자를 추진했다. 일종의 출자전환 방식으로 재무구조 개선을 목적으로 진행했다.


하지만 상반기 부채가 자산을 120억 원을 초과하는 자본 잠식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해운 시황침체로 상반기 481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회생을 위한 재무구조 개선이 쉽지 않은 까닭에 DIP파이낸싱 조달과 용선계약 추가해지 카드를 꺼낸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한국선박금융(KOMARF) 지분 11.76%를 비롯해 쥐고 있는 보유자산도 일부 매각할 방침이다.


대한해운 관계자는 "용선 리스크를 줄이고 유동성을 확보하면 대한해운의 밸류에이션이 올라갈 것"이라며 "매물로서 가치를 끌어올려 전략적투자자(SI)와 재무적투자자(FI)의 투자유치 또는 매각을 순조롭게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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