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7-08 10:06

크루즈 활황 남좋은일…국적선사 설립 ‘화급’

인터뷰/ ​한국해양수산개발원 황진회 연구위원
올해 국내 주요항 크루즈선 입항 곱절 증가세


올해 들어 국내 항구에 입항하는 크루즈선이 크게 늘어나는 가운데 크루즈산업 활성화를 위해선 국적 크루즈선사 설립이 선행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황진회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연구위원은 기자와 만나 “현재 우리나라는 크루즈선사와 선박이 없어 그동안 해외 크루즈선과 크루즈 관광객을 국내 항만에 유치하는 데 힘써왔는데 앞으로는 크루즈산업의 매출과 고용 창출, 지역경제 파급 효과 등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우리나라를 찾은 해외 크루즈 관광객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다시 급성장하는 추세다. 승무원을 포함한 크루즈 관광객은 2023년 42만명에서 2024년 133만명으로 3배 이상 급증했고 지난해엔 160만명을 넘어서면서 20%의 성장률을 찍었다. 올해 들어선 5월까지 6% 늘어난 70만명이 크루즈를 이용해 우리나라를 찾은 걸로 나타났다.

부산항 등 국내 주요항의 크루즈 입항 실적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부산항만공사는 올해 상반기에 219편의 크루즈선이 부산항을 찾아 지난해 연간 실적(203편)을 뛰어넘었다고 전했다. 부산항의 올해 크루즈 입항 실적은 지난해보다 2배 많은 420편에 이를 걸로 예상된다. 인천항과 여수항도 올해 4배 이상의 크루즈선 입항 실적을 올릴 걸로 기대하고 있다.

이처럼 한류 열풍을 등에 업고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크루즈 관광객이 크게 늘고 있지만 정작 우리나라엔 변변한 국적 크루즈선이 한 척도 없는 실정이다. 크루즈 관광 붐의 과실을 외국선사가 오롯이 향유하는 셈이다.

2012년 하모니크루즈가 2만6천t급 크루즈선 <클럽하모니>호를 앞세워 한일 구간에서 크루즈 사업에 나섰다가 1년 만에 철수한 게 우리나라의 유일한 크루즈선 사업 이력이다.

2016년엔 팬스타와 현대상선(현 HMM)이 의기투합해 51 대 49의 지분율로 국적 크루즈선사 코리아크루즈라인을 세웠지만 사업화에 실패했다. 두원상선 자회사인 두원크루즈페리는 2024년 말 2만6000t급 크루즈선 <이스턴비너스>호를 도입했지만 우리나라에 국적을 등록하지 못했다. 

황진회 연구위원은 우리나라 크루즈산업이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경쟁력을 높이려면 크루즈 선박 확보와 크루즈선사 설립, 크루즈선 건조 등 정책 혁신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그는 “크루즈산업에서 선사와 선박은 핵심 경제 주체이자 자원이지만 크루즈선 신조 가격이 최대 2조원을 호가해 정책금융의 도움을 받지 않고 민간 섹터에서 이를 확보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말해 범국가적 차원에서 크루즈 선사 설립과 선박 도입이 추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 연구위원은 또 크루즈가 해운·항만·조선·관광·호텔·요리·문화 등 많은 업종이 결합된 융복합 산업이란 점을 들어 크루즈산업협회를 설립해 법률과 규제, 금융 등의 정책 개발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유럽에서 크루즈산업 태동기에 관련 업체가 수직적으로 참가하는 컨소시엄을 구성해 협회 역할을 한 사례를 들면서 해운사와 항만공사 관광회사 항공사 호텔 등 관련 산업군이 참여하는 컨소시엄을 구성해 재원을 마련하고 선박 확보의 밑그림을 그려 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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