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11-01 10:29

[ 일본, 항만경쟁력 강화위해 대대적인 포트세일즈 나서 ]

항만시설사용료 인하, 정보시스템 정비도

최근 일본의 항만관리당국과 주요 컨테이너항만들은 컨테이너유치를 위해 항만
시설사용료를 인하, 정보시스템 정비, 대대적인 포트세일즈 전개 등 많은 노력
을 기울이고 있으며 정부당국도 규제완화, 항만재정비 방안 마련 등 경쟁력 강
화를 위한 제도개선에 나서고 있다. KMI 한광석 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바에 따
르면 일본이 이처럼 항만경쟁력 강화를 위한 대책을 수립하고 나선 이유는 동
아시아의 주요 경쟁항만인 카오슝항, 홍콩항, 부산항에 비해 경쟁력이 약화되
었다는 이유도 있지만 향후 치열하게 전개될 동아시아 중심항만의 경쟁에서 우
위를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의 정책당국과 컨테이너항만들이 항만경쟁력 강화를 위해 여러가지 움직임
을 보이는 배경은 일본항만의 국제경쟁력 약화와 향후 동북아시아의 항만간 경
쟁심화에 기인한다는 지적이다.

주요 경쟁항에 비해 경쟁력 약화 판단

최근 통계자료를 보면 일본의 주요 항만들은 아시아의 여타항만에 비해 국제경
쟁력이 과거보다 약화되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동경항, 요코하마항, 오사카항,
고베항 등 일본의 주요 4대 컨테이너항에서 유럽/북미항로 정기선사의 주당 평
균 취항회수를 보면 지난 94년 주당 73회 기항에서 98년 주당 54회로 무려 19
회나 감소했다. 하지만 동기간동안 싱가포르항은 19회에서 22회로 홍콩항은 30
회에서 32회로 카오슝 및 길륭항은 26회에서 29회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편 컨테이너화물의 물동량 변화를 보면 동기간동안 일본의 4대항은
769만TEU로 불과 3% 증가했으나 싱가포르항은 1,040만TEU에서 1,510만TEU로
45% 증가했다. 또 홍콩항은 1,105만TEU에서 1,470만TEU로 33%가 늘었으며 카오
슝/길륭항은 694만TEU에서 798만TEU로 15%나 증가했다. 물론 이러한 통계는 고
베 대지진으로 인한 고베항의 컨테이너물동량 감소효과를 고려하지 않은 수치
이나 최근 동북아 경쟁여건으로 볼 때 일본 컨테이너항만의 국제경쟁력이 과거
몇년간 약화되었음은 부인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중국의 컨테이너 환적물량을 두고 일본항만, 홍콩항, 카오슝항, 부산항
등이 서로 경쟁을 해왔는데, 최근 중국의 항만들이 잇따라 항만시설확충에 나
서면서 정기항로의 직기항을 유도하는 등 동북아시아 중심항만 경쟁에 본격적
으로 가세함에 따라 향후 동북아시아 중심항만으로서의 입지가 불투명하게 된
것도 일본항만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움직임의 배경이 되고 있다.
일본의 항만경쟁력 약화 요인으로 가장 큰 원인은 지나치게 높은 항만비용이었
다. 일본은 이에 따라 98년이후 각종 항만서비스 요금의 인하를 통해 컨테이너
물량을 유치하고 있다. 실례로 동경항은 금년 4월 항만시설용지의 민간사업자
에 대한 장기임대료를 평균 15% 인하했으며 고베항, 나고야항, 요코하마항, 오
사카항은 각각 98년 7월, 98년 12월, 99년 7월 및 9월부터 각각 신규정기항로
개설시 최초 입항하는 선박에 대해 입항료 및 안벽사용료를 감면하는 정책을
실시하고 예선료 및 도선료 등 항만운송부대서비스의 요율을 인하했거나 적극
적으로 인하를 검토중에 있다. 또 일본 운수성은 세계주요컨테이너항만에 대한
항비조사를 계획하고 있으며 조사가 끝나면 추가로 항만요율을 인하할 가능성
이 크다는 것이다.

지난 10월부터 EDI시스템 가동

일본항만당국의 항만시설사용료 인하 이외에 항만서비스 및 효율성을 향상시키
기 위해 일본의 주요항만들은 금년 10월부터 2001년 1월까지 EDI시스템 가동에
들어갔다. 한편 동경항의 경우 2000년 4월부터는 EDI시스템과 더불어 인터넷의
웹 페이지를 통해 항만시설사용수속 서비스를 개시한다고 발표함으로써 항만이
용에 있어 편리함과 효율성을 제고시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편 개별항만진흥협의회를 중심으로 수행되고 있는 포트세일즈의 경우 고베항
이 99년 7월 싱가포르, 미얀마에서 항만설명회를 개최한데 이어 11월 오세아니
아를 방문할 예정에 있으며 나고야항 및 동경항은 각각 10월, 미국, 파나마,
북미서안에서 항만설명회를 개최했다. 요코하마항은 11월 동남아시아에서, 오
사카항은 중국에서 각각 항만설명회를 개최함으로써 포트세일즈 활동을 확대하
게 된다.
이러한 개별 컨테이너항만의 물동량 유치를 위한 노력이외에도 일본의 항만관
리당국은 항만경쟁력 확보를 위해 항만관리제도에 대한 전반적인 개선과 규제
완화를 통한 경쟁분위기 조성, 항만정비사업, 주요 경쟁항만에 대한 항비조사
등을 계획중에 있거나 이미 시행중에 있다.
일본의 항만경쟁력 강화를 위한 최근 움직임의 특징은 항만관리당국은 규제완
화 등 제도적 개선 및 조사활동에 치중하고 있으며 개별항만은 항만관리자, 부
두공사, 선사, 화주, 항만운송사업자, 항만운송부대사업자들로 구성된 항만이
용촉진협의회 또는 항만진흥협의회를 중심으로 항비인하와 포트세일즈 등에 치
중함으로써 민관이 역할분담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개별항만의 경우 이
용촉진협의회나 부흥협회 등이 개별항만의 경영정책수립에 일조하거나 적극적
으로 협조함으로써 부두공사의 항만운영 비효율성을 상쇄시키는 등의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점은 개별항만의 경쟁력 강화가 결국 항만
을 이용하는 자나 항만사업자 모두에게 이득을 준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분석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부산/광양항을 향후 동북아시아 중심항만으로 육성시키기 위해 많
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최근 일본항만의 경쟁력회복을 위한 움직임,
중국항만의 시설확장 등 동북아시아의 항만간 경쟁심화로 인해 단순히 컨테이
너부두의 건설 등 시설확장만으로 그러한 목표를 달성할 수는 없는 실정이 됐
다. 이는 항만경쟁이 심화되면 심화될수록 항만시설 등 하드웨어적인 요인보다
는 항만마케팅, 고객서비스, 항만의 생산성 등 소프트웨어적인 요소들이 중요
한 문제로 대두되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 컨테이너항만의 경우 그동안의
비경쟁체제에서 경쟁체제로 전환되는 과도기에 있다. 즉, 컨테이너부두간 경쟁
체제는 갖추어져 있지만 시설부족으로 인해 물동량 유치를 위한 완전한 경쟁체
제를 갖추지는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아직까지 항만마케팅, 고객서
비스 등에 대한 마인드가 충분히 형성되어 있지 못할 뿐아니라 항만관련종사자
들간의 공생의식도 부족한 실정이다. 따라서 컨테이너항만의 경쟁력의 확보와
21세기 동북아 중심항만으로 도약을 위해선 민관의 협조체제 구축과 함께 컨테
이너항만 마케팅 활동을 강화하는 등 향후 심화되는 항만경쟁시대에 대비해 물
량유치를 위한 다각적인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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